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릴레이-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지역내일 2011-05-06

교육비, 생활비, 각종 공과금에 물가는 올라가고 돈 쓸 곳은 많은데 일 하자니 ‘이 나이에 무슨...’ 덜컥 겁부터 난다. 새로운 걸 공부하자니 머리부터 아프고 몇 푼 벌려다가 골병부터 날까봐 망설여진다. 하지만 앉아서만 고민 말고 툴툴 털고 긍정적으로 도전해보자.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주는 2인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이미정 리포터 toggione@hanmail.net

 미소천사 우리 동네 베스트 드라이버 -마을버스 여성기사 오세희 씨
“어서 오세요.”
마을버스 계단을 오르는 순간 상냥하게 건네는 인사 한마디. 유곡에서 중구 홈플러스 방면 2번 마을버스 오세희(38세) 여성 기사다. 미소로 화답하며 인사하는 모습이며, 어르신이 행여 갈아타는 노선버스를 놓칠까봐 친절하게 안내한다.
핸들 돌리랴, 문 열랴, 잔돈도 척척 내주며, “안녕히 가세요”라며 인사도 놓치지 않는다. “버스를 몰면서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오히려 승용차보다 시야가 높아 운전하기 편하다고 한다. 따로 휴식시간이 없어 차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되지만, 보수도 괜찮고 만족감이 커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예전엔 직장생활도 해봤고 가게도 차려 큰 성공을 거둔 오 씨였다고 한다. ‘부자 되기 참 쉽구나’라는 생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느 날 그녀의 가정사의 문제가 생겼다. 하루아침에 집과 상가건물도 잃고 마침내 ‘신용불량자’로 추락하였다. 다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고.
누군가가 버스를 몰면 자녀의 학자금이 나온다는 말에 귀가 쫑긋해져 그길로 바로 운전면허학원으로 달려가 대형운전면허증을 거머쥐게 되었다고. 다른 기술을 배워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보다 오히려 시간이 단축되어 재취업 도전에 희망도 컸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바로 취직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운전면허증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지만 경험도 없는 그를 버스회사에서 바로 채용할 리가 없고 당연히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실망은 잠시였고 지금의 마을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행운을 안겨주었다. 면접과 버스 시운전을 통해 오 씨의 성격, 습관, 생활자세 등을 알아차린 현재 운전하고 있는 버스회사 사장은 그를 합격시켰던 것.
마을버스를 운전하면 사소한 것은 잊게 된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 소통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날아간다는 오 씨는 버스기사가 천직이라 여긴다. 어느덧 2년 이상의 경력도 쌓고 자신감도 생긴다는 그다.
오 씨는 “인생의 전환점이 돼 주신 ‘울남지선버스’ 사장님께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아들이 제 역할 잘해내고 친정어머니께서 도와주셔서 또한 감사하다”고 말하며 더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한다.


반짝반짝 닦는 접시 즐거워요- 뷔페 드마리스 설거지팀 김옥순 씨
화려한 조명 아래 뷔페음식점의 한쪽 작은 공간으로 들어가니 김옥순 씨의 작업장이 나타났다. 바로 접시 세척실이다. 
총 6명의 직원이 여기서 일하지만 주말과 휴일이 더 바쁜 탓에 1명씩 돌아가면서 휴무를 하므로 5명이 이곳에서 일하는 셈이다. 주말엔 천여 명의 손님이 몰려들면 접시만 무려 6천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김 씨는 한눈에 보기에도 엷은 미소를 띠며 일하는 것이 즐거워 보였다.  
그녀는 세탁소를 직접 운영하다가 지병이 있는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자 가게를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가게를 처분하고 새로운 일을 찾았다. 운 좋게도 하루 만에 ‘울산  노인일자리센터’를 통해 이곳으로 오게 됐다. 
남들처럼 재취업을 위해서 발품 팔지도 않았고 쓰디쓴 고배도 마시지 않았다. 김 씨는 “입소문을 듣고 노인 일자리 센터를 방문했는데 다행히 기업체, 대행체, 구직인이 서로 원해 수월하게 재취업에 성공했다”면서 스스로 복 많은 이라며 좋아했다.
그녀는 평소에도 늘 무엇이든지 배우고 최선을 다했다. 일하는 틈틈이 한자공부도 해서 마침내 그 어렵다는 한자 검정시험 1급도 땄다. 남들은 눈이 침침해 잘 보이지 않는다는 60에 말이다. 좀 더 기력이 없어져 노동이 힘들 때를 대비해서 미리 투자해 둔 거라고.
김 씨는 주위동료나 업주 평판도 아주 좋다. 나이가 있지만 젊은 사람 못지않게 일의 숙련도가 높고 성실하다고. 정작본인은 “평생 집에서 해오던 설거지인데 나이나 경력보단 본인의 긍정적인 마음자세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김 씨의 주변인들의 반응도 반반이다. “힘들겠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생활비가 넉넉해서 부럽다”라는 반응도 있다고 한다. 본인은 2주 만에 대형접시를 깨뜨린 적도 있지만, 대부분 기계화가 잘 돼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고 한다. “젊은이들도 직장 구하기 어려운데 이 정도쯤이야, 다 각오하고 왔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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