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로 희망과 용기 선사
여느 쥬얼리 가게 사장님처럼 손님에게 이것저것을 보여주는 손길이 바쁘다. 효자동 쥬얼라인 최형준 대표. 하지만 아무래도 그의 인생에서 음악을 빼놓을 수는 없다.
노래하는 사장님! 현재 지역 음악인들과 결성된 짱음악 봉사단과 한국나눔봉사단에서 지역문화공연 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는 병원과 요양시설 등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 기타연주와 노래로 즐거움을 선물한다.
기타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친화력을 가진 악기다. 요즘 중장년층들 사이에서 기타콘서트는 추억을 떠올리는 문화공연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기타연주를 하면서 무엇보다 소외되고 마음으로 힘들어 하는 이웃들에게 ‘공감’이라는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가마니 팔아 마련한 기타
노래를 좋아했지만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시절. 중학교 2학년 때 그의 어머니는 항상 밖으로만 도는 아들을 집에 앉히기 위한 수단으로 기타를 사줬다. 가마니 100장을 팔아 사 준 기타였다.
최형준 씨는 “어머니가 저를 공부하게 만들기 위해 기타를 사주셨어요. 그 당시 기타를 사려면 가마니 100장을 15일 동안 짜야 살 수 있었어요. 하지만 어머니 바람과는 달리 저는 기타를 독학으로 배우면서 음악에 더 빠지게 됐죠.(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음악이 저에게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그는 30여 년 동안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지역 음악봉사인으로 제2의 인생
7080세대의 노래와 기타 연주로 삶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최형준 씨는 우연한 계기로 음악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취미삼아 라이브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을 보고 봉사단체에서 제의를 해 온 것. 이렇게 시작된 문화공연 봉사활동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소외계층을 찾아 나서는 무대는 봉사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을 받으러 가는 것이란다. “사실 제가 인기가수도 아닌데, 다음에 공연하러 가면 잊지 않고 반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제 삶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끼게 돼요. 나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활동하는 것입니다.”
매월 요양시설과 병원 등에서 두루 공연을 하지만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한 정심원에는 그가 꼭 빼놓지 않는 곳이다. 정심원은 정신 장애우들이 있는 곳이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찾아가 노래로 장애우들에게 말을 걸고 함께 웃는다. 그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로움도 생겼다.
7080세대 공유하는 음악카페 만들고파
그에게 기타는 남다른 자기만족과 자긍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에게 소중한 것은 ‘하기 싫은 것 안하는 자유’. 그 자유를 누리고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고 그는 말한다.
“제 인생에서 기타와 노래를 빼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이런 행복감을 주신 어머니한테 고맙죠.”
그에게 앞으로 꿈을 묻자 708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카페 공간을 만들어 보는 게 포부라고 밝혔다. “우리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디스크 자키와 통기타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을 살려 보고 싶어요. 추억과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건전한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의 가게에는 그동안 공연에서 찍은 사진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사진들이 어떤 트로피나 상장보다 값져 보인다.
문의 : 063-223-3331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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