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빤, 동네에서 노래하며 놀아요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가수 임재범이 연일 화제다. 폭발적인 가창력은 물론, 그의 가족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노래와 가족은 힘든 시간 그를 일으켜 세워준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 여기, 임재범 못지 않은 가족 사랑과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아빠들이 있다. 노래와 가족, 여기에 우정까지 더해진 그들의 이야기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가수의 이야기보다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동네에서 함께 노래하며 노는 아빠들, ‘동네에서 노래하며 놀아요’(이하 동노놀)를 소개한다.
■ 동노놀은 ‘동네에서 노래하며 놀아요’의 약자다. 지난해 첫 번째 정기공연과 올해 1월 두번째 정기공연을 가졌다. 함께 노래를 부른지는 횟수로 3년째, 어떤 인연으로 모여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일까?
-2009년 아이들이 다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1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지요. 그 자리에 아빠들이 중창을 하기로 했습니다.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해보니, 함께 계속 노래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쏟아났지요. 아내들의 시큰둥한 반응을 뒤로하고, 마음을 모아 동노놀을 만들었지요. 지난해 첫 번째 공연을 마치고 난 후엔 아내들과 아이들의 반응도 달라졌습니다. 노래하는 아빠를 열심히 응원하는 팬이 됐지요. 요즘은 동네의 크고 작은 행사에 초대를 받아 공연을 하고 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랍니다.(김윤석씨)
■ 모두 각기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탓에 모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꾸준히 함께 모여 연습을 하고, 우정을 다져나가는 것을 보면 동노놀에 대한 무한 애정이 느껴진다.
-사실 6명의 멤버가 시간을 맞춰 모이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 행신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퇴근 후나 주말 저녁 시간을 이용해 모이고 있어요. 좋은 친구들과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동노놀을 오랫동안 잘 유지해 갈 수 있도록 모두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연습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경우 늦게라도 찾아와 서로 얼굴보고, 안부를 전한답니다.(김윤석씨)
-사업을 하는 탓에 시간에 대한 압박이 좀 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연습을 못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동노놀의 손은 꼭 붙들고 가려고 합니다. 고단한 일상에서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친구들과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어 큰 위로가 됩니다.(백경선씨)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함께 노래를 하고 공연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각자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되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 그런 동노놀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때론 바쁜 일상 탓에 느리게 굴러갈 때도 있겠지만 언제나 모나지 않게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할 겁니다.(이상덕씨)
■‘잘 놀아야 행복하다’는 것이 리포터의 소신이다. 앞만보고 달리는 일상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살짝 뒤로하고 아빠들도 잘 놀아야 하는데 뭘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이 태반이다. 이런 아빠들에게 동노놀은 좋은 역할모델이 될 수 있겠다.
-최근엔 저희처럼 함께 모여 노래하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대안학교나 공동육아 모임에서도 아빠들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네요. 노래를 잘하고 무엇인가를 잘 해내기 위한 모임보다 함께 마음을 나누고, 힘이되는 그런 공동체 모임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요즘은 노래나 악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웃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좋은 음악모임을 만들어보세요. 생활 속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도 건강해질 것 같아요.(박승현씨)
-노래연습을 하지 않을 때는 시간이 나는 멤버들이 함께 모여 가족들과 캠핑을 떠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축구를 함께하기도 하고, 산에 가거나 번개도 자주 하지요. 노래를 떠나서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고, 같은 동네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습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지요.(이정곤씨)
동노놀의 다음 공연은 9월로 예정돼 있다. 정기공연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노래를 우리 동네 곳곳에서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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