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에 처음 시행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끝나고 뚜껑을 열었을 때 학교와 학부모, 학생 모두 ‘악’소리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교 1등 학생이 꽤 여러 명 불합격한 것이다. 대학은 이미 다양한 수시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 때문에 등수 싸움이 아닌 전략 싸움으로 바뀌었지만, 거의 등수대로 합격했던 특목고의 경우 대단히 놀랍고 특별한 사건임에 분명했다. 해당 특목고, 중학교 및 학생 학부모 모두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늘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불합격한 이유를 놓고 말이 많았는데 특히 학원의 입시 지도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볼멘 소리가 가장 많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입학사정관이었던 나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학생은 면접 점수가 낮았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학습계획서 점수도 평균 수준이었을 것이다. 학습계획서는 학생과 소통하는 첫 인상이자, 면접의 기초 자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러나 학습계획서 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진 않는다. 학원이나 전문직 학부모의 소위 ‘터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습계획서만큼 중요한 것이 면접이다. 입시철이 되면 일부 학원들이 이 면접에 대비하여 백 여 개에 달하는 예상문제를 골라 연습시키기도 한다는데 실제 면접 상황에서는 이런 ‘연습된 답변’은 당연히 가려지게 마련이다.
면접에서의 포인트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문제해결에 임하는 자세, 면접자의 질문에 대해 명료하고 간결하게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능력에 있다. 특히나 연습을 통해 ‘정답’을 준비해 온 학생들은 생각지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 훨씬 더 당황하게 된다.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선 우선 듣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이 한 질문의 요지를 파악해서 답을 해야 한다. ‘정답’이 아니다. 정답은 교실에만 존재한다. 질문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명확하고 조리 있게 대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평소 ‘질문’이 많아야 하고,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문제 상황일 때 순발력 있게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선 항상 생각이 살아있어야 한다. 질문이 없고, 말이 없이 조용히 공부만 하는 학생, 면접이라는 새로운 적을 만나 입시에서 뒤통수 맞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다연 전 경기외고 입학사정관 현 스페이스 자람 대표 (02)599-0979 www.spacezar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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