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꽃들이 한창이다. 작년과 다르게 날씨가 너무 쌀쌀해 봄꽃을 한참 기다렸던 사람들에게 조금은 방해가 되고 있지만 말이다. 여기 저기 피었던 벚꽃과 개나리는 이제 한 물 가고 철쭉들이 한창 제 멋을 발휘하고 있다. 주말만 되면 가족과 함께 꽃구경을 가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꽃들이 한창 무르익은 이 계절을 한참 기다린 사람들에 정말 행복인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그런데 여기에 쓰인 한참과 한창. 받침 하나만 다르지만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이 두 단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참’은 ‘어떤 상태가 무르익은 때를 뜻하거나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현재 진행형의 모양’을 뜻한다. ‘요즘 산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한창이고, 여기저기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그 아가씨는 시집 갈 때가 돼서 그런지 한창 예쁘다’, ‘검찰이 수사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농촌 들녘에서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등과 같이 가장 무르익은 때를 뜻할 때를 나타날 때 사용한다.
반면 ‘한참’은 ‘오랜 시간이나 시간이 꽤 지나는 동안’을 뜻하며 어떤 일을 하는 데 요구되거나 필요한 양적 시간의 개념이다. ‘한참 쉬었다 다시 의논해 보자’, ‘그녀는 저녁놀을 한참 바라보더니 원인 모를 눈물을 흘렸다’, ‘봄이 오기를 한참 기다렸다’, ‘그는 말도 없이 한참 나를 쳐다보았다’처럼 일정한 시간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한참’은 그 유래도 재미있다. 조선시대에는 중앙의 명령을 지방에 전달하거나 관리들의 사행(使行), 운수(運輸)등을 뒷받침하는 장소로 역참이란 것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역참과 역참 사이의 한 단위 거리(길이)를 뜻하는 말이 ‘한참’이다. 그 ‘한참’을 말(馬)을 이용해 달리다 보면 시간도 걸렸을 것이고, 시계가 없던 시절엔 시간을 대용하는 말로 ‘한참’이 사용됐을 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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