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대한민국에서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지역내일 2011-04-11

20년 이상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날들이었다. 그래서였을까. 40대 중반을 넘어서며 이제는 가족 안에서 나의 자리를 찾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사회생활을 접고 가족과 아이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아이와 나의 관계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었다.
엄마는 입시제도를 꿰뚫고 있어야 하며 아이의 모든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매니저 역할을 해야 했고 아이는 학교 내신 관리뿐 아니라 스펙을 만들기 위해 모든 활동에 적극적이고 우수한 만능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각자의 삶을 뒤로 하고 명문 고등학교와 명문 대학 입시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가는 전투사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건 아니다싶어 유학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그때 한미교육연맹과의 인연도 시작 되었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길게 바라봄으로써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있었으며 아이와의 1년 동안의 헤어짐은 더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미국에서 새 식구들과의 생활과 문화의 차이를 잘 극복함으로써 자신감을 얻고 돌아온 아이는 무슨 일을 하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또한 일취월장한 영어실력으로 한국에서의 영어 관련 다양한 활동도 해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나도 내 자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직장 정리 후 처음으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내 인생 후반의 2모작을 준비하는 기회가 되었다.
목적이 단지 영어공부를 위한 것이라면 유학 외에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 보단 아이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줌으로 인해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그로 인해 성숙되고 균형 잡힌 삶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주목적이 되어야 한다.
학생을 바라보는 기준이 점수 등급과 학습적인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 현실의 교육에서 다른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나 유학을 통해 아이와 가족이 잠시 떨어져 각자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고 본다.
주변에서는 사교육 하나도 안 시키고 아이를 자유롭게 놔둔다고 해서 나를 용감하다고 한다. 과연 내가 용감한 엄마인가?  왠지 마음 한구석에선 씁쓸한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떠올리게 된다.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나는 부모일까? 학부모일까?


문의 (02)576-0852 한미교육연맹 학부모회 회장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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