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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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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박지성이 출전한 ‘UEFA 챔피언스리그’가 끝났다. 언론에 크게 보도 될 만큼 대단한 경기였다지만, 사실 난 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예전에 보았던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을 기억하고 있다. 발은 참 많이 망가져 있었다. 상처가 아물고, 찢기고 다시 아믈고, 혹처럼 돋아난 상처들을 보면서 그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가 된 연유를 짐작케 했다. 박지성은 평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혹독한 자기훈련이 최고를 만든 것이다. 우연한 기적은 결코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진이었다.
현재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미 미래의 성공 인물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들도 어렸을 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딪힌 어려움, 실패가 있었다. 단지 그 과정을 극복하는 힘이 있었다는게 다르다는 것 뿐이다.
“공이 발등 구석구석마다 적어도 3천 번씩 닿아야 감각이 생기고, 다시 3천 번이 닿아야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축구의 기본이야.“ 박지성은 코치선생님의 그 말을 그대로 믿고 부지런히 노력했다고 한다.
방학을 이용해 영어 성적의 향상을 꾀하려는 목적을 가진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때맞추어 쏟아지는 수많은 학원광고와 입소문에 따라 학원을 결정하고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도외시 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좋은 학원이 좋은 학원 강사가 성적을 올려주는 학생의 보증 수표가 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술의 발달은 영어학습의 수요자들에게 다량의 정보와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 방식 선택의 폭의 확대를 가져왔음은 물론 공급자 측면에서도 다양한 학습 기자재 활용과 한층 발달된 교수기법을 통해 전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전달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면이 우리 영어교육의 현실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지는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어시험인 토플의 한국 평균성적을 보면 PBT 시절 677점 만점에 533점, CBT는 300점 만점에 218점, 현재 실시되는 IBT에서는 120점 만점에 2007년 평균 77점, 2006년 평균 72점이다. 재미있는 것은 PBT 533점은 IBT 72~72점으로 환산된다는 것이다. 즉 10년 20년 전에 보았던 토플의 평균 성적과 2006년의 토플 평균 성적은 정확히 같다는 것이다. 시험방식과 구성요소의 변화 때문에 생기는 변수들을 무시한다고 해도 지표상으로 볼 때 수없이 많은 영어 학습 이론의 발전 도입, 그에 따른 영어 학습 콘텐츠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영어 성적 향상은 별반 신통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원인은 무엇일까? 소프트웨어는 최신형이 되었지만 그것을 돌릴만한 하드웨어가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는 학생이다. 학생의 태도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은 몰라볼 만큼 세련되어졌지만, 정작 왜 배워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은 제대로 한번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이다. 무작정 떠밀려 다니는 학원, 수동적으로 앉아만 있는 학교에서는 어떠한 영어를 가르치고 배워도 자기 것을 만들지도 활용하지도 못한다. “문법이 중요하다, 아니다, 회화를 먼저 배워야한다, 쓰기는 필수적이다, 단어는 암기해야한다, 아니다 이해해야 한다.” 이 모든 생각들은 다음이다. 최소한 중학교 2~3학년이나 고등학생이라면 왜 배우고, 왜 익혀야 하는지,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고, 그들이 이해하도록 태도가 바뀌도록 배려하는 것이 먼저다.
꼭 영어가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물론 영어는 특목고 입시나 대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아이들도 잘 알고 있다. 좀 더 넓게 접근하자. 영어를 잘했던 사람이던 못했던 사람이던 자기 나름대로 잘해서 즐거운 점, 못해서 괴롭거나 곤란한 점을 현실적으로 차분히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아이에게 이러한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영어를 가르치거나, 학원비를 지불하고 학원에 가도록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아무리 학원비, 과외비를 많이 내고 배워도 아이들의 영어성적은 향상되지 않는다. 진지하게 접근하면 아이들은 바뀐다. 그것이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펀지처럼 영어를 빨아들인다. 아이들이 그렇게 바뀌어야만 아이들 스스로도 쓸데 없는 실패를 맛보고 좌절하지 않는다.
최고의 환경과 훌륭한 코치들이 박지성을 최고로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스스로 공을 갖고 몸에 고통을 주며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왜 공을 갖고 피땀을 흘려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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