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에 부는 세시봉의 기타선율

2030에서 7080까지 기타치고 노래하고

지역내일 2011-05-18 (수정 2011-05-18 오후 7:50:13)

동호회 모여 기타강습 활발 … 부천 백화점 뒷골목은 원조 라이브 카페 집합소

음악스피커를 장악해버린 아이돌 그룹들. 적어도 80학번 이전 세대들은 안타깝게도 누가누군지 아이돌을 구별할 길이 막막하다. 같은 음색에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외모. 영어교육 탓일까 가사까지도 맘에 담기엔 낯설다. 구호식 반복 기계음이 특징인 아이돌 음악사이로 번진 세시봉의 기타선율. 최근엔 가수들의 노래대결 프로까지 인기를 차지하면서 복고풍 노래가 다시 사람들입에 오르기 시작했다. 부천에서 세시봉 음악처럼 라이브로 듣고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부천기타동호회 ‘부기부기’의 리듬찾기
라이브 공연을 시작하기엔 아직 이른 시간 일요일 오후 5시. 기타를 둘러멘 젊은이들이 슬슬 몰려들기 시작한다. 부천지역에서 기타를 배우는 동호회 ‘부기부기’ 회원들이다. 기타동호회 부기부기 회원들은 약 100여 명. 생각보다 나이는 2030이다.
회원들의 아지트는 부천 롯데백화점 뒤편 라이프 카페 ‘통속으로’. 건물 8층을 모두 터서 만든 라이프 카페엔 기타 강습을 위한 20여 평 룸이 따로 있다. 칠판엔 오늘 배울 기타 악보가 먼저 나와 회원들을 기다린다.
왕초보 탈출을 돕는 사부님이 오실 때까지 여기저기서 뒤섞이는 기타 튜닝 소리. 오늘 배울 기타는 안치환의 ‘내가만일’이다. ‘내가만일 구름이라면 그대 곁에 머물고 싶어~’들어도 불러도 기타 줄을 튕겨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부기부기 황환익 회장은 “매주 일요일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동안 무료 통기타 강습을 하고 있어요. 부천지역에서 기타를 배우고 싶은 분이면 다 함께 할 수 있어요”라며 “초보이거나 나이가 많아도 대환영예요”라고 말했다.

크고 작은 부천시내 라이브카페에도 손님 늘어
뮤지션이자 전국 라이브카페에 음향관련 시설 설치업을 하는 하루키(예명)씨는 “미사리처럼 전통 라이브 까페라고 할 만한 곳은 부천지역에는 그리 많지 않아요”라며 “기타를 치며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곳은 통속으로나 CNN 정도”라고 말했다.
부천롯데백화점 뒤에 자리한 CNN은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 라이브를 하는 곳이다. 16년 째 문을 열기까지 가수 박한성, 최백호 등 알만한 뮤지션들이 거쳐 갔다. 최근 들어선 9시부터 오제미, 이수아 등 유명가수들도 다녀간다. 하지만 지역 라이브 무대는 유명가수 보단 실력파 가수들의 훈련장이자 등용문 역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CNN옆에서 400평 전용 라이프 대형카페를 열고 있는 ‘통속으로’도 역시 실력파 가수들이 많이 무대에 선다. 이곳의 주인장도 이름보단 노래하나 끝내주는 음반 이름이 YT인 장영택씨다. 날 나가던 시절엔 조덕배, 백영규, 유익종과 신촌무대에서 마이크를 같이 잡았다고.
장 대표는 “사실 라이브카페 쪽에선 요즘 같은 복고풍 음악이 다시 뜨는 것이 고맙죠. 라이브의 묘미는 세시봉 같은 음악이 원조잖아요. 가사도 좋지만, 리듬자체가 지나온 시절로 되돌려 놓는 묘한 감흥이 매력이죠”라고 말했다.

기타배우고 노래 즐기려면
이곳 말고도 복고풍 라이브 카페들은 현대백화점 뒷골목에서도 포진해있다. 사운드 7980, 송골매7080, 복사골필무렵 등은 대표적인 신생 라이브 카페들이다. 라이브 카페는 생각보다 비용부담이 적은 것도 찾아갈 용기를 준다.
정 대표는 “1인당 1만~2만원 정도 잡으면 4명 기준으로 충분해요.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추기며 듣고 싶은 곡을 운 좋으면 안면 익은 가수 음성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라며 “30분 단위로 스테이지가 바뀌기 때문에 가수를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음색 감상도 손님들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나간 복고풍 노래에 따라 기타를 배우기도 한창이다. 동호회 외에도 시내 실용음악학원에서는 기존의 기타 강습생에 젊은 친구들도 다시 찾아오는 추세란 설명이다.
개그콘서트에서 드러머로 활약하는 은성태 씨가 운영하는 EST실용음악학원 측은 “처음 기타를 배우는 왕초보일 경우는 주 1~2회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며 “곡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연가’, ‘이승철의 그 사람’처럼 쉽고 따라 하기 단순한 노래 곡을 선택 한다”고 말했다.
들어서 감동하고 따라할수록 더 가까워지는 복고풍 7080노래들. 이젠 2030도 그 노래를 찾는다니 모처럼 찾아온 정서적 사회통합의 간지러운 바람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Tip 복고풍 리듬이 좋다면
*라이브카페 가서 본전을 뽑고 싶다면 - 듣고 싶은 곡 리스트를 미리 준비해간다. 무명가수라도 무대 실력은 생각보다 우수하다.
*무대를 존중하라 - 흥에 겹더라도 무대진출은 삼간다. 가수입장에선 몰입에 지장을 받고 관객은 소음에 시달려야한다.
*라이브카페에 갔는데 정말 노래를 하고 싶다면 - 주말 이벤트 무대를 노려라. 관객참여 코너를 두고 있다.
*좋은 라이브카페 고르는 요령은 -첫 째가 음향시설이다. 시중 카페들이 많게는 1억대까지 음향에 돈을 쏟는 이유가 따로 있다.
*감상 포인트는 - 유명가수에 집착하지 마라. 오히려 좋아하는 곡을 다른 목소리로 느끼며 호응하며 추억을 만든다는 기분으로.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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