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를 만나다- 홍이비인후과 이현종 원장

지역내일 2011-05-16 (수정 2011-05-16 오후 12:09:52)

수면은 과학, 잠을 잘 자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웰빙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분당. 그곳에는 질병을 눈 앞에 두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는 의료인들이 많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을 위해 해당 전문분야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지역 의료인들. 이제 질병 치료와 환자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는 분당 명의들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집자주 >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엔 춘곤증을 겪는 사람이 많다. 밤에 피로를 풀어 줄 수 있도록 충분히 잔다면 낮에 물밀듯이 몰려오는 졸음을 이겨낼 수 있다. 단순히 잠을 많이 자는 것만 챙겨선 안된다. 몸이 자는 동안 보내는 이상신호를 감지하고 그 신호가 어디서 오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인 것처럼 수면도 과학이다. 더 편안하고 개운한 일상을 원한다면 오늘밤, 당신의 잠에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코골이, 수면보조장치로도 치료 가능해
“수면장애라고 하면 흔히 불면증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이갈이, 수면행동장애, 소아코골이와 야뇨증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그 중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이 바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죠.”
분당 정자동 홍이비인후과의 이현종(39) 원장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사촌지간”이라고 말한다. 보통 환자 본인은 병에 대해 잘 모르고 주변의 가족들이 자는 모습을 보다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코골이가 심할 경우 무조건 ‘코골이수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환자는 단순히 코골이 때문에 병원을 찾아오지만 실제로 코골이 안에는 여러가지 많은 질병이 포함되어 있어요. 수술 뿐 아니라 구강장치나 양압기 등 수면보조장치를 사용해 코골이를 고칠 수도 있죠.”
대개 10명 중 3~4명에서 코골이 환자가 나타나는데,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와 주변 사람들에게 ‘소음’이라는 피해를 주는 경우다.


사람의 얼굴 인상까지 바꾸는 잠  
이 원장은 홍이비인후과에서 운영 중인 5개 전문 클리닉 중 수면클리닉과 미용성형클리닉, 알레르기 특수클리닉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수면클리닉은 분당 성남 용인 뿐 경기 동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수면센터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개인의원이지만 대학병원 같은 시설과 전문적인 실력을 갖췄다는 것.
“수면클리닉에서 하는 전문검사로 대표적인 것이 ‘수면다원검사’인데요. 병원에서 하루 잠을 자면서 여러가지 질병을 찾아내는 검사죠. 반드시 수면기사 한 사람이 밤 새 관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밀검사가 가능합니다. 단순 코골이만 있는 분들은 집에서 ‘재택수면검사’를 할 수도 있구요.”
일단 이런 정밀검사 후에 상기도내시경검사를 통해 어떤 부위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수술을 할 것인지 장치치료를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무엇보다 잠으로 인상이나 표정, 더 나아가 환자의 인생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그가 느끼는 보람은 더욱 크다.
“운전기사가 직업인 40대 남자환자 한 분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요. 한 시간에 50회 이상 무호흡이 생기는데도 정작 본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숙면을 못 취하니 낮에 졸리고 항상 피곤한 얼굴이었죠. 그런데 수술을 하고 나니 잠만 달라진 게 아니라 그분 얼굴까지 변하더라구요. 미간의 짜증 주름은 사라지고 온화하고 밝은 미소의 얼굴로 바뀐 겁니다.”
 
제대로 보고 가상치료와 분석 통해 치료율 높여
평소 환자 진료를 할 때 이 원장이 자주 떠올리는 말은 ‘백문이 불여일견’. 환자와 보호자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현재 상태를 가장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제대로 보는 일’에 비중을 둔다. 환자가 잠을 자는 동안 녹화가 진행되는 수면다원검사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는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것.
“제 경우엔 치료 전에 가상치료를 해보는 것도 치료성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에요. 어떤 치료가 가장 효과적일지 확인하는 과정이죠. 한 가지를 더 꼽자면 ‘분석’입니다. 환자에게 얻은 정보를 분석하는 시간이 길수록 치료결과가 좋더라구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죠.”
서울대의대 졸업 후 삼성서울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임상교수 등을 거친 이 원장은 아직까진 이비인후과에 수면질환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편이라 스스로 학회와 강좌를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있다. 강의 스케줄이 있으면 강의슬라이드를 만들고 학회 준비를 하거나 원고와 논문 작성에도 적극적이다.
“남자가 코고는 게 무슨 대수냐고 여길 수도 있지만 자신의 잠버릇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무심히 넘길 일이 아니라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위험을 유발하기 때문에 수면클리닉 상담이 필요합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행복한 잠을 위한 몇 가지 Tip

* 잠에 관한 조건반사를 만들어라: 주로 불면증 환자들에게 쓰는 방법인데, ‘잠자는 곳에 가면 잠을 자도록’ 조건반사를 형성해 두는 것이 포인트. 파블로프의 개 실험의 원리와 같다. 침대에 누우면 잠이 오도록 습관을 들이는 방법이다. 

* 낮동안 열심히 활동하라: 잠은 우리의 뇌와 몸이 피곤해서 쉬는 과정이다. 따라서 뇌와 몸이 피곤하도록 만들어야 ‘단잠’을 잘 수 있게 되는 것. 낮에도 침대나 바닥에 누워 쉬면서 하루 종일 쉬었다면 밤에 잠이 안 오는 것은 당연하다. 


* 깨어있는 뇌를 진정시켜라
잠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것은 상당히 나쁜 습관이다. 우리의 뇌를 흥분시킬 수 있기 때문. 몸이 나른해져야 잠이 오듯, 뇌도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숙면이 가능하다. 

* 이른 저녁, 간단한 샤워로 잠을 불러라: 잠을 잘 때 배가 부르면 위가 팽창되어 긴장되게 된다. 보통 저녁을 먹고 3~4시간 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5분 이내의 가벼운 샤워와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혈액순환을 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약간 서늘한 곳에서 이불을 덮고 자라: 숨 쉬는 공기가 시원해야 코 점막을 상쾌하게 만들어 숨 쉬기 편하다. 잠이 들면 체온이 약간 떨어지기 때문에 약간 서늘한 곳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 숙면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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