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써니''

좀 놀아본 언니들의 우정, 사랑, 꿈 이야기

지역내일 2011-05-23
누구나 학창시절을 돌이켜볼 때가 있다. 쉬는 시간에도 책만 들여다보던 모범생 친구, 껌 좀 씹고 침 좀 뱉으며 다닌 날라리 친구, 몸무게만큼 입이 가벼워 시끄럽지만 정은 많아 눈물도 줄줄 잘 흘리던 친구…. 교실을 가득 메우던 친구들의 추억이 하나 둘씩 떠오르고 나면 단조롭고 지루해 남루하게까지 느껴지는 일상이 보인다. 아이 기르고 살림하다보면 주부들의 학창시절은 그렇게 다 먼지투성이다. 하지만 엄마들에게도 화려한 여고시절이 있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첫사랑 때문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던 순진했던 시절도 있었고, 기타치고 노래하며 심야 라디오 DJ에게 사연을 써 보내는 낭만의 시절도 있었다. 영화 ''써니''는 그런 엄마들의 추억과 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2주 연속 흥행 1위 개봉작, ''써니''
''써니''는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 작품이다. 일상의 이야기로 사람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방법을 터득한 강형철 감독. 잔인한 폭력 장면이나 진한 러브신 없이도 영화는 화제가 된다. 심지어 ''써니''에서는 주인공들이 욕하는 장면마저도 귀엽다. 화려한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도 않았다. 유호정이 ''나미''역으로 출연하기는 하지만 등장하는 캐릭터 중의 한 명일뿐 엄마 7명, 딸 7명 모두 각자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 ?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주말동안 ''써니''는 61만 64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177만 5286명, 이대로라면 200만 돌파도 거뜬해 보인다. 세련되고 화려한 아이돌에게 익숙한 2011년의 관객들에게는 조금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1980년대 이야기에 왜 이렇게 매력을 느끼는 건지 하나하나 요소를 찾아봤다.

매력1. 80년대 추억의 멜로디
보니 엠의 ''sunny'', 리처드 샌더슨의 ''reality'', 나미의 ''빙글빙글''등 영화 삽입곡은 모두 1980년대 히트했던 노래들이다. 강형철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에 둔 곡이 있었고 시나리오가 완성된 후에 음악감독과 상의를 거쳐 삽입된 곡도 있었다고 한다. 1986년도라는 연도를 설정하고 그 당시 히트곡을 선정해 추억의 트랙을 만들었다고. 멜로디가 흥얼흥얼, 어깨가 들썩들썩 관객들은 절로 음악을 즐기며 영화를 보게 된다.
매력2. 개성 넘치는 80년대 의상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7공주들의 의상은 1980년대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다. ''써니''의 미술팀은 그 시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소년중앙'', ''하이틴'' 등 1980년대 잡지와 온갖 자료들을 구해 보았다고 한다. 그 당시 유행한 마린룩, 세라복, 진, 브랜드룩 등 자료를 참고해 빈티지나 복고풍 의상을 다시 줄이고, 꿰매고 붙이고 리폼 하는 작업을 거쳐 1980년대 칠공주 ''써니''만의 패션을 완성했다.
매력3. 추억의 브랜드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나이키, 프로스펙스 등 아직까지 살아 있는 스테디셀러 브랜드에서부터 지금은 없어진 ''조다쉬'', ''히포'' 등도 볼 수 있고, 그 시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마이마이''라는 브랜드의 카세트테이프도 등장한다. 나미가 들고 다니는 빨간 나이키 가방은 그 시대의 디자인을 살려 특별 제작한 물건이라고. ?
매력4.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강렬한 메시지
영화는 계속해서 한 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고 말이다. 죽어가는 상황이던, 시어머니의 구박 속에 있건, 생활고 속에 있건, 가족의 무심함, 외로움 속에 있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니 지치거나, 주저앉거나 외면하지 말고 든든한 지원군을 스스로 찾아 뚫고 나가라고 말한다. 남의 탓, 주위 탓을 하기보다 스스로 일어서는 용기와 힘을 내는 것. 그것이 힘겨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위로였기에 영화는 30여년이 지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

이지혜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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