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외국인의 날’에서 차별적 요소가 없는 ‘세계인의 날’로 명칭이 변경됐다. 세계인의 날은 다양한 민족적,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결혼이민자가 10만 명이 넘어서면서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반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는 결혼이민자들도 많다. 그들을 소개한다.
김윤경 리포터 yk7317@hanmail.net
▶산이 무서웠던 성해연 씨 대학교수가 꿈
중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성해연(35 덕신리)씨는 중국 장춘에서 태어나 중국 학교만 다녀서 조선족이지만 한국말을 전혀 못했다고 한다.
어떻게 결혼이민을 생각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이 잘 사는 길은 한국으로 시집가서 친정 가족들이 자유롭게 한국을 왕래하며 돈을 버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환경도, 얼굴도, 언어도 낯선 한국행을 택했다. 울산공항에 도착하고도 계속 차를 타고 어디론가(청량면 덕하)를 한참 갈 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당시에는 중국에서 평원만 보고 자란 탓인지 처음 보는 산이 너무 무서웠다고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성 씨의 시댁은 연로하신 시어머니와 시누이, 시동생 등 식구가 많은 집이었다.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도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도착하자마자 새벽 6시에 식구들의 밥을 지으라고 깨울 때 울기도 많이 울고 음식도 혼자 만들어서 버리고 또 버리기를 수차례를 그 덕에 음식점을 낼 정도의 고수가 되었죠.”
나중에 친정어머니와 함께 삼산에서 갈비집을 운영할 정도로 음식 맛이 탁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이 일하던 친정어머니가 건강이 나빠져 중국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만두게 되었던 것.
그렇게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바빠서 결혼식은 엄두도 못 내다가 지난 2005년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과 다섯 살인 남자 아이 둘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언제나 말없이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남편이 성실하게 회사에 다니고 있어 더 풍족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어 더없이 기쁘다고 말하는 성해연 씨.
모 학습지 중국어 교사로 4년 동안 근무하다가 지금은 개인교습과 방송대에 중문학을 전공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그곳에서 그는 대학교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대학원은 중국 베이징에서 다닐 생각이라며 40세 전에 꼭 교수가 되겠노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지닌 신금녀 씨
신금녀(49 명촌동)씨의 첫인상은 고운 피부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 한국에 온 지 2년 6개월 된 신 씨는 한국말을 제법 잘한다.
“조선족이라 중국에서도 조선말로 대화를 하면서 생활한 덕분이에요. 부모님이 말을 잃어버리면 나라와 민족을 잃어버린다고 항상 말씀하셨거든요.”
하지만 읽기와 쓰기는 그리 능통하지 않다며 공부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재혼한 경우로 지금은 남편과 아들 둘과 다복하게 잘 살고 있다.
“지금의 남편이 회사 출장 차 중국에 와서 만나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연애를 하다가 친구에서 마누라가 되었어요.”라며 밝게 웃는 신금녀 씨다.
▶한국말 배우기에 더욱 열심인 이윤아 씨
이름을 묻자 “이윤아요. 남편이 지어 준 이름이에요.”
이윤아(25 태화동) 씨는 앳된 얼굴로 수줍게 입을 열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지 3년 7개월이 되었다. 많은 결혼이민자처럼 처음에 말도 모르고 음식도 안 맞고 등 무척 애를 먹었다고 말하는 그의 눈가에 물기가 묻어 나온다.
현재는 4살짜리 아들과 띠 동갑 남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구려 나가고 있다.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바라는 거요? 센터나 여러 곳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말도 배우고 친구들도 만나서 삶이 활기차고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나 같은 사람들이 우는 일이 없었으면 더욱 좋겠어요”라며 다부진 바람을 전했다.
윤아 씨가 한국말 배우기에 열심인 이유는 아이와 말이 통하지 않아 남편한테 의지하는 것이 너무 속상해서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프로그램 안내>
울산광역시 남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문화프로그램(오케스트라단)에 참여할 다문화가족의 자녀를 아래와 같이 모집한다.
* 대상 : 악기에 관심 있는 다문화가정의 초등학생 이상 자녀 20명(선착순)
* 장소 : 울산광역시 남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울산문화예술회관
* 참가비 : 무료
* 내용 : 음악이론 익히기, 악기(바이올린, 플룻, 클라리넷)기술 습득
* 프로그램 기간 : 12월 까지
* 프로그램 진행방법 : 주 1회, 1시간, 오후 5시 이후
* 문의 : 052) 274-3185~6
* 이메일 : uufamily36@hanmail.net
* 방문접수 : 울산광역시 남구 옥동 336-2번지 가족문화센터 A동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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