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마련. 직장인은 업무로, 수험생은 공부로, 주부들은 남편·자녀·시댁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그로 인해 과거에는 음식물(상한 음식, 과다한 음식, 기름진 음식, 술)에 의해 많이 발생했던 위장장애가, 요즘은 정신적 갈등,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 감정의 불균형에 의해 생기는 신경성 위장장애가 많이 발생한다.
신경성 위염의 원인과 한방치료에 대해 부산시 한의사회 오세형 부회장(現 병인한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들어본다.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이 원인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탸어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적인 기(氣)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발육된다. 한편으로는 하늘과 땅의 기, 즉 맑은 공기와 땅에서 나는 음식물을 통하여 얻어지는 후천적인 정기(精氣, 영양분)가 끊임없이 전신으로 공급돼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이 모든 음식물을 처리하는 신체기관이 바로 위장이다. 그러므로 임상에서는 무슨 병을 치료하든지 먼저 위장의 기능을 조정, 회복하는데 치중하고 신중을 기하게 된다.
동의보감에 보면 생각을 많이 하면 비장이 상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현대의 다원화된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갖고 있는 병으로 활동량이 적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은 한번 쯤 체험하는 일이다.
근심 걱정이나 불쾌한 감정으로 식사를 하거나 또 식사 후에 이와 같은 일이 생기면 반드시 소화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평소 소심한 성격에 사소한 걱정거리가 생겨도 식음을 전폐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소위 신경성 소화불량증 또는 신경성 위염이라고 일컫는다. 주로 수험생, 샐러리맨, 신경예민자 또는 고부갈등을 겪는 주부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신경성 소화불량을 한의학에서는 심인성(心因性) 상비성(傷脾性) 간담성(肝膽性)으로 분류하고 있다.
심인성이란 정신적인 충격과 갈등으로 인해 생기는 소화불량으로 흔히 심위허약증이라고 부른다. 특히 맥박이 고르지 못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장중후과 기억력 감퇴, 신경과민, 불면증 등의 정신신경증후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상비성이란 생각이 복잡하고 과로하며 만성 위장질환을 오래 않은 끝에 생기는 증후로 피로감, 무기력, 머리가 무겁고 안색이 누렇게 되면서 몸이 마르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간담성이란 노여움 놀람 또는 과도한 성생활이 원인이 되는 증후로서 소화불량 외에 미열이 났다가 오한이 오는 반복상태가 나타난다. 구역질, 목통(目痛, 눈이 아픔), 협통(脇痛, 옆구리가 아픔), 안색이 파래지거나 복수(腹水, 배 속에 장액성(漿液性) 액체가 괴는 병증)가 생기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기혈 소통, 비위 기능 회복해야
신경성 질환의 경우 각종 위장검사를 해도 뚜렷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므로 치료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치료를 미루게 되면 만성위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개개인의 병인을 고려하고 환자의 체질 증상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하여 세심하고 주의 깊은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경성 위염의 한방치료는 정체된 기혈을 소통시키고 저하된 심장 및 비위 기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신경을 안정시키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
이에 동의보감에 근거한 침과 뜸 그리고 한약과 같은 한방치료가 병행된다. 한방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일시적인 증상의 완화가 아니라 위장근육과 신경기능을 회복시켜 나중에 재발이 잘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환자 스스로도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가벼운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 좋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도움말:부산시 한의사회 오세형 부회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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