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북부교육지원청 한명복 교육장

교사 학생 학부모가 삼위일체 돼 사랑의 공동체 이뤄야

지역내일 2011-05-11

내일이 만난 사람-북부교육지원청 한명복 교육장
교사 학생 학부모가 삼위일체 돼 사랑의 공동체 이뤄야


구로지역의 신생 자율형 공립고 구현고를 단기간에 명문고로 만들어 고교 교육계의 ‘히딩크’라 불리던 한명복 교육장. 40년 동안 교직에 몸담아 온 그는 특히 구현고를 비롯해 서서울생활과학고 서울과학고 한성과학고 성북교육청 등의 개교 개청 작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며, 여의도고 재직시에는 고교 최초로 특수학급을 개설해 특수학급 담당교사를 맡기도 했다.
지난 해 9월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 교육예산 부족이라는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노원 도봉지역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한 씨앗을 부지런히 뿌리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교육계에 몸담으신지 40년이 되는데 평소 교육철학은?
-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사람의 근본적 도리는 하늘을 공경하는 것이고 또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모든 교육의 본질은 우리의 근원에 대한 공경심으로, 끊임없는 사랑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부임 후 느끼는 노원 도봉지역의 특징은?
-사람 사는 냄새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보통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지역으로 아마도 4개의 산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또 말에 어폐가 있겠지만 ‘현실적 이상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산수와 더불어 교통 문화시설 등이 촘촘히 골고루 섞여 있어 현실에서 이상으로 생각하는 지역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우리의 가치 진리 지표 목표 철학 방향 등이 북극성처럼 존재하지만 모두가 공유하는 북극성의 실체를 가진 지역이다.
더불어 사교육 일번지라 할 정도로 사교육이 발달해 있으면서도 공교육 또한 오밀조밀하게 촘촘히 이뤄져 있어 공교육과 사교육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역이란 생각이 든다.


▶노원 도봉지역의 자랑거리는 교육열이라 생각하는데 ‘교육=노원 도봉’이라 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한다면?
-경제의 시대, 정치의 시대를 거쳐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문화의 시대는 약육강식이 아니라 적자생존의 시대라 할 수 있는데, 즉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적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혁신’이고,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도 2011년을 혁신교육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북부교육지원청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혁신교육과 맥을 같이 하지만 본질적으로 혁신을 바라보고 체험해 같이 가고자 한다.
혁신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혁신학교’가 대표적이다. 현재 5곳의 혁신학교(노원구 1곳, 도봉구 2곳, 예비혁신학교 도봉구 2곳) 모델이 작동하고 있어 학교혁신을 이룩하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고 있으며, 이후로도 계속 추구하려 하고 있다.


▶학교혁신 사안들을 소개한다면?
-혁신학교는 배움과 돌봄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교육과정 교수학습 평가의 변화를 추구한다. 배움과 돌봄의 책임교육 실현을 위해 토론형 협력형 수업의 확대, 프로젝트 학습과 탐구 체험 중심의 교육활동 강화, 교사 자율의 수시평가 확대와 아울러 창의 인성교육을 통한 전인교육의 활성화,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적 성장을 위해 교육주체들의 인권과 자치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학교운영위원회 활성화, 학습공동체 운영 등을 통한 민주적 학교, 학생인권과 교권의 조화, 학생자치활동을 보장할 것이다.


▶재임기간 중 구상하고 있는 주력사업 및 교육활동은?
-진실한 사랑이 녹아져 내리는 배움의 공동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참다솜 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솜’은 사랑의 또 다른 우리말로, 누구나 원하지만 사실상 실천하기는 어렵다. 관념 속에서 머물다 사라지더라도 재임기간동안 꾸준히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수락산 불암산 도봉산 북한산과 중랑천 등 산수가 어우러진 이 지역에서 학생들이 꿈과 길을 펼칠 수 있도록 ‘창의체험자원지도(CRM: Creative activity Resource Map)를 개발해 일선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지적요소의 주된 부분은 학교에서 찾고, 인성이나 창의적인 요소는 지역에서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도서관 박물관 체육관 등 교육의 소재를 많이 찾을 수 있어, 학생들이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체험할 지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원하고자 한다. 스펙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다. 스펙을 쌓다 보면 인성이나 창의적인 요소도 쌓일 것이라 본다.


▶4월 초에 북부교육발전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그 필요성 및 활동의 방향은?
-미국의 세계전략을 구상하는 글로벌 싱크탱크(Think Tank)로 유명한 랜드연구소처럼 교육현장이 중심이 돼 싱크탱크를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북부교육발전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례모임을 통해 전략적으로 전문적 견해를 나누고 교육현장, 교육정책, 교육수요자의 요구 등에 대해 진단 조치 처방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에 있는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경험과 학식이 공유되었으면 좋겠다.
제가 하는 일은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작하고 내 임기 중에 결실을 맺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새로운 색을 입힌다면 아름다운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비록 조그마한 겨자씨지만 먼 훗날 북부교육을 넘어 서울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싱크탱크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의 학부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교육은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고,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고, 학부모가 학교를 신뢰하는 라인에서 출발해야 한다. 학교교육은 누구 하나만 잘해도 안 되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돼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야지만 그 결실을 맺을 것이다.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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