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땀이반 학급헌법’ 최우수상 수상
지난 5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3회 가정헌법 만들기 공모전> 시상식이 있었다. 시상자 가운데 유독 해맑게 웃는 아이들. 바로 학급 부분 최우수상을 차지한 일산초등학교 6학년 6반 꿈땀이반이다. 담임교사와 반 아이들이 함께 시상대에 올라 법 로고송도 불렀다. “큰 경험이었죠. 국회로 가서 법무부장관도 만나고, 김을동 국회의원과 일일이 악수도 했어요. 사진도 찍고, 밥도 함께 먹었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몰라보게 성장했어요. 꿈을 크게 갖고, 그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지요.” 이은영 교사의 설명이다.
학급헌법을 스스로 만들고, 이를 실천하는 아이들. 일산초등학교 6학 6반을 찾아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배려와 나눔, 따뜻함이 있어요.
6학년 6반은 학기 초부터 남달랐다. 반 이름도 ‘꿈땀이반’이라 정했다. 평소 ‘노력하는 사람이 꿈을 이룬다’는 지론을 가진 이은영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지은 이름이다. ‘꿈땀이’는 꿈을 위해 땀을 흘리는 어린이라는 뜻이다.
“아이들이 긍정적이예요. 형제 많은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배려하는 마음도 크고요. 조금 모자라고, 달라도 무시하지 않고 함께 가려고 해요. 저희 반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제 앞에서는요(웃음).” 실제 학급헌법에도 제 3조 ‘친구는 소중해요’라는 조항이 있다.
인터뷰 중에도 몇 몇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위 의식도 않고, 두 남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뭔가 열심이다. “저 아이가 수학 익힘 풀이를 알려주고 있어요. 말하지도 않아도, 저렇게 남아서 도와줘요”라고 살짝 귀띔해 준다. 이런 모습들이 학급헌법의 밑거름이 된 건 아닐까.
‘꿈땀이반 학급헌법’ 6조 18항 이예요.
6학년 도덕교과과정에 ‘우리 함께 지켜요’라는 단원이 있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학급헌법 만들기에 도전. 준비 기간은 한 달이 걸렸다. “따로 시간을 내어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도덕시간에 활동하고, 음악시간에 로고송 준비하고, 미술시간에 관련 그림을 그렸어요. 쓰레기 줍기는 쉬는 시간, 학교 행사 기간도 잘 활용해 짬짬이 준비 했죠. 주제를 던져주면 아이들 스스로 토의 하면서 법안들을 채워나갔어요.”(이은영 교사)
학급헌법은 수업시간, 환경보호, 우정·사랑, 웃음·배려, 밝은 세상, 성실·노력 등 6개의 주제를 정하고, 6모듬으로 나눠 법안을 작성했다. 처음부터 조율이 잘 되지는 않았다. 주제별로 많은 법안들이 쏟아져 나왔고, 열띤 토론과 학급회의를 거쳤다. 각 조당 3개 항목을 선별해 최종 법안을 결정했다. 그렇게 6조 18항에 이르는 ‘꿈땀이반 학급헌법’이 탄생했다. 부상으로 학급헌법 액자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자연스런 토론문화가 생겼어요.
꿈땀이반 아이들이 학급헌법을 만들면서 달라진 점은 바로 토론문화이다. 스스로 헌법조항을 만들고, 실천하고, 진단하는 과정도 아주 훌륭했다. 이 교사는 그 중에서도 ‘토론하는 아이들’을 일순위로 꼽았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런 토론문화가 생겼어요. 의견 충돌도 있고, 약간의 잡음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의견을 조율해 가는 아이들이 대견했어요. 이제는 뭐든 토론하려는 습관이 배었어요. 그러면서 끈끈한 학우애도 생겼지요.”
한 달에 한번 헌법 조항들을 인쇄해 스스로 진단하는 시간도 갖는다. “아이들 손으로 직접 만든 규칙이잖아요. 헌법조항을 스스로 체크하면서 반성도 하고,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 거 같아요. 반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어요.”(이은영 교사)
완성된 헌법은 법 체험 발표하기, 법질서 체험학습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활용한다.
바자회를 통한 실천, 불우이웃도 돕기로 했어요.
학급 헌법 제 2조와 5조에는 환경보호와 밝은 세상을 위한 항목이 있다. 지속 가능한 지구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주위에 보이는 쓰레기는 내가 먼저 줍고, 불우 이웃을 돕자’고 다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오는 30일 학급 내 바자회를 연다. “처음부터 정한 게 있어요. 상금을 받으면 상금의 반과 바자회 수입을 합쳐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죠. 상금의 나머지 반은 학급 운영비와 아이들 졸업선물을 살 계획 이예요. 날 더워지면 아이크림도 사먹고요(웃음).” 이은영 교사의 말이다.
바자회에서 팔 물건도 아이들이 정했다. 음식도 만들어 팔고, 광고 전단지도 만들어 각 반에 붙일 예정이다. 장소는 6학년 6반. 수업을 마치고 2시간 동안 열린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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