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주고 싶은 스승의 날 선물

마음 따라 정 따라 … 정성 가득 담긴 선물이 최고

지역내일 2011-05-06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돌아온다. 학부모들의 최대의 고민거리로 자리한 우리 아이의 선생님을 위한 선물 고르기. 주자니 부담스럽기 그지없고 안 주자니 어쩐지 찝찝하면서도 서운한… 그 알 수 없는 기분들…. 아이를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라면 다 안다.
그렇다면 과연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 선물로 무얼 주고 싶어 할까. 그 속내를 들어본다.


품격 있는 와인이나 풍성한 꽃바구니
박정희(41, 구영리) 주부는 5학년 아들을 둔 주부다. 평소 와인에 관심이 많던 터라 세련된 이미지의 품위 있는 와인을 주로 선물하는 편이라고. 와인도 가격대와 종류가 천차만별인지라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선생님에게 어울릴만한 것을 골라 포장에 신경을 써 아이 편에 보낸다.
또 와인만 선물하다 보니 질리는 것 같아 전문프로리스트에게 주문한 풍성한 생화바구니를 가끔씩 선물한다고. 물론 꽃은 아주 싱싱해야하고 최대한 풍성해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박정희 주부의 설명이다.
대부분 남자교사들은 와인을, 여자교사들은 꽃바구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다년간의 경험(?) 노하우를 말했다.


아들과 부모가 함께 쓴 자필편지
강현희(41 화봉동) 주부는 현재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온 가족이 나서 선생님께 편지를 보낸다.
“일주일 전부터 편지지와 봉투를 골라놓고 사나흘을 꼬박 편지쓰기에 몰두합니다. 나와 남편, 아이 이렇게 셋이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씁니다.”
강현희 씨는 주로 아이의 부족한 점과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을 적는다. 남편은 아이의 좋은 점을 빼곡히 적어 아이의 장점을 살려주기를 바라는 당부의 말을 쓰는 편이라고.
아이는 자신의 목표를 선생님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취미와 잘할 수 있는 일,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등을 편지로 쓴다.
강 씨는 “편지를 쓰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한해두해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당연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리 힘들진 않은 편입니다”라고 말한다.
더불어 편지를 쓰는 동안 가족 간의 대화도 많아지고 서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아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장을 해주는 몇몇의 선생님들 때문에 아이가 더욱 밝아지는 면도 있다고 귀띔한다.


흔하지 않은 떡 선물
김선영(45, 달동) 주부는 스승의 날에 떡 선물을 즐겨한다. 아이가 세 명이다 보니 현금에서부터 꽃바구니, 옷, 지갑 등 다양한 종류의 선물들을 해봤지만 그중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떡 선물.
“떡은 한 개씩 낱개포장이 가능하므로 냉장고에 얼려두고 장기간 먹을 수 도 있고 개별포장이 돼 있어 주변사람들과 나눠먹기도 좋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하는 김 씨.
또한 특별한 날 떡을 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받는 선생님도 만족해하는 눈치인 것 같다고.
물론 떡 종류는 최대한 다양하게 그리고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하는 건강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또한 떡과 함께 짧은 감사편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캔디와 초콜릿 군것질거리
이은정(40, 방어동) 주부는 초등학교 3년, 초등학교 6년 두 자녀를 두었다. 둘 다 여자 아이들이라 그런지 선생님에게 줄 선물도 아기자기한 것으로 고르는 편. 선물한 것 중 가장 교사들이 흡족해하는 것이 의외의 것이었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선물 고심 끝에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이라 목캔디와 쉬는 시간에 먹을 수 있는 초콜릿과 사탕, 과자 등을 종류별로 큰 상자에 담아 아이 편에 보냈더니 고맙다는 감사의 전화가 왔었지요.”
처음에는 이 씨 본인도 참 의외라 싶었지만 그 후에 학년이 바뀔 때마다 과자선물을 보냈더니 교사들의 반응이 꽤 괜찮았다고.
또한 “어떤 교사들은 두고두고 반 아이들과 나눠 먹기도 하는데 과자를 나눠줄 때 마다 아이의 이름을 거론해 ‘OO이 어머님이 선물한 것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자''하는 통에 아이의 성격까지 활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비싼 선물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은 선입견이 사라지고 교사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계기가 돼 무엇보다 흐뭇하다”고.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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