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노랑색 꽃들이 활짝 핀 때가 어제 같은데 어느새 나무마다 초록잎들이 빛을 내고 있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계절, 주말을 어디서 보낼까 고민된다면 군포시 반월호수를 추천한다. 산책을 즐기고 싶은 아빠와 엄마, 한껏 뛰어 놀고 싶은 아이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 반월호수로 떠나보자.
군포8경 중 제3경
반월호수는 군포8경 중 제3경에 이름을 올린 명소다. 호수 건너편 자그만 산등성이가 일년내내 듬직한 물그림자를 만들어 주고, 저녁 어스름 무렵이면 주홍빛 낙조에 취할 수 있는 곳. 의왕의 백운저수지가 시원하게 드러난 지형이라면 반월호수는 소리 없이 눈으로 웃어 주는 듯 섬세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대야동의 맨 안쪽에 자리한 반월호수는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957년 조성되었다. 총저수량이 약 118만㎥ 규모다. 군포시는 지난 2009년 이 호숫가에 15억 원을 들여 118m 길이의 관찰데크와 510m 길이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이 데크에는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대야미역과 동네 초입의 둔대 초등학교를 지나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갈치저수지와 수리사, 속달동으로 통하는 길이 이어지고, 직진하면 반월호수가 모습을 보인다. 휴일 반월호수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부터 인라인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 유모차를 밀며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중년부부까지 한가로운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특히 수변산책로와 함께 조성된 호수공원의 풍차는 바람이 불 때마다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이 이국적 풍경을 연출, 아름답다는 감탄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한다. 공원의 길가로는 하얀색 조팝나무꽃이 무성하게 피어 있고, 그늘막 아래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반월호수는 낚시하기도 적합한 곳이다. 잉어, 배스, 떡붕어 등이 잘 잡혀서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다. 곳곳에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는데, 아이와 함께 낚시를 즐기는 가족들도 많다. 때마침 낚시를 즐기던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서 탄성이 울린다. 낚시대를 따라 50cm 정도 되는 배스 한 마리가 눈앞에 펄떡이고, 그 풍경에 산책을 하던 사람들까지 잠시 가던 길을 멈춘다.
호수 주변으로는 닭오리백숙을 비롯해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 한우전문음식점 등 맛집들이 밀집돼 있다. 반월호수의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음식점이 있는가하면 마을 안 풍경을 살려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들도 많아 보는 즐거움에 먹는 즐거움까지 더할 수 있다.
해질 무렵 반월호수의 낙조는 그 어느 호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주홍빛 낙조가 가슴속까지 그리움으로 물들인다. 밤이면 수면위로 길게 꼬리를 끌며 하늘까지 이어지는 은빛 달그림자가 호수의 아름다음을 절정으로 이끈다. 뛰어 놀던 아이들도 그 고즈넉한 분위기에 압도된 것일까. 풍경을 감상하는 모습이 어른스러워 키가 한 뼘은 자란 듯 느껴진다.
예술을 수놓은 동화같은 마을, 납덕골
한편, 반월호수 인근에는 벽화마을로 알려진 납덕골이 있다. 법정명으로는 속달동이다. 반월호수 인근에 있는 갈치저수지에서 수리사 방면으로 10분쯤 길을 달리면 닿는다. 덕고개 당숲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오색벽화들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허름한 담벼락마다 화사한 꽃이 활짝 피었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구분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운치있는 풍경. 마을에 터를 잡은 ‘수리산갤러리’ 김형태 화가가 동료 화가 10여 명을 불러 마을에 벽화를 그려 넣었다고 한다.
논과 밭을 끼고 구불거리는 정겨운 시골길은 물론, 그 길 따라 이어지는 초록 풀잎 등 시골 특유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는 이 곳을 찾는 이에게 어릴 적 꿈나라로의 여행을 선사하며, 마을 어디에서나 카메라만 들이대면 멋진 작품을 찍을 수 있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Tip 반월호수 인근 명소
▶ 덕고개 마을 당숲
덕고개 마을 당숲은 제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숲 부문에서 우수상으로 선정되어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대야미역에서 갈치저수지와 반월저수지를 지나 덕고개를 넘으면 숲이 나온다. 덕고개 마을은 군포시에서 마지막 남은 자연부락으로 전국에서 보기 드문 자연 숲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서어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너도밤나무 등 수령이 100년∼300년 가량 된 고목 6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더욱 신비한 곳. 매년 음력 초하루 저녁이면 마을주민들이 동제를 올리고 있다.
▶ 수리사
신라 진흥황 때 창건된 사찰로 수리산 남서쪽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그 뒤 어느 왕손이 이 절에서 기도하던 중 부처님을 친견했다고 하여 산 이름을 불견산이라고 했으나, 1940년대에 절 이름을 따서 수리산으로 바꾸었다. 대웅전 외에 36동의 건물과 산 내에 132개의 암자가 있는 대찰이었으나, 임진왜란과 6.25전쟁 때 전소되었으며 1955년 다시 재건되었다. 수리사 입구 외길은 산림이 무성하고 계곡을 끼고 있어 경관이 뛰어나며 사찰을 두르고 있는 수리산은 병풍을 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Tip 반월호수 인근 맛집, 여기 이곳!
▶ 감로수식당
반월호수 초입 좌측에 위치,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한정식집. 반월호수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어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천연색소를 사용해 깔끔하며 직접 담은 고추장 된장을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살아있는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코스요리는 계절죽으로 시작해 그린샐러드, 너비아니구이, 대하찜, 모듬전, 잡채, 들깨버섯탕 등 다양한 음식이 차례로 나오며 그 외 다양한 일품요리도 준비돼 있다.
문의 031-437-5003
▶ 김씨와 권씨네
묵사발과 묵비빔밥, 도토리수제비, 돈까스, 오리훈제 등 간단한 식사류를 비롯해 쌍화차 대추차 산수유차 등 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식당에서 내려다보이는 반월호수 풍경이 아름답다.
문의 031-438-4886
▶ 태을봉누룽지백숙
닭·오리백숙전문집. 바로 무쳐주는 배추 겉절이를 비롯해 물김치, 샐러드, 양파장아찌 등 감칠맛 나는 밑반찬과 함께 닭오리 백숙을 즐길 수 있다. 항아리가득 누룽지 죽이 나와 한 마리만 시켜도 4인 가족 충분히 먹을 수 잇다.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누룽지 맛이 일품. 닭·오리누룽지백숙 이외에 절대 옻 오르지 않는 옻오리누룽지백숙도 이집의 인기메뉴.
문의 031-437-4339
▶ 명품횡성한우
저렴하게 한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1인당 테이블세팅비 3000원을 내고 고기는 명품한우한마리(500g) 명품한우반마리(250g)로 주문한다. 특히 이집의 불판은 대나무대가 놓여있어 특이하다. 대나무 진액이 윤활유 역할을 해 고기가 잘 타지 않고 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게 도와준다고. 신선한 한우육회와 육사시미를 특선메뉴로 판매하고 있으며 불고기 갈비탕 냉면 등 식사류도 준비돼 있다.
문의 031-501-4651
▶ 황금참숯민물장어
고소한 소금구이와 감칠맛 나는 양념구이, 점심특선으로 장어탕과 덮밥, 육회비빔밥 등을 판매한다. 초벌구이 된 장어를 살짝 데워먹으면 된다. 데워진 후에는 한 입 크기로 세워 세로로 줄을 세워야 끝까지 타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장어를 굽는 동안 먹게 되는 샐러드와 계란찜 장어뼈튀김 등 상차림 메뉴도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문의 031-437-9255
▶ 정선달가마솥밥
갈치저수지 인근에 위치한 곤드레가마솥밥집. 음식점 좌측에 갤러리가 있어 ‘미술관 옆 수상한 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마솥밥에 곤드레나물과 야채들이 어우러져 나온다. 대접에 밥을 퍼내 참기름과 양념장을 넣어 비벼먹는 맛이 일품. 가마솥에 따뜻한 물을 부어 놓으면 숭늉과 누룽지도 먹을 수 있다. 곤드레나물밥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곤드레해물밥과 곤드레가마솥밥이 있으며 이외에 흑돼지·오리·해물시래기밥과 소 사골뼈로 밥을 지었다는 만드레밥도 있다.
문의 031-438-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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