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필수과목 논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교과부가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긴 했지만 대입에 끼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한국사가 주요과목이 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대입에서 어찌 되었든 역사는 문학, 사회 분야와 깊숙이 연관되어 있어서 처음 역사를 접하게 되는 초등학교 시절의 첫 단추는 매우 중요하며 이후 문학, 사회의 연관성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역사 공부의 시작은 관점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부터
역사를 알게 되는 첫 시기에 어떻게 역사에 대해 느꼈느냐에 따라 이후 역사에 대한 관심의 성패가 갈린다. 처음에 역사를 배울 때 있었던 사실을 외는 형태로 역사책을 접하게 되면 그 때가 언제이든 아이는 역사를 죽어 있는 지식으로 습득하게 되고 이후로는 그 어떤 흥미도 이끌어내기 어렵다. 교과과정에서는 보통 초5, 초6에 통사로서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는데 이때에 설명식의 지루한 역사책이나 수업을 접하게 되면 이는 분명 고등학교까지 이어지게 마련이다.
역사수업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논술수업이 필요하다. 역사논술 수업은 일반적인 역사수업과는 다르다. 물론 역사수업이니만큼 역사적 사실의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의 비중으로 역사적 사실에 대한 관점을 갖고 말하고 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초등 단계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관점을 갖는다는 것이 무리하게 들릴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관점을 갖느냐가 아니라 관점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생각하고 말하게 한다’는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 단순히 ‘과거의 일들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거울 삼기 위해서’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전쟁에서 패한 나라의 상황을 공부하고 그 나라들의 공통점을 찾아내어 어떤 상황에서 전쟁에 패할 수밖에 없는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해야 한다.
단순화해서 큰 얼개를 짜는 것이 목적
이렇게 아이들이 역사에 접근하게 하려면 아이들 수준에 맞게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 역사는 단번에 이해될 수 없으므로 초등학교에서의 역사논술수업은 큰 얼개를 정확히 짜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역사의 큰 흐름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화해서 큰 서까래를 놓아야 한다. 처음 역사를 접하는 시점부터 지나치게 사실적인 자세한 내용을 많이 배우게 되면 역사의 흐름과 혼선을 겪으면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또 예를 들 때에도 가능하면 아이들 주변의 일들을 연관시켜 단순화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관시킬 수 있도록 해야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사실을 연관시키는 질문과 토론이 꼭 주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고조선의 법에 대해 배웠다면 엄격했던 법의 성격을 얘기하고 ‘법이 더 엄격하면 질서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현실에 있어서 ‘규칙이 엄격할수록 학급의 질서가 더 잘 지켜졌는지? 등의 규칙과 질서 사이의 여러 가지 상관, 역상관 관계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사고력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또 다른 토론수업도 마찬가지지만 역사논술수업은 특히 활동이 다채로워야 한다. 초등과정의 역사논술수업의 가장 큰 목표는 ‘역사에 흥미를 갖는 것’이다. 마인드 맵, 역사신문, 당시의 사람이 되어 일기나 편지 쓰기, 연설문을 써서 직접 발표하기, 프리젠테이션으로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기 등 아이들의 발표력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각적인 방법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역사수업을 왜 하는가?”라고 물으면 제일 먼저 나오는 대답은 “시험 잘 보려고”, 그 다음은 “엄마가 하라고 해서”이다. 가장 반가운 대답은 “재미있어서”이다. 앞의 두 아이들도 몇 번의 역사 수업 뒤에 그런 대답이 나올 수 있다면 성공이다. 과거의 사실에 일단 흥미를 갖고 현재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와 무관하지 않음을 아이들이 저 먼 기억으로부터 끌어내올 수 있고 그것이 앞으로 자신의 살아가는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 초석이 된다면 대학입시야 어떻든 역사교육은 성공일 것이다.
성낙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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