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회복

지역내일 2011-05-12

 


 단주를 얼마간 하였다고 해서 과음의 문제로부터 바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당사자는 물론 배우자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단주 초기에 몸이 나아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머지 모든 것은 으레 저절로 나아지는 줄로 안다. 당연히 장기적으로 치료를 더 계속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더구나 정신과에서 알코올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이고서 말이다. 그 결과 또다시 음주 실수를 하기도 하고 예전처럼 습관적으로 과음하여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알코올중독의 후유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간경화 같은 신체적 악영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몸만이 아니라 감정과 정신, 가정과 직업 등의 사회생활, 나아가 영적인 면까지 지대한 장애를 남긴다. 이러한 부분들은 술을 끊었다고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에 대하여 합당하게 깨우치고 연습과 훈련으로 몸에 배어들게 해야 한다.
오랫동안 단주해 온 C씨가 요즘 부쩍 자신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여 괴롭다는 것이었다. 10년 가까이 단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정체되어있는 그를 지켜보는 것은 안타깝지만, 한 단계 더 높은 회복의 전기를 찾는 것이 퍽 희망적이었다. 오랜 세월을 집안에서 가족과도 거의 대화가 없고, 홀로 단주하는 것에 모든 의미를 부여하였던 그가 아니었던가. 단주 모임에서도 초연했던 그가 이제는 동료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동료들과 거침없이 사회적인 교류를 반복하다 보면 회복의 또한 고비를 넘어서리라.
손상 받은 신체적 상태가 나아지고 자기 내면의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다음으로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들과 서로 만족하는 관계를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들, 배우자나 자녀들과 화해하고 서로 믿고 지지하는 관계로 복원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지난날 과음으로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많은 상처를 서로 주고받은 사이라서 회복이 더 더딜 수밖에 없다.
가족들이기에 관계가 더 빨리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 더 빨리 교정적인 사회관계를 경험하기에는 과음의 문제로 똑같이 망가진 경험이 있는 단주의 선배나 동료들이 편하다. 집단치료가 또 다른 차원에서 중요한 이유이다.
아직 부인을 대하면 긴장이 앞서 굳어지고, 아들딸과의 관계도 서먹서먹하여 결코 서로 만족한 관계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야말로  사회적 회복에 발을 뗀 것은 분명한 발전이다.


강원알코올센터 신정호 소장(연세대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