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날, ‘기부’를 선물하세요”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은 기념일의 홍수에 빠져 삽니다. 결혼식, 결혼기념일, 돌잔치, 생일, 무슨 무슨 Day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념일을 챙기느라 적지 않은 비용을 소모하기도 하지요. 내 생애에서 최고로 아름답고 특별한 날에 주변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축하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상대방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전할 때 기쁨은 찾아듭니다. 특별한 날의 의미를 아로새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눌수록 커진다는 행복한 마법, 기념일 기부를 소개합니다.
사랑, 그 행복한 시작
문혜정(32)씨는 2008년 결혼한 이래 결혼기념일마다 특별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결혼하고 난 후에 제 인생이 더 풍요로워 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축복이라는 마음에서 결혼1주년에 영유아와 미혼모에게 도움 될 만 물품 365개를 마련해 동방사회복지회로 보냈어요. 고등학교 때 봉사했던 인연이 있고, 마침 기념일이 11월말이라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 이겠다 싶었죠. 물품을 준비하고 하나하나 포장하면서 정말로 행복했답니다.” 기억을 더듬는 그녀의 얼굴이 화사하다.
문씨는 1주년의 물품 기부에 이어 작년에는 매일 천 원씩 모은 돈, 365,000원을 기부금으로 전했다. “처음엔 남편 몰래했는데 ‘남편이 하도 꼬치꼬치 캐물어 자백’하고 말았어요.(웃음)”
3주년에 대한 궁리를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는 그녀에게 결혼기념일의 의미를 물었다. “글쎄요, 멋진 여행을 갈 수도 있고 비싼 명품을 살 수도 있지만 음…, 우리 두 사람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특별한 날이 아닐까요?”
나눔, 그 행복한 선택
최근에는 특별한 날과 자신들의 기념일에 선물 대신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용인에 사는 문시언(19)군 역시 아버지의 생신을 기부로 축하한 경우.
“생신에 선물을 드리는 것 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면 더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으로 선한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해요’라는 증서를 받으시고는 무척이나 감동하시던 걸요.(웃음)”
그런가하면 지난 1월, 신백현초 6학년 2반 학생들은 월드비전을 통해 스와질란드 식수 지원 사업을 후원했다. 졸업할 때쯤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1년간 조금씩 모아온 돈으로 후원한 것.
6학년 2반 담임 남선희 교사는 “자기 또래의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아이들이 더 열심히 모았다”면서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웠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결혼식 축의금 중 100만원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경우도 있다. 성남시에 사는 최영민(33) 김은영(29)씨 얘기다.
김씨는 “기부의사를 들고 나서 흔쾌히 찬성해 주신 양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줄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기부, 그 행복한 실천
생애 최고의 순간을, 전혀 모르는 누군가를 돕는 일에 동참하는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선물, 축의금, 화환 등 자칫 무의미하게 잊혀 질 수 있는 것을 대신해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희망을 전하는 나눔 기부가 늘고 있는 것. 생일파티를 후원파티로 진행해 모금을 하고 선물 대신 기부증서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한다. 돌을 맞은 자녀의 이름으로 정기후원을 약속하며 결혼비용을 아껴 기부하기도. 뿐만 아니라 부모님 환갑, 졸업기념, 첫 만남 등 개인만의 특별한 날에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방법이 있다.
사랑과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려면
관심이 늘면서 많은 NGO단체에서 기념일 기부를 돕고 있다.
굿네이버스에서는 ‘내 생애 최고의 날’이란 캠페인을 진행한다. 월드비전에서는 증서발행 외에도 원하는 분에 한해 초대장(청첩장)에 기부내용을 알릴 수 있는 문구를 넣는 등 기부자에 대한 후원개선안을 준비 중이다.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에서는 개업, 결혼식, 총회 등 각종 모임이나 행사에 화환 대신 쌀을 모아 복지시설이나 소외계층에게 전하는 활동을 펼친다. 아름다운재단을 통해서는 ‘돌 나눔’과 ‘기분 좋고 남부럽지 않은 기부선물’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고 동방사회복지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후원’에 동참하면 아동, 장애인, 미혼모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해마다 기념일 기부자와 후원금이 증가하는 등 기부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방사회복지회 기획홍보팀의 신혜정씨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먼 훗날 돌아봤을 때 가장 보람되고 기분 좋을 것 같다며 기부를 실천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문의 굿네이버스 1599-0300
동방사회복지회 02-332-3941
사랑의쌀 나눔운동본부 02-780-5333
아름다운 재단 02-766-1004
월드비전 02-2078-7000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특별한 날, 이웃들의 행복한 이야기
1년 동안 아빠 엄마한테 기쁨과 희망을 안겨준 이쁜 우리 딸 봄아. 태어나서 맞이하는 첫 번째 생일 정말 축하 한다~ 우리 딸 생일을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는데 그 축하금중 일부를 너와 다른 상황의 아이들과 나누고자 후원신청을 한단다. 훗날 네가 이 증서를 보면 아빠 엄마가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동감할 만큼 네 삶도 ‘나눔과 순환의 삶’이 되길 기도한다. 사랑하고 축복해~♥ -아빠 송민호
2010년 10월 31일 첫아이 시혁이가 태어났습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라고 ''베풀 시 施‘자를 이름에 넣었습니다. 시혁이의 첫 번째 나눔인 결식아동지원에 이어, 두 번째 나눔으로 일본지진관련 긴급구호사업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우리 시혁이가 자라면서 세상에 꼭 필요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엄마 김진숙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구나.^^ 너희들이 즐겁고 활기찬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부족함을 많이 느낀 1년이었던 것 같구나! 부족한 선생님 밑에서도 건강하고 착하게 성장해줘서 고맙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지금처럼 착한마음으로 생활하길 바래. 너희들과 약속을 지키려고 후원을 다시 시작했으니 너희들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줄 아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최성현 교사
지난 30년간 소중히 길러온 딸을 저에게 흔쾌히 내주신 장모님~ 환갑을 맞이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에 알리지도 않고 그저 힘든 사람들을 위해 기부를 하시라고 한 그 마음, 평생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가까이에 계셔서 너무 편하게 만 생각하고 조금 버릇없게 군 점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합니다. 사위가 장모님의 은혜에 대한 보답을 오랫동안 할 수 있게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둘째 사위 올림
아빠랑 엄마랑 은주이모, 주연이모, 지연이모, 그리고 건우삼촌, 현모삼촌은 2010년 12월 24일 송년회 모임을 했단다. 그리고 모임을 하고 남은 돈으로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고 기부하기로 결정을 했어. 지원이도 아빠, 엄마가 했던 것처럼 살아가면서 지원이보다 약하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는 그런 착한사람이 되렴. 사랑한다. -엄마랑 아빠가
3월22일… 지율이가 세상 빛을 본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우리아기 지율이에게 화려한 백일보다 뜻 깊은 백일을 선물해 주고 싶었습니다. 지구반대편,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고사리 손을 망설임 없이 내밀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며… -너를 참 많이 사랑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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