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아름다운 집, 사파동 김희영 주부 네

“정원 가꾸며 나를 정화시켜요”

동네에서 장미 가장 많아.. 꽃들의 다양한 표정에서 배우는 기쁨 커

지역내일 2011-06-27

주부 김희영(48) 씨의 봄은 정원부터 찾아온다. 봄이 되면 마음 넉넉한 주부들의 이집 나들이도 잦아진다. 벌 나비 날아들 듯 꽃향기 듬뿍한 정원 정취와 차 맛을 함께 즐기려는 셈에서다. 장미의 계절이 지났다지만 아름드리 꽃들 사이에 희영 씨네 장미는 여전히 풍만하다.


15년 가꿔온 정원.. 장미가 가장 많은 집
할련화 바이키 제라늄 매발톱 채송화 등 30평 뜰에 심긴 꽃들을 다 나열하기는 힘들다.
향나무 천리향이 동무를 이뤘나 하면, 이쪽저쪽으로 장미무리와 허브무더기가 운치와 향기 가득가득 품어낸다. 새 조롱이나 고미술 소품 등을 이용한 센스 포인트 역시 아름다움을 덧입힌다.
희영 씨 네는 15년 전 이집으로 이사 왔다. 그러니까 정원 또한 15년 간 가꾼 셈이다. 이사 와서 맨 처음 장미부터 심었다. 해마다 봄이면 하얀 아치 대문과 너른 벽면을 설레게 만드는 빨강 줄 장미를 비롯, 동네에서 장미가 가장 많다는 찬사 가운데서도 희영 씨는 현관 입구에 있는 분홍장미가 특히 좋단다. 큰 키로 흐드러진 것이 결혼식 날 신부의 얼굴처럼 곱고 화사한 모습이다. 지금은 어른 키 이상이지만 처음 심을 당시 서 너 살짜리 꼬마 키 정도였단다. 꽃 피기직전 4월경에 약을 쳐준다, “5월에 펴서 11월말까지 꽃을 피워요. 진디물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꼭 약을 쳐야 하는 게 아쉽긴 해요”라며 꺾꽂이가 안 돼 탐내는 사람들이 많아도 나눠 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희영 씨는 주로 소답동 장미원을 이용한다.


잔디 매일 깎고.. 겨울 정원에도 물 줘야
잔디는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 심은 뒤부터 지금처럼 예쁘게 자랐다. 파릇파릇 바닥이 포근한 듯 아담하고 싱그럽단다. 그 좋음도 아침이나 해질 무렵 자루 긴 전지 가위로 매일 깎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함께다. 이틀 정도만 지나도 아주 확 자라기 때문인데 매일 깎으면 30분 정도, 2~3일 놔두면 2시간이나 걸린단다. 그래도 “정원에서 잔디 깎는 일은 향기로운 노동이라 힘들어도 즐겁다"고 말한다.

정원은 겨울에도 적절한 물주기를 필요로 해 어쩌다 겨울에 물을 적게 주거나 안주면 봄에 꽃 피우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그래서 작년 겨울엔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줬더니 올 봄 아주 예쁘게 꽃을 피웠다고 한다. 페인트 칠 등 집 내 외부 단장 또한 즐거운 시간, 모두 희영 씨의 몫이다, 꽃과 장미가 진 뒤 직접  쳐내면서 가시에도 숱하게 찔렸다. 그런 것이 가끔 힘들게 여겨질지라도 행복이 내다보이는 정원 가꾸기는 자신의 정화를 돕는 즐거운 파트너라고 단언한다. 손길이 닿은 만큼 반드시 기쁨으로 답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뜰 가꾸기 노하우를 묻자, "일단 햇빛이 많이 들어야 하고 그다음 부지런하면 된다"고 잘라 말한다. 

“사람 목소리가 다르듯 꽃마다 생김과 개성의 소리가 따로 있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알게 되는 소중함 또한 뜰을 가꾸는 기쁨이라 말한다. "봉오리가 알알이 맺힌 꽃대를 보며 차 한 잔 마실 때의 여유와 짜릿함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행복과 셀레임”이라며 미소 짓는다.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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