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유치원도 사실상 의무교육이 된다. 그러나 초등학교는 교육내용이나 환경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유치원은 다르다. 선택에 따라 평이하거나 혹은 특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울산의 유치원들은 유치원교육과정 속에서도 자연주의, 생태주의, 몬테소리교육 등 자신들만의 특별한 커리큘럼으로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고민에 쌓일 학부모를 위해 울산에서 손꼽히는 유치원을 특징별로 소개한다.
자연과학 유치원 ‘성안동 백련유치원’
인성교육과 더불어 생태프로그램에 주력해요
성안동 백양사 네거리에서 청구아파트 쪽으로 직진하다보면 농협 옆에 위치한 백련유치원은 마치 중세기 어느 성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 7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유치원은 이론보다는 체험이 우선이라는 최정옥 원장의 운영 방침대로 자연과 과학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최 원장은 “무엇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자아실현을 위한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다”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시키는 현장학습에 주력하면서 씨앗 뿌려 수확하기까지 이루는 성취감도 느끼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먼저 자연과 동화되기 위해서 주 1회 야외수업을 진행한다. 자연을 통한 생태프로그램으로 자연친화 및 동식물 기르기로 수업내용이 짜여있다. 최 원장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이는 곧 인성교육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성안 성동마을에는 자체 농장이 있어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다. 이곳에는 수많은 종류의 식물과 토끼, 닭 등 동물이 자라고 있으며, 특히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야채들을 키워 아이들에겐 더없이 친숙한 공간이 되고 있다. 최 원장은 유치원을 개원하기 전에는 어린이집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아이들을 뒷산에 데리고 다니면서 생태경험을 시킨 장본인이기에 독일에서 실시하는 ‘숲유치원’에 대한 관심도 많아 교사들과 함께 추진 중이다.
과학교육 역시 실험위주의 수업이다. 자체과학실이 있어 첨단 과학실험기구들이 미래의 발명왕을 기다리고 있다. 실험과 동시에 관찰일지를 쓰고 발표도 한다. “과학도구들로 직접 실험해보며 아이들이 과학적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고 예측하며 과학적 사고력과 논리사고력을 키우고 있다”고 최 원장은 또 설명한다.
또 인성교육을 위해 다도수업도 하는데, 다도실에는 개인별 다도구가 갖춰져 있는 것도 여느 유치원과 비교된다. 명상과 함께 자기반성도 하고 급한 성격을 잠재우며 예절은 물론 차를 마시면서 색깔, 맛의 느낌도 알게 하는 수업이라고.
또한 체육관, 요리실, 음악실, 수영장, 도서실까지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아이들의 건강과 정서함양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도서실과 각 교실에 비치돼 있는 도서만 해도 2만권이 넘는다. 독서를 권유하며 독서기록장에 쓰게 하며 우리 민속품을 빈 공간마다 진열해놓고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접하게도 하는 최 원장의 세심한 배려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문의 및 도움말 : 백련유치원 최정옥 원장(052-245-1554)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자연이 곧 배움터 ‘병영자연 유치원’
숲을 통한 오감 체험, 놀이로 즐겁게 익혀요
최근 들어 자연유치원에 큰 관심이 쏠리면서 자연 유치원으로 유명한 ‘병영자연 유치원’이 특별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3년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듯 ‘병영자연 유치원’은 담쟁이와 굵은 소나무, 각종 싱그러운 식물들이 잘 어우러져 1500평의 유치원 마당과 주변을 더욱 푸르게 한다.
유치원 앞뜰에 펼쳐진 잔디밭 위에는 동화 속 주인공들의 모형과 나무그네가 감성을 자극하고 연못에는 소금쟁이가 연잎을 피해 통통 뛰어가는 모습이 절로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뒤뜰에는 타조를 비롯해 오리, 오골계, 공작 등 다양한 조류와 토끼 등의 동물이 아이들의 산체험장이 되어준다. 자두, 포도, 버찌, 보리수 등 교목과 유실수, 초화들이 수목원을 연상시키듯 다채로워 도심에서 보기 드문 자연스런 체험교육이 이뤄진다.
병영자연 유치원 이정순 원장은 “기계문명과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일찍이 자연과 상생하는 법을 통해 소통하고자 자연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원장은 “유치원 뿐 만 아니라 20여 년 동안 주변야산을 가꿔 43종류의 관목으로 숲 체험장까지 마련했다”고 전했다.
원생과 학부모와 함께 숲속에서 피톤치드로 뇌를 활성화 시키고, 거울을 통해 먹이를 찾아 아래만 보는 독수리도 되어보는가 하면, 위를 보는 뱀도 되어 보며 생태를 체험하게 한다. 이 원장의 ‘숲 교육’의 남다른 열정은 숲 해설가를 넘어 숲 유치원의 선진국인 독일 방문으로 까지 이어졌다.
“영유아의 자연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과 놀이는 주변 환경을 인지하게 해 호기심을 갖고 감성과 창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정서발달 및 건강증진에도 도움을 준다”며 유아기의 체험이 평생 간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연이 곧 과학교육’이라고 덧붙인다. 텃밭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매실나무에 꽃이 피면 전통차를 만들고, 열매를 관찰도 하고 매실지도 만들어 먹어야 주입식교육이 아닌 오감을 통한 살아있는 교육이 된다고 자부한다.
이 원장은 전인교육을 위한 첫째 조건으로 원아들의 ‘건강’을 꼽는다. 바른 먹을거리가 원만한 성격까지 좌우하므로 오장육부에 맞는 5가지색의 검은콩, 붉은 김치, 푸른 채소 등 우리자연물을 섭취해야 한다며 먹을거리 하나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아낌없이 나눠주는 자연을 닮아서인지 원아들의 인성도 맑아 매년 김장 담그기 봉사도 학부모와 함께 한다.
도움말 :병영자연 유치원 이정순 원장
문의 :052-289-0310
이미정 리포터 toggio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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