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과로 확대, 높아진 반영 비율

비중 커진 수행 평가 대처 가이드

지역내일 2011-05-30

올해부터 서울시 중·고등학교는 전 교과에 걸쳐 수행 평가를 30퍼센트 이상 반영한다.
이는 점수로 서열화되는 경쟁을 줄이고 과정 중심의 질적 평가를 하겠다는 취지. 수능과 내신 준비만으로도 벅찬 고3 학생에게는 부담스럽다는 반응부터 ‘확대’라는 말이 새삼스럽다는 학부모, 수행 평가 때문에 남녀공학에 보내기가 꺼려진다는 학부모까지
다양한 반응이다. 변화된 수행 평가 내용과 꼼꼼하게 점수를 챙길 수 있는 방법까지 현직 교사에게 들었다.
고1, 고2 연년생을 둔 이영순(45)씨는 “큰아이가 1학년 때는 수행 평가가 주요 과목에서는 유명무실했는데, 올해부터 전 과목에 걸쳐 시행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고3 학생을 둔 학부모들도 “수능과 내신에만 올인 해도 부족한데 수행 평가까지 챙기려니 여간 부담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영동일고등학교 김해용 교사는 “집중 이수제가 적용되지 않는 고2, 3학년의 경우 한 학기에 13과목을 공부하는데, 중간·기말고사를 전후해 두 번 하더라도 26번이나 된다”며 부담스럽기는 학생들도, 이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교사도 마찬가지라고 전한다. 수행 평가에 대한 부담을 의식해 남학생을 둔 학부모 사이에서는 남녀공학을 기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높아진 수행 평가 반영 비율
실기 중심의 평가로 진행되는 음악, 미술, 체육의 경우 수행 평가 비중이 70~80퍼센트로 종전과 비슷하게 유지된다. 그 외 교과는 학교와 교사의 재량에 따라 30퍼센트 이상으로 반영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이때 최저 반영 비율인 30퍼센트를 기준으로 1학기 성적을 반영할 경우 중간·기말고사가 각각 35퍼센트씩 반영되어 총 100퍼센트로 산출한다.
이처럼 수행 평가의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지필 고사에서 만점을 맞더라도 수행 평가에서 감점이 되는 경우 전체 석차의 등락 폭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만점자가 많은 과목은 전체 등수가 1, 2점 차이로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은 수행 평가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휘문중학교 송화섭 교사는 “수행 평가가 학교에 따라서 중간·기말고사의 부분집합처럼 평가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독립된 형태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쪽지시험이나 수시 고사를 수행 평가의 일환으로 활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시험 형태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 이는 점수로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지나친 경쟁을 줄이고 수업 참여도를 높이며, 과정 중심의 수업을 통해 창의와 인성 중심의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다.
제출일 엄수하고 적극성, 협동성 보여라!
수행 평가는 서술형 검사, 논술형 검사, 구술 시험, 실험, 관찰 보고서, 토의 과정, 실기 등 학생이 수업에서 행하는 말이나 행동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고 평가한다. 수업 태도와 노트 필기 같은 기본적인 사항도 당연히 수행 평가의 일부로 반영된다. 특히 조별 토론이 가능한 도덕이나 사회, 고1 융합과학은 토론 수업의 수행 평가 반영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송 교사는 “토론 수업은 학생의 말하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발표하는 것을 경청하는 태도와 수용하는 태도 등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전한다. 특히 수업 모형을 예로 들며 “모둠별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평가할 경우 학생 수준에 맞춰 팀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평가”하므로 자신의 수준에서 적극성을 보일 것을 권한다.
더불어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원이나 학부모의 손을 빌리는 것을 최소화하고, 학생 본인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가급적 학교에서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과제로 평가하는 경우라도 표절 검색을 통해 걸러낼 예정이다.
수행 평가에서 제일 중요한 사항은 시간 엄수. 아무리 훌륭한 결과물을 제출했더라도 제출 시한을 넘기면 감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학기 초 담당 교사별로 제시하는 평가 기준표의 내용과 제출일을 달력에 적어놓고 시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교가 평가 기준표를 학교 홈페이지 등에 등재하므로 학부모도 열람이 가능하다. 충암중학교 김종필 교사는 “교사에 따라 특색이 있고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다르므로 정확한 평가 기준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특히 일부 학생은 아예 수행 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학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김해용 교사는 “수행 평가를 통해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을 입학사정관제의 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학생 역시 자신의 발달 과정이나 취미, 적성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수행 평가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남녀 반 평균 차이가 2~3점으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전한다.
최원실 리포터 goody23@naver.com
도움말 송화섭 교사(휘문중학교)·김종필 교사(충암중학교)·김해용 교사(영동일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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