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MTB) 동호회 ‘아빠의 청춘’

지역내일 2011-05-30

자전거 타고 산에 오르는 즐거운 아빠들


 2009년에 결성된 ‘아빠의 청춘’은 고양시 일대에 사는 아빠들의 산악자전거 동호회다. 시작은 ‘유니콘스’라는 유소년 인라인 하키 팀 선수들의 아빠모임에서 출발했다. 아이들에게 하키를 가르치며 모이다 보니 동심으로 돌아가 운동을 해보고 싶어 결성했다. 회원은 20여명으로 30~50대 아빠들이다. 산악자전거를 즐기지만 언제나 일 순위는 ‘가족’이다. 가족적인 분위기에 편하게 합류할 수 있다면 누구나 환영한다. 

산악자전거 타고, 맛 집 들르고
 지난 22일 아침, 일산동구청 주차장. 일요일 마다 모임을 갖는 ‘아빠의 청춘’ 회원들이 자전거를 점검하고 있다. 이날 일정은 반포대교를 타고 한강시민공원을 지나 이태원에서 초밥을 먹은 다음, 경의선을 타고 돌아오는 것이다. 이 모임의 특징 중 하나는 ‘도착하는 곳의 맛 집을 탐방 한다’는 것이다. 양주 수락산에 오른 다음에는 의정부 부대찌개를 맛보고, 포천에 가서는 무봉리 순대국 본점에 들른다.
 빼놓지 않는 곳이 소래포구다. 광명 자전거 경기장에 차를 놔두고 시흥 저수지에서 소래포구까지 다녀오면 50km남짓 되는 거리다. 전어 철인 11월마다 꼭 찾아간다. 가을 새우와 전어를 맛보고 돌아오는 것이다. 먹어 보고 맛이 있으면 식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싸갈까?” 물어본다. 아빠가 자전거를 타고 ‘현지에서 직접 조달해 온’ 먹거리로 저녁상이 푸짐해 지는 것이다.
 양주 도락산, 포천 왕방산, 군포 수리산도 자주 간다. 해마다 여름이면 가족들과 함께 하계휴가를, 1월에는 스키 캠프를 떠난다. 지난해 여름에는 30여명의 가족이 강촌으로 다녀왔다. 차마다 캐리어 위에 자전거를 싣고 가는 모습 또한 재미난 풍경이라고 한다.

큰 동호회 원치 않아…작지만 편안한 모임
 정기 모임은 매달 셋째 주 일요일마다 갖는다. 회원은 20여 명 안팎이다. 많은 회원을 받아 모임을 크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많아지면 그만큼 말이 많아지고, 반목하다 헤어지는 동호인들을 보아왔기 때문이란다.
 아빠들 위주로 하다 보니 될 수 있으면 원정 라이딩을 떠나는 편이다.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산들을 거의 다녀왔다. 하지만 빨리 움직이거나 경쟁적으로 타지는 않는다. 나이 드신 분이 오거나 처음 타는 초보자가 오더라도 어렵지 않을 만큼 편안한 속도로 즐긴다. 실력이 없다고 소외되는 일이 이 모임에는 없다. 50대는 뒤에서 후원하고, 40대는 주축이 되어 이끈다. 30대는 몸으로 하는 일에 앞장선다. 회원들은 딱딱한 위계질서보다는 가족처럼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지낸다.

일요일 저녁은 가족위해 봉사
 회원들은 “산악자전거의 매력은 산꼭대기에서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산악자전거는 차에 산 아래에서 조립을 해서 타고 올라간다. 페달을 밟고 올라가는 것은 오로지 다리에서 나오는 힘뿐이다. 문희진 회장은 “왜 이렇게 고생해서 올라가나 생각을 계속 한다. 하지만 꼭대기에 올라갈 때의 희열 때문에 계속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리막길이 길다고 좋아하지 않는다. 편하게 내려간 만큼 많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란다. 굴곡이 너무 심하면 인생이 힘들 듯 서서히 오르고 내리는 길을 좋아한다. 인생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는 문 씨의 바람이 소박하게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고 한주 동안 있었던 일, 가족들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다시 집에 돌아가 가벼워진 마음으로 가족을 만난다. 아무리 늦어도 오후 2시면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이 모임의 약속이다. 일요일 오후에는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행복이 언제나 최우선
 ‘아빠의 청춘’의 약속에는 이런 항목이 있다. ‘아빠의 청춘은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만약 자전거가 그것을 역행한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이 모임을 시작한 이유도 가족을 위해서다. 즐겁게 스포츠를 즐기는 아빠를 보고 아들딸들이 이어 받아, 가족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승만 회원은 지인의 권유로 모임에 가입했다. 우연히 프랑스에 가서 생활할 기회가 있었던 그는 가족과 함께 일상을 누리며 사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한국 가장들의 어깨에 놓인 짐이 너무 무거워 보였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혹사당하는 모습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
황동원 회원은 일요일 저녁 식사 당번이다.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아이들이 연락한다. “아빠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이렇게 회원들은 가족과 함께 삶을 즐긴다. 이들의 즐거운 도전에 합류하고 싶다면 부담 없이 전화하면 된다. 한상현 회원은 “잘 못 타도되고 자전거가 없어도 된다. 가격부터 다 조언해주니 열정만 갖고 나오라”고 권한다. 일의 성공만큼,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아빠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우리 지역 자전거 동호회
아빠의 청춘 /가족과 함께 하는 라이딩 / 010-8941-9417
한울MTB /50~60대 중반들의 모임/ 011-9077-9082
OK Team /여성회원 90%, 수준별 라이딩/019-440-7175
킨텍스바이크 /맛집, 건강식 찾아 하이킹/ 011-798-2374
등대MTB /전국 여행 즐기는 클럽/ 010-3471-5501
산들로클럽/회원 소유 8백평 밭에서 무공해 채소 공동재배/ 010-3793-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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