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배가 닿았던 고을’이라 해서 배다골이라 불리던 곳. ‘가람’(강)과 ‘뫼’(산)가 합쳐진 덕양구 가라뫼 근처에 고양시의 새로운 문화공간이 탄생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배다골테마파크 민속박물관(관장 김영수)이 바로 그곳. 원래 이곳은 2003년부터 비단잉어를 키우던 고양코이(대한양어장)가 전신, 김영수 관장이 10여 년 공들여 문을 연 배다골테마파크는 홍백, 소화삼색, 대정삼색 등 아름다운 색깔을 뽐내는 비단잉어들과 다양한 수생식물, 야생화, 제주도 돌, 옹기들이 장관이다. 또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서민들의 생활사를 재현한 민속박물관은 고양시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후기부터 근현대 생활문화를 한 눈에 ‘민속박물관’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출입구 바닥, 강화유리를 깔아 지하수족관의 잉어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오랫동안 눈길을 떼지 못한다. 이 출입구를 지나 민속박물관으로 들어서면 조선후기부터 근현대 생활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옛 집과 거리가 미니어처 타운으로 재현되어 있다. 또 서해준 민속품 수집가로부터 기증받은 유물들과, 김영수 관장의 할머니가 16살에 모래내에서 가라뫼로 시집올 때 가져온 돌절구 등 김 관장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민속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조선 후기관의 미니어처 인형들은 여타 민속박물관의 밀랍인형이 아니라 홍현주 작가의 닥종이인형으로 제작해 표정이 한결 정감 있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랑방, 한약방, 베틀방, 부엌 등 조상들의 생활공간을 담은 미니어처는 인형들의 표정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웃음이 나고 우물가, 소 울음소리가 들리는 외양간은 실제 크기로 재현해 생생함을 더했다. 근현대관은 연탄광, 화장실, 전파사, 구멍가게, 만화방, 세면장 등 1950~60년대 골목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아이들에겐 흥미로운 체험을, 엄마아빠에겐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재래식 변소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모습, 가라뫼 전파사, 영수네 만물가게 등 김 관장의 어린 시절 골목길 풍경을 재현한 동네 어귀, 옛날 연예인 화보와 LP판 등 그 시절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긴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단잉어부터 식물원, 분재관, 옹기관 등 볼거리 가득
배다골테마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대한양어장 시절부터 길러온 비단잉어. 비단잉어 마을엔 아름다운 색깔을 뽐내는 잉어들이 수생식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노니는 모습이 장관이다. 또 체험학습장 천장엔 사기로 된 ‘애자’로 전선을 연결한 모습이 아이들과 함께 한 부모들을 옛 추억에 잠기게 한다. 비단잉어마을에서는 목각잉어칠하기, 잉어먹이주기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또 박물관 앞 숲에는 다양한 분재가 전시되어 있으며 식물원에는 백두산 현무암이 식물들과 조화를 이룬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분재관에는 43년 동안 고 앙드레 김과 함께 패션디자이너로 활약한 장순아 선생의 석부작이 전시되어 있다. 장 선생은 이곳에 잉어를 보러 왔다가 테마파크의 조성계획을 알게 되어 20년간 키운 석부작을 기꺼이 기증했다고 한다.
민속박물관 뒤편 숲속에 자리 잡은 옹기관에 자리 잡은 다양한 모양의 옹기도 장관. 고양시새마을회, 행주농가 등에서 진행하는 장 담그기 행사도 단골로 열리는 옹기관은 크고 작은 다양한 옹기가 자리한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아기자기 오솔길에서 장승, 솟대도 감상하고 원목그네에서 쉬어가고
배다골테마파크를 둘러보다보면 어느 곳 하나 소홀하지 않은 아기자기한 쉼터와 다양한 볼거리에 감탄하게 된다. 박물관, 비단잉어마을, 분재관, 옹기관으로 걸어가는 오솔길마다 고사한 소나무로 깎은 수많은 장승과 솟대 등을 만날 수 있다. 한 가지도 같은 표정이 없는 이 작품들은 이웅배 작가의 솜씨. 여기에 원목그네와 정자, 스머프집을 닮은 쉼터공간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 굿!!
김영수 관장은 이곳 배다골 테마파크가 “아이들에게 우리 조상의 혼이 담긴 문화유산을 보여주고 느끼게 함으로써 거시적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곳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한다. 그런 취지로 지난 봄 고양시 애플청소년봉사단이 새터민 아이들과 함께 ‘무궁화동산’을 만들고자 할 때 기꺼이 테마파크 내 축구장 옆 부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김 관장의 배려가 곳곳에 배어있는 멋진 체험 공간, 배다골테마파크. 이번 주말 아이와 함께 이곳에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www.baedagol.com
문의 031-970-6330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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