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가명)씨는 부천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에 입원했던 말기 암 환자. 음식 섭취가 곤란했던 정 씨의 직업은 요리사, 그의 주특기는 돈가스 만들기였다. 작년 12월 완화병동 환우들은 그가 만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돈가스 요리를 대접 받았다. 그리고 두 달 후 민철 씨는 세상을 떠났다. 민철 씨가 떠난 뒤 아내는 완화병동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사별가족들과 만나고 그로 인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말기 암 환자, 사별가족과의 동행
부천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은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들과 그 가족을 돌보는 곳이다. 지난 93년 문을 열어 17년 째 운영되고 있다. 호스피스란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게 하고 사별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위로하는 총체적인 돌봄을 뜻한다. 이곳에서는 환자들을 위한 음악과 미술요법, 아로마 전신마사지, 발마사지, 영적 서비스, 가정 호스피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매 달 1회의 사별가족모임을 열어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고 있기도 하다. 2010년 입원했던 환자 수는 190명. 현재 폐암과 간암, 췌장암, 위암을 앓는 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32명의 봉사자와 80여 명 후원자도 함께 한다. 호스피스 팀의 이미숙 크리스틴 수녀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하는 것은 품위 있게 죽음을 맞는 일이다. 탄생이 축복이듯 죽음도 축복이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사회 호스피스 교육 필요
“환자를 돌보면서 사별가족 미팅 등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보람 있는 일입니다.”
호스피스 봉사 14년 차의 박계화(61)씨. 그녀를 비롯한 32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부천시청에서 격년제로 실시하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고 있다. 이것은 부천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이 부천지역과 함께 하는 사업이다. 부천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에서는 2008년부터 부천시 3개구 보건소와 함께 가정 호스피스 활동과 보건소 암환자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해왔다. 2009년 1월 말기암환자 의료전문기관에 선정됐고 그 해 3월에는 암환자완화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이미숙 크리스틴 수녀는 “환자들이 여유 있게 산책할 수 있는 호스피스 정원이 마련되면 좋겠다. 호스피스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는 일을 돕는 것이므로 지역사회 호스피스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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