‘…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고, 그래서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마지막 구절이다.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나머지 길에 대한 아련한 미련이 묻어나며 공감을 얻곤 한다. 그러나 선택의 순간에 자신이 정한 길이라면 흔들림 없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도 있다. 인체의 조화를 믿으며 자연스런 치유를 추구하고 있는 신나무실한의원(영통동 신원미주상가) 서정숙 원장이 바로 그랬다.
여러 갈래 길에서 한의사가 되는 길로 들어서다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서 원장. 다니던 대학을 그만 두고 재수라는 첫 번째 선택을 하게 된다. 8월의 어느 날, 그녀에게 ‘한의대’라는 길이 눈에 들어왔다. 명문대를 졸업해도 여대생의 취업이 원활하지 않던 시절, 한의대는 전문직업인과 평소 관심이 많았던 동양사상이 교차되는 지점에 서 있었다.
“문과생이어서 처음 배우는 이과 수학을 공부하며 이것이 정녕 내 길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러나 한의대에 입학 후 시간이 흐를수록 한의학에 매료돼 갔습니다. 의대라 과학적인 학문이기도 했지만 인간적이고 인문학적인 매력이 물씬 풍겨났으니까요.” 서 원장은 모든 것이 바뀌었던 지난날을 이렇게 떠올린다.
경희대에서 수련의를 거치고 일반 한의원 진료를 하던 중 또 한 번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2005년도부터 여러 분야 중에서 한방성형을 전문으로 정하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한방성형을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들이 쏙쏙 생겨나고 있었다. 하지만 한방은 단 시일 내에 결과를 보기보다는 오랜 시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보니, 환자나 한의사 모두 조급함에 지쳐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에 서 원장은 치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체를 연구 분석하면서 더 나은 결과들을 만들어 나갔다. 요즘 그녀를 찾는 환자들은 ‘한방 성형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단다. 누적된 경험과 실제 치유사례들이 이미 대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를 바로 세울 때 건강과 아름다움이 따라와
서정숙 원장은 ‘우주 진리의 모습 그대로 인체가 생겨났다’는 말에 받았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인체를 다루면서 진리의 모습, 즉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지켜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임을 늘 가슴에 새긴다. “사람은 살아온 자신의 흔적을 몸이나 얼굴에 남기죠. 한 곳에 집착하거나 편중된 채로 오랫동안 삶을 지속하면 몸의 균형은 깨지게 됩니다. 오장육부의 불균형이 오고, 골격 또는 근육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게 되지요.” 그녀는 침을 통해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인체의 균형을 바로 잡아 나가고 있다.
한방성형에 있어서도 자기다움을 극대화시키면서 그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 인위적인 수술은 눈·코·입을 따로따로 예쁘게 할지언정 자기다운 조화의 부족으로 인해 성형중독까지 몰아가게 한다. 또한 가끔씩 부작용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서 원장의 치료는 자신의 세포가 움직여 완성되는 아름다움이기에 원래 그렇게 태어났던 것처럼 보여 진다. 코나 안면윤곽의 교정, 피부나 주름 개선 등도 인체의 조화를 통한 자연스런 아름다움으로 되살려 한층 더 빛을 발하게 한다.
조화와 균형을 위한 침은 몸의 어느 한 곳만을 낫게 하지 않는다. 본래 목적한 한방성형 치료뿐 아니라 온 몸 전체에 건강한 기를 불어 넣어 준다. 몸이 좋아지고 생동감과 열정이 생겨나자 3~4년씩 지속적으로 한의원을 찾는 마니아층이 생겨날 정도란다.
꾸준한 연구 개발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어
놀랄 정도의 회복을 보여주는 환자들이 많아 자신의 치료 효과가 어디까지일지 그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서 원장의 솔직한 심정. 유방을 절개한 유방암 수술환자나 교통사고 후 머리가 함몰된 환자가 성형수술 없이 서서히 그 모양이 복원되는 것을 보았다. 50년 전에 화상 입어 철사 같았던 피부가 조금씩 좋아져 가고, 발을 디딜 때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던 뒤꿈치의 상태가 완화된 환자도 있었다. 안타까움을 주는 환자도 간혹 있긴 하다. 보톡스의 부작용으로 턱관절에 이상이 오면서 우울증까지 동반된 20대의 젊은 환자가 한 예. 그녀의 치료로 얼굴 모습은 예전상태로 많이 돌아왔지만 정신적 충격은 아직 남아있어 애를 태우게 한단다.
이러한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의 치유는 그녀에게 보람과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또한 자신이 선택했던 그 길로 더 매진하라는 격려이며 새로운 도전을 위한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서정숙 원장은 우리 몸이 보내는 여러 가지 부조화의 신호를 바로 잡아 우리 몸을 살려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연구 개발을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할 생각입니다. 굳이 수술하지 않고도 침만으로 치유되는 사례를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일, 꼭 내 손으로 해 보이고 싶어요.”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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