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최인호. 여백미디어)
토요일 아침, 시계의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뜬 K는 휴일 아침에 왜 자신이 알람을 맞추어놓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어딘지 모르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상의 흐름을 느끼던 K는 평소와는 다른 아내의 태도, 지금까지 써온 스킨의 브랜드가 달라진 것 등을 확인하면서 ‘조작’의 기미를 눈치 챈다. 타인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낯설기만 한 미세한 변화에서 익숙한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직감한다.
토요일, ‘power on’
무언가의 전원이 들어온다.
다른 날과 같은 일상이나 무언가 어긋나 있음을 알리며 소설은 시작된다.
잊혀진 시간을 찾기 위한 K의 노력들은 그가 알고 있던 같으나 다른 인물들과 계속 조우하며 더욱 알 수 없는 의문으로 빠져든다.
K의 시선은 밖에서 시작된다. 가짜 같은 아내, 무언가 다른 딸, 존재 자체를 몰랐던 장인 등…. 어긋남의 시작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던 K는 이내 시선을 자신, 안으로 돌린다. 이 알 수 없는 상황의 시작은 바로 ‘나’에서 시작되었음을 눈치 채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껏 알고 있던 모든 지식과 보는 모든 사물, 듣는 모든 소리, 느끼는 모든 감각들이 실은 거짓이며, 존재하지 않는 헛꽃(幻花) 임을 작가가 깨달았듯, 일련의 시간을 거치며 K 역시 이 모든 어긋남의 시작이 자신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모순은 존재한다. 진실처럼 보이는 진리가 진리가 아니고 궤변이듯, 이 가상의 연극 무대 위에서 실수로 놓친 모순들이 조금씩조금씩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 - 124페이지
그리고 월요일. Play
비로소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그의 생은 같으나 다른, 그러나 그가 알고 있던 ‘존재’들과 차례로 조우하며 인사를 나눈다.
Power off로 끝을 맺는 이 책은 낯익은 자신의 세포가 낯선 무엇이 되어 자신을 공격하는 작가의 낯선 상황과 감정들을 주인공 K를 통해 곳곳에서 표현한다.
이니셜로 표현되는 등장인물이 스스로 부여한 예명으로 표현되는 ‘이름’들처럼 누군가가 만들어준 ‘나’ 에서 내가 만드는 ‘나’의 삶을 사는 것은, 일상의 작은 균열과 어긋남을 인식함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교보문고 천안점
북마스터 남연경 대리
558-3501~5
* 소개된 책(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작)은 천안아산내일신문에 게재된 쿠폰을 오려가시면 1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교보문고 천안점에서만 사용가능. 6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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