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0세 넘은 청소년, ‘정계정맥류’ 체크는 필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웰빙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분당. 그곳에는 질병을 눈 앞에 두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는 의료인들이 많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을 위해 해당 전문분야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지역 의료인들. 이제 질병 치료와 환자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는 분당 명의들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집자주 >
‘인터벤션’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의사가 있다. 분당 정자동 민트영상의학과의 김재욱 원장이 그 주인공. 그는 기존의 내과적 치료와 수술분야인 외과 치료 사이에 개입(Intervene)해 영상기술의 도움으로 수술하지 않고 최소 침습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영상의학전문의다.
남성 불임 원인 정계정맥류, 국소마취 후 색전술로 치료
“지금은 개원의가 되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지만 인터벤션이라는 분야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쉽고 친근하게 알릴 수 있을까 여전히 고민이에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대체의학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정계정맥류와 자궁근종의 경우 혈관을 막는 색전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김재욱 원장은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정계정맥류를 외과적 수술 없이 최소심습색전술로 치료한다. 정계정맥류는 정상 남성의 약 15%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지만 눈에 띄는 증상을 찾기는 쉽지 않은 질환. 양쪽 음낭 크기의 차이가 크고(보통 왼쪽이 더 크다) 손으로 고환부위를 만져보았을 때 한쪽에 마치 고무줄이나 라면 면발처럼 꾸불꾸불한 덩어리가 만져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계정맥류는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나타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전문의가 아니라면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10대의 경우 본인이 신경써서 살펴보기 전에는 특별한 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사전지식이 중요해요. 만 10세부터 색전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시술은 약 15분 정도 걸리는데, 1시간 정도 회복시간을 거쳐 당일 퇴원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자궁근종의 경우도 생리과다, 생리통, 압박으로 인한 빈뇨증상이 있는 경우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시술은 보통 1시간 이내로 수면마취 후 이뤄지는데, 시술동안 통증은 없지만 시술 후 통증과 색전술 후 증후군증상으로 하루 이틀 정도 입원이 필요하다.
자궁색전술 치료 후 임신에 성공한 환자에 보람
“12살 된 첫째 아이를 둔 30대 후반 여성환자가 있었는데, 자궁근종이 워낙 커서 임신도 어렵고 생리량도 많아 산부인과에서 적출술을 받기로 했다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저희 병원에 오셨는데 다행히 근종 색전술을 받고 3개월째 확인한 MRI소견으로도 크기가 많이 줄었죠. 한 1년 쯤 지났을 때 그분이 저희 병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고 어찌나 기뻤던지…. 13년만에 둘째를 임신해서 열심히 태교하고 있다는 내용이었거든요.”
김 원장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태도로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대한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염은 환자들에게 ‘멋지고 친근한 의사’라는 인상을 깊이 남겨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흔치 않은 ‘수염 기른 의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내 때문이란다.
“전임의 시절 시간이 없어 얼마동안 면도하지 못하며 지냈는데 그 모습을 본 아내가 멋지다며 수염을 길러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지금은 제 이름보다 수염을 먼저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 기분 좋습니다.”
대학병원 못지 않은 인터벤션 전문 병원이 꿈
김 원장은 경희의대 졸업 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공의와 인터벤션파트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다. 인터벤션 전문 클리닉에 대한 꿈을 갖기 시작한 건 군복무로 국군수도병원에서 2년을 보내면서다.
“색전술은 흔히 간암 치료에 주로 쓰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은 첨단 의료분야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시술입니다. 의료 장비가 발달하면서 치료영역을 더 넓혀가고 있죠.”
작년 한 해 동안 그가 시술한 자궁근종 색전술은 300건이 넘을 정도다. 심사평가원자료에 따르면 개업 이후 그가 진료한 정계정맥류 색전술과 자궁근종 색전술 실적은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김 원장은 집이 있는 정자동에서 서현동 교보문고까지 아내와 함께 걷는 걸 즐기고, 시간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며 건강을 챙긴다. 어릴 때부터 영화와 같은 영상촬영과 편집에 관심이 많아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도 꼭 이루고 싶은 그의 꿈 중 하나.
“인터벤션 전문 클리닉 국내 1호로 지금은 자궁근종과 정맥류시술을 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종양인터벤션이나 혈관인터벤션 등 인터벤션 분야에 있어서 대학병원 못지 않은 기술과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병원을 세우는 게 제 목표에요.”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정계정맥류 색전술이란_
정계정맥류란 고환에서 나가는 정맥에 장애가 생기거나 역류가 생겨 정맥혈관이 엉키고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기존 수술 치료 방법은 피부를 절개해 문제가 되는 고환정맥을 찾아 절단하고 묶어서 피의 역류를 막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법은 전신마취 혹은 척추마취 후 절개하는 방식이어서 청소년기에는 신체적 부담 등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성인이 되어 정계정맥류로 인한 남성불임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만 10세 이상이면 큰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어 소아청소년기 정계정맥류 환자들이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색전술은 문제가 되는 정맥을 혈관조영장비로 정밀히 분석한 후 투시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우리 몸 속을 들여다 보면서 아주 미세한 주사바늘 정도의 크기로 치료하는 시술. 몇 전만 해도 재발률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경화제와 백금코일을 함께 사용하면서 재발률을 5% 미만으로 크게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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