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구강내과’라는 전공 분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이비인후과에서나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를 치과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
입과 얼굴 내과적 치료는 구강내과
구강내과는 내과적 치료를 통해 입과 얼굴, 턱에 발생하는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치과의 전문 분야다. 턱관절 질환, 구강안면통증, 구강점막질환, 구강건조증, 미각장애,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입 냄새 등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한다. 이와 같은 질병은 전신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구강내과는 전신과 구강을 연결하는 전문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구강내과 대표 질환은 턱관절 장애다. 턱관절 장애란 귀 앞 부위의 턱관절에 장애가 생긴 것으로 대표적인 구강내과 질환이다. 입을 벌리고 다물 때, 귀 앞의 악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리거나 다무는 것이 불편하고, 턱을 움직이거나 음식물을 씹거나 하품을 할 때 귀 앞(귀밑 또는 귀 뒤)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 등이 주요 증상이다. 대개 턱을 움직일 때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턱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겨 먹거나 앞니로 손톱을 물어뜯거나, 평소 이를 꼭 깨물거나, 잠을 잘 때 이를 갈거나,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입을 너무 자주 크게 벌리거나 하는 것들이 모두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턱관절 장애는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운동요법, 행동요법, 교합 치료 등을 시행한다. 대개 1~4주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약 3~6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증세가 호전된다.
또한 치료를 받으면 턱관절 장애와 더불어 목과 어깨의 통증 및 두통 등 기타 증상도 개선될 수 있다. 김현철 병원장은 “턱관절을 구성하는 조직은 일단 망가지면 원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턱관절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턱관절을 보호해주고 기능을 안정시키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참기 힘든 통증 삼차신경통
아침에 세수를 하거나 칫솔질을 할 때, 음식을 먹으려고 할 때 등 얼굴이나 입 안에서 갑자기 전기가 통하는 것과 같은 충격적인 통증이 발생해서 꼼짝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너무나 아픈 통증이라 견디기 힘들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통증이 곧 사라진다. 하지만 얼굴이나 입 안의 어느 부위를 건드리면 또다시 전기가 통하는 듯한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삼차신경통이다.
환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이며 통증은 얼굴이나 턱의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편에서만 나타난다. 이러한 삼차신경통은 일반적인 진통제를 복용해봐야 거의 효과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구강내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과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일단은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지켜보다가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나 신경 차단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신 건강의 거울 구강점막질환
구강점막은 신체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신체의 내부적 변화와 외부적 자극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매우 다양한 질병이 나타나는 곳이다. 구강점막질환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잘 발생하지 않으며, 주로 피로하거나 쇠약한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그래서 혀와 구강점막의 건강 상태를 전신 건강의 거울이라고도 말한다.
구강점막질환이 있을 때는 입 안이 따갑거나 화끈거리고 음식을 먹을 때 고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 입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구강점막 증상은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 경우도 있고, 피부병과 같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조직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 치료법을 활용해 보다 빠르게 완치할 수 있게 됐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구강내과에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역시 구강내과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코골이는 수면 중 구강과 연결된 기도가 좁아져서 입천장이나 구강인두 조직의 진동이 일어날 때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은 기도가 완전히 막혀서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가 한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로 40대 이후 남성과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잘 발생하는데, 비만한 사람이나 술을 마시고 잠자는 경우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고혈압, 심장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현철 병원장은 “흔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가 이비인후과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치과 내 구강내과에서도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구강 장치 요법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비교적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치료에 따르는 고통이 거의 없고 사용하기가 편리하며 부작용이 적고 치료비가 적게 드는 좋은 치료법”이라고 추천했다.
도움말 : 치의학박사 김현철 병원장
양지연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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