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청노루’ 글쓰기 김영학강사

글쓰기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

지역내일 2011-04-14
봉사로 지역사회운동을 꿈꿔
“ 현실과 단절된 이상적 세계의 그윽한
평화와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시 뜻이 깊고 ‘청노루’라는 어감이 좋아 글쓰기 교실 이름으로 선택했다.
이름처럼 이곳을 거쳐 간 사람들이 평화로워지길 빈다.”
매주 무료 글쓰기 강좌를 펼치는 곳이 있고 그곳에서 재능봉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영학 씨다. ‘마음이 가지 않으면 단 한 번도 할 수 없는 것이 봉사란 것’을 누구보다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일부러 시간을 내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닐 터. 하지만 그는 “그동안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나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변의 보이지 않는 도움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가 받은 만큼 도움을 공동체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며 웃는다.

봉사란, 내가 받았던 혜택을 다시 돌려주는 것
2010년부터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글쓰기교실을 개설했다. 다니고 있던 성당 신부님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강좌를 해보자’고 제안하자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다. “원래는 10년 후쯤, 아이들을 키워놓고 할 생각이었으나 신부님 덕분에 사회에 대한 봉사가 앞당겨진 것이다. 지금이 바로 봉사할 때가 된 것 같아 오히려 신부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매주 한 번씩 모여 글쓰기 공부를 하는 강좌의 이름은 ‘청노루’이다. ‘청노루’라는 이름은 강좌 이름을 지으려고 고민하던 중에 박목월의 시 제목에서 고른 것이다. 우리 시문학에서 박목월의 시 ‘청노루’는 “현실과 단절된 이상적 세계의 그윽한 평화와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처럼 시 뜻이 깊고 ‘청노루’라는 어감이 좋아 글쓰기 교실 이름으로 선택했다. 이름처럼 이곳을 거쳐 간 사람들이 평화로워지길 빈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연극인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희곡으로 등단도 했으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간간히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2010년에는 ‘줄리 아씨’ 라는 연극으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기도 했으며 ‘허방’이라는 연극단체의 대표이기도 하다.
청년시절엔 기타와 장구를 치면서 노래운동을 했다. 그때 만난 아내와 결혼했고 아내는 지금까지 김 씨의 최대 후원자이다. 나이 서른에 노래운동의 꿈을 접고, 어릴 적 꿈이었던 학자가 되려고 대학원에 진학해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의 일과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 다해야
처음 강좌를 제안했던 신부님은 전통차에 해박해 수업 전에 늘 새로운 차를 내 오시고, 수업을 할 때는 글도 함께 쓰면서 수강생들이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단다. 또, 2010년에 수강했던 1기 졸업생들은 때때로 간식거리로 함께하며 즐거움을 주고, 인터넷 카페 개설 및 운영까지 맡아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한다.
그에게 ‘청노루’ 글쓰기 교실은 다른 세상으로 다가설 수 있는 다리다. 그는 늘 말한다. “글은 쓰는 동안 병든 마음을 치유할 수 있고,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고역인 요즘은 더욱 글쓰기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바쁘고 지칠 때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고 행복해 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더불어 “살아오는 동안 내 삶의 중심은 톨스토이의 화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톨스토이의 평생 화두를 되새기며 살고자 한다.”고 말을 잇는다.
그는 글쓰기 강좌 뿐 아니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며 세상을 보는 눈 역시 폭넓게 가지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강인란 리포터 post33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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