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속이 미식거리는 증상과 함께 명치에서 목을 향해 타는 듯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직장인 P씨. 그는 이 같은 통증이 최근 과음, 과식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가슴 쓰림 현상이 지속되어 힘든 나날을 보냈다. 전문의의 진찰 결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은 P씨. 약물치료와 함께 식습관을 바로잡고 과음과 과식을 삼가며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다.
불규칙한 식습관, 복부 비만 등이 원인
이처럼 위장관 질환 중 서구사회에서 더 흔한 질환으로 여겼던 위 식도 역류질환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점점 증가하고 있고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식사, 비만 인구의 증가와 고령화 그리고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식도는 입에서 섭취한 음식물을 뱃속의 위까지 전달하는 통로로 식도 맨 아래쪽에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하부 식도 조임근이라는 부위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어떤 이유로 인해 이런 하부 식도 조임근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위산이 섞인 위액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오게 된다. 그로 인해 식도 점막이 자극되고 염증이 유발되는데 내시경을 통해 식도 아래쪽을 관찰하면 심한 경우 점막에 궤양과 출혈이 보이기도 한다.
남천병원 내과 전문의 전성곤 과장은 “위 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은 서구에서 사용한 heartburn이란 용어를 가슴 쓰림으로 번역할 수 있으나 실제 이 질환의 증상은 다양할 수 있고 환자의 표현도 제각각이어서 주의 깊은 문진이 필요하다”며 “증상은 소화불량과 함께 위나 하부 가슴에서 목으로 향해 올라오며 타는 듯한 느낌이나 신물이 넘어오는 듯한 느낌을 동반한 명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그러나 가슴 쓰림과 같은 증상이 모두 식도염과 연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으로 유발되는 흉통과의 감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 과장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노인들의 경우, 위장관 운동기능이 감소하고 침의 양이 줄어들며 타액 내 중탄산염의 농도가 떨어져 산에 대한 저항이 감소하게 되고, 식도열공탈장이 흔히 동반되어 위 식도 역류질환 에 더 취약할수 있다는 것. 젊은 사람에 비해 가슴쓰림, 역류와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드물고 증상이 모호하며 잘 느끼지 못하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끔 환자들 중에는 감기, 호흡기 질환으로 이곳저곳에서 약을 오랫동안 복용해도 기침이 조절되지 않았는데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어 치료 후 호전을 보인 경우가 있다”며 역류 증상이 전형적인 가슴쓰림을 동반하지 않고 호흡기나 이비인후과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어 “만성기침, 목 뒤쪽에 이물감, 인후염, 쉰 소리같은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은 식도 산자극 검사, 식도내압 검사, 24시간 보행성 식도산 검사등으로 확진할수 있는데 보편적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함께 상복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위산 분비 억제제와 같은 약물 치료를 사용하는데 의심되는 유발 원인이 있다면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예를 들면 과음 과식을 자주하는 경우 역류성 식도염이 진단되어 위산 분비 억제제로 치료해도 식습관이 변하지 않는다면 완치가 어렵고 약을 끊을 수 없듯이 원인 유발요인을 조절하거나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질환은 경과가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데 식도궤양, 식도협착, 흡인성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계속 방치하면 바렛식도나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인터뷰-남천병원 내과 전문의 전성곤 과장
-식도염 증상을 보여 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별 이상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경우도 있던데
역류성 식도염도 증상과 염증의 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증상이 있어도 내시경을 직접 시행하였을 때 뚜렷한 식도 병변이 관찰되지 않고 육안적으로 정상적인 점막을 보이는 경우도 상당하다. 실제 질병의 진행은 육안적인 병변보다 현미경적 미세한 변화에 시작되고 증상은 오히려 그런 경우 더 과민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경미하다고 간과해서도 안되고 검사결과가 괜찮다고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위장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적당량의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과식이나 취침 전 음식섭취는 삼가야 한다. 비만은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하여 역류를 일으키기 쉬운데 체중감량은 물론 기름진 음식이나 지방식은 줄여야 한다. 술 담배도 위산분비를 촉진시키고 하부 식도 조임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심리적 스트레스 역시 위식도 역류 질환을 조장할 뿐 아니라 증상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과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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