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고교유형으로 인해 고입부터 선택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일반계 고등학교에 영어, 과학, 예체능분야를 특성화해 심화된 수업과 활동이 가능한 중점학교가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수원에서는 천천고등학교(이하 천천고)가 유일하게 영어중점학교로 선정됐다. 영어교과교실, 학교 도서관내 잉글리시 카페, 사이버영어교실, 다양한 영어 관련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수준에 맞는 영어실력 향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를 친숙하게-다양한 멀티미디어 활용 가능한 영어교과 교실
천천고에는 여느 학교와는 다른 English Zone이 있다. Cambridge, Stanford, Harvard 등으로 이름 붙여진 7개의 영어전용 교실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활동이 가능한 책상,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듣기·말하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컴퓨터 등이 구비돼 있다. 학생들은 지루한 수업이 아닌 자신들의 수업결과도 게시하면서 입체적이고 자발적인 영어수업을 하고 있었다.
“영어 중점학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어 수업시수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기본영어수업 외에 실용회화, 영어독해와 작문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늘어난 시수 1시간은 영어독서진단프로그램(SRI)과 영어읽기점검프로그램(SRC)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심화·기본·기초)에 맞는 영어독서를 지도한다. 또한 2시간 연속 수업을 하는 블록타임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2개 학급을 3개 수준(심화·기본·기초)반으로 편성한 수준별 이동수업도 전 학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송희 어문사회부장이 설명하는 천천고만의 차별화된 영어수업이다.
영어독서는 교과서 위주가 아닌 여러 주제의 책을 읽음으로써 영어읽기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더불어 영어독서기록장 기록, 영어독서인증 급수 부여, 다독자 수상 등의 방법으로 독서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킨다. 블록타임제는 역할극, 토론, 프로젝트 등으로 보다 활발한 학생 중심의 활동수업을 가능케 한다.
“무엇보다 수업 인원수가 줄어들어 자기 수준에 맞춰 실제 생활에 필요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능력을 키워나가기 수월해졌다. 영어에 자신감을 갖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이 부장은 덧붙였다.
영어중점학교의 면모는 여기서가 끝이 아니다. 사이버 영어교실을 통해 가정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어를 전문적으로-맞춤식 방과 후 영어교육프로그램과 영어동아리 활성
수준과 능력에 맞춰 학생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보충영어프로그램에서도 보여 진다. 천천고의 1, 2학년은 무학년제로 TEPS, 구문 및 어휘반, 영문법반, 독해반 등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자신의 부족부분이나 관심, 수준정도에 따라 선택하는 영어보충수업은 쑥쑥 성장하는 실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영어중점학교답게 전문화된 영어어휘력향상반, 영자신문반, 영어그림일기반 등 영어동아리들의 활약상도 놀랍다. 학생들이 매년 1회 발행하는 영자신문 ‘Cheoncheon Dreams’는 그 영작문 실력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장원지 학생은 “대다수 학교의 학생들은 능력에 관계없이 똑같은 수업을 받지만, 차별화된 천천의 영어수업은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영어수업에 대한 감상을 남겼다. 박유진 학생의 지리산 수학여행기, 김종고 학생의 천천고 등교 풍경 등의 기사도 고교생다운 신선함으로 흥미를 일으킨다. 이디엄북(Idiom Book)을 만들어보는 영어어휘력향상반의 작품이나 예쁜 그림과 함께 일기를 적어가는 영어그림일기반의 활동도 영어에 대한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영어 말하기·팝송·촌극 등의 각종 대회는 전 학생들에게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 주3회 실시되는 아침 영어듣기방송이나 점심·저녁 식사시간을 이용한 말하기연습 등도 영어중점학교인 천천고에서 제공되는 특별한 프로그램.
김선문 교감은 “교육의 효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영어를 매개로 한 여러 활동 등은 점진적인 실력의 향상뿐 아니라 추억으로 남아 정서나 인격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영어중점학교는 시작일 뿐, 도전과 변화로 최고로 나아가다
천천고는 사실 그동안 진학률에서 상위를 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천천고의 변화는 시작됐다. 영어중점학교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향상시켰고 우수 학생들의 지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1~2년 후 상위권도약을 목표로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장점은 더욱 발전시켜 가고 있다. “영어의 전 영역에 대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됐다. 평소 외국어에 관심이 많거나 전공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영어중점학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문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어 수학이나 경영학, 일본어를 전공하더라도 우수한 영어실력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며 강영수 교장은 천천고의 장점을 전했다.
이러한 천천고의 노력은 곳곳에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수준별 및 맞춤형 수업을 진행해 학생 중심의 교실문화로 탈바꿈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수시전형 준비를 위해 교사 직강의 논술반, 적성반 등을 마련했고,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 개인활동보고서의 작성을 적극 지도 장려하고 있다. 특히 8명의 진학경험이 풍부한 교사로 ‘진학정보위원회’를 구성, 학생들 개개인의 자료를 철저히 분석한 맞춤형 진학지도로 학부모의 큰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도전과 변화를 통해 차근차근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하는 학교로 나아가는 천천고의 내일이 주목된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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