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소아 청소년 우울증 급증, 반응성 애착장애로부터 발전

지역내일 2011-05-18 (수정 2011-05-18 오후 8:03:33)

이연정(가명, 중2)양은 말할 때 타인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 강한 양육 환경이 연정이를 그렇게 만들었다. 배우를 꿈꾸고 있지만 아버지는 더 좋은 직업을 위해 공부만 열심히 하라며 딸의 말을 일축했다. 연정이는 좌절했다. 공부할 이유도 사라졌다. 부모와의 대화는 단절됐고 말없이 집에 있는 날이 많아졌다. 어느 날 아버지는 연정이의 상태가 걱정돼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연정이는 심각한 우울증 상태라고 진단받았다.

청소년 우울증의 원인
통계청에 의하면 2010년 15세~ 24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1순위가 고의적 자해(자살)라고 발표됐다. 청소년의 8.8%가 지난 1년 동안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 이상 해본 적이 있다고도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공부와 직업문제라고 발표됐다. 또한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소년들의 비중이 늘어나 10명 중 7명이 학교생활과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연정이처럼 심각한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부천대학 소아청소년 뇌발달연구소 김대현 원장은 “요즘 청소년들은 학교, 학원, 과외 등으로 이어지는 공부 때문에 정서 생활이 없고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인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친구가 없어서 혼자인 채 고립되기 쉽다”고 조언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친구나 사회관계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다. 부모 또한 공부 잘 되느냐고 묻기만 할 뿐 소통할 대상이 전혀 없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코르티솔(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 수치가 쌓여서 전원이 나가듯 뇌가 멈춘다. 그런 뒤에는 생각이 없어지고 자기도 모르게 우울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폐아로 오인되는 반응성 애착장애 급증
“요즘은 반응성 애착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많이 와요. 그냥 보면 자폐아와 비슷하죠.” 청소년 우울증의 골은 깊다. 영, 유아 때 발생한 문제로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모와 교감하지 않는 상태의 영, 유아들은 의미도 없이 모든 것을 다 해주기 때문에 반응성 애착장애를 가질 수 있다. 김 원장은 “2년 전에 비해 발생률이 높아졌다. 한 달에 2~3명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면 ‘자꾸 눈물이 난다. 난 문제없는데. 왕따를 당한 것도 아닌데.’ 라는 원인 모를 우울함에 빠지게 된다.
김 원장은 “우울증을 겪는 아이들은 주변과 비교할 때 자기는 못 났다는 생각으로 충동적이 되고 모든 사람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고립감에 시달리게 되어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 우울증에 빠진 아이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먼저 말이 없어진다. 자기 방에 혼자 있으면서 말을 하지 않고 친구도 만나지 않는다.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자주 흘리고 다른 아이들이 보지 않는 책에 전념한다. 소아우울장애(7세~ 19세) 증상을 보이는 일반 아동의 유병률은 1.9%라는 부천시정신건강증진센터 이지현 씨는 “우울한 아이들은 짜증을 많이 내고 반항한다”며 “잠을 잘 못자는 수면문제와 폭식을 하는 식욕문제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 나이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다.

- 인터뷰
부천대학 소아청소년 뇌발달연구소 김대현 원장

“소아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부모 역할”이라는 김대현 원장. 그는 부모가 자녀와 따뜻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공부 잘했느냐는 말 외엔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을 부모가 정해주기 때문에 미래 직업이 뭐냐고 물었을 때 모른다는 대답을 쉽게 한다. 아이와 소통하려면 그들의 미래를 물어야 한다. “목표 의지가 없으면 꿈도 없다”는 김 원장은 “아직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치 않은 아이들이 자기 꿈에 다가가도록 부모님이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아이들의 꿈을 바꾸는 것은 금물. 부모식의 직업관으로 아이를 재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모와 똑같아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긴 아이들은 긴장감에 싸이기 마련이고 공부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TIP 부천의 심리치료 상담기관들
부천시정신건강증진센터 032-654-4024
부천대학 소아청소년 뇌발달연구소 070-8880-5342
한국카운슬링센터 032-3409-270
아이유 아동청소년발달센터 032-324-4504
이성직 심리상담센터 010-5006-4427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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