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부르는 실버인생 - ‘무등 합창단’

신나는 인생, 신나는 합창단

지역내일 2011-05-30

노래 속의 인생은 의미가 더 깊어져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무등 합창단 취재를 해주세요.’ 약속을 했고 매주 금요일 오후, 모여서 두 시간동안 합창연습을 하는 장소에서 단원들을 만났다.
월산동에 위치한 금호평생교육원. 봄바람으로 살랑거리는 햇볕 좋은 날, 열어둔 창문 너머로 멀리서부터 ‘그리운 금강산’ 가곡이 들린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리운 금강산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가 열심히 지휘자의 손길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데 여념이 없다. 지휘를 하고 있는 오균영(70) 씨는 성악을 전공했으며 전남작곡가 협회 회장을 역임한 실력 있는 지휘자이다. 오 씨는 “봉사를 하고 있다. 2010년 3월부터 매주 한 번씩 이곳으로 와 같이 노래하고 웃으며 신나고 즐거운 삶을 여유 있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나의 작은 손짓이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고, 노래시간이 기다려지는 일상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다.
가곡 부르며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가
모두가 65세 이상의 실버이다.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모여 수준 높은 노래를 부른다. 처음 창단은 2010년 3월에 만들어졌다. 합창단 회원인 전정자 씨는 “그동안 맡은 사회적 의무를 충실히 해냈던 사람들과, 가정을 지켜왔던 사람들이 모여서 합창단을 만들었다. 합창단 이름이 ‘무등’인데 무등산처럼 둥글게 살면서 애향심을 키우고 젊음을 푸르게 키워가자는 의미이다.”고 설명했다.
무등 합창단의 모토는 즐겁게 살자. 즐겁게 생활하고 늙지 말자. 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회원들이 모인다. 화순, 나주, 담양, 장성 등 타지에서도 망설임 없이 모여들어서 노래를 한다. 주로 클래식과 가곡을 하지만 노랫말이 아름다운 가요도 즐거운 마음으로 부른다. 회원들은 모두가 즐거운, 신나는 인생이라고 말을 아끼지 않는다.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아름다운 합창이 울려 퍼진다. 지휘를 맡은 오 씨는 “주로 음악교사를 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 성악을 전공했고, 노래봉사를 하면서 점점 삶의 기쁨을 알아간다.”고 고백한다.
전 씨는 “30~40명 정도의 회원들이 이곳에 오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일주일 하루를 위해 먼 곳에서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잇다는 것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고 설명한다.
노래가 좋아 모인 순수한 자생단체 만들어진 모임,
지휘자의 손길을 따라 가곡을 부르는 회원들의 표정이 영락없는 고등학생들의 진지함으로 가득하다. 이 봄에 딱 알맞은 봄처녀 부터 보리밭, 울산 아가씨, 언덕에서, 그리운 금강산까지 아름다운 화음은 차치하고라도 음정, 박자 하나 틀리지 않는다. 전 씨는 합창단원 모두가 좋아서, 부르고 싶어서 부르는 노래여서 연습도 신나게 한 결과임을 강조한다.
오 씨는 무등 합창단과의 인연에 대해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중 전 교육감으로부터 부탁을 받았고, 피아노를 구입해 바로 봉사에 들어갔고 그 이후 지금까지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모든 것은 자체 운영한다. 금호평생교육원의 프로그램과는 무관하다. 합창단원들은 말한다. “금호평생교육원이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프로그램대로 움직여가는 동아리도 있겠지만 우리들처럼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움직여가는 동력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교육원에서 의도적으로 모집해 만들어지는 동아리보다는 우리처럼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동아리들이 더 결속력이 있고, 지속성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단지 노래를 좋아해서 만나 합창연습으로 행복해하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며 “프로그램 운영으로 장소이전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우리는 이곳이 좋다. 또, 옮겨간다면 달리 갈 곳도 없다”고 말한다.
가곡을 부르고 싶어 하는 65세 이상의 실버는 누구나 환영한다. 회원들 서로를 존경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행복한 합창단을 꿈꾸는 사람들은 새로운 인연을 열린 마음으로 기다린다.
일반적인 노래교실이 진부하거나 새로운 가곡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 누구나 환영한다. 지휘를 맡은 오균영 씨는 서구종합복지관의 한마음합창단을 7년 넘도록 지휘를 했으며 실버스타 단장으로 봉사를 하며 왕성한 활동 중이다.
문의 : 010-8460-7708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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