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낙성대공원에 컨테이너 도서관 개관
"이게 도서관이야, 예술 작품이야. 정말 예쁘다." "집에서 가까운 낙성대공원에 도서관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멀리 문화원에 가지 않고도 책을 주문해서 빌려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랑 자주 이용해야겠어요."
서울 관악구 낙성대공원에 가면 외부를 진홍색으로 칠해 놓은 작은 도서관, 낙성대공원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이라고 하면 거창한 건물을 생각하지만 이 도서관은 컨테이너로 만든 도서관이다. 철판벽면 일부를 강화유리로 바꿔 밖에서 안을 잘 볼 수 있도록 했다. 막혀 있는 일반 도서관과는 달리 시야가 트인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으로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냉난방 시설을 설치해 기존 컨테이너 도서관의 단점을 해결해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이 놀러 왔다가 책도 읽고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 역할도 한다. 공원 입구에 있어서 자연과 함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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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관한 서울 관악구 '낙성대공원 도서관'에서 주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위 사진) 이 도서관은 공공미술작가인 배경환씨가 컨테이너에 예술성을 가미해 만든 것이다. 외부가 진홍빛 색깔로 칠해 컨테이너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아래 사진) 김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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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예술성 가미 = 컨테이너 도서관은 경기 시흥시나 안산시, 파주시 등에 많이 설치돼 있지만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관악구가 첫 선을 보였다. 공공미술작가인 배영환씨가 컨테이너에 예술성을 가미한 설치미술이기도 하다. 연면적은 약 50㎡, 열람실은 10석 규모로 작지만 푸른 잔디와 어울리는 진홍빛 도서관이 하나의 예술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낙성대동 새마을문고 김선희 회장은 "공원에 들러 산책하다보면 눈길을 끄는 건물이 도서관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며 "책 종류도 골고루 갖춰져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많이 빌려 봐야겠다"고 말했다.
◆역사서적 등 3천권 비치 = 주민들이 즐겨 찾는 낙성대공원은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인 만큼 역사관련 서적이 많다. 또 공원을 산책하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여행과 관련된 도서, 어린이용 도서 등 3000여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개관식을 한 13일 도서관에서 만난 인헌초등학교 5학년 최준용 학생은 "집이 가까워 부모님과 함께 산책 나왔다가 재미있는 책이 있어서 읽고 있다"며 "학교 수업이 끝나면 자주 들러 책을 빌려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주말에는 하루 100명, 평일에는 50명 정도다. 대출기간은 2주간이며, 한번에 5권을 빌려 볼 수 있다. 관악구는 지역에서 11개의 작은 도서관을 통합운영하고 있다. 이들 도서관에 있는 책을 다른 도서관에서도 대출받을 수 있고, 반납도 가능해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미래에 대한 투자 = 특히 두 개의 컨테이너 중 작은 컨테이너 도서관엔 놀이형 도서를 비치했다. 유아도 부모와 함께 공원에 나들이 왔다가 책을 읽고 놀 수도 있는 공간이다. 도서관이지만 아이들 놀이공간을 겸하고 있다. 이날 2명의 아이가 엄마와 함께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
5살짜리 남자아이가 그림책을 보면서 엄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또 다른 여자아이도 엄마와 함께 책을 읽고 있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8000만원 밖에 들지 않은 작은 도서관이지만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좋은 책을 읽고 빌 게이츠와 같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한다면 앞으로 몇 조의 가치를 만들어낼 지 모른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인 작은 도서관을 많이 지어 주민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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