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통기타를 꺼내들다

세시봉 열풍에 통기타와 포크송 인기 치솟아

지역내일 2011-03-29

MBC 예능 프로그램인 놀러와를 통해 다시 만난 ‘세시봉 친구들’ 김세환, 윤형주, 송창식, 조영남. 방송을 접한 사람들은 그 시절 그 노래와 함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순식간에 통기타가 전해주는 그리움과 애틋함 속으로 빠져들었다. 


덕분에 악기전문점에서는 통기타가 동나고 주변 실용음악학원이나 문화센터에는 통기타 수업이 일찌감치 마감되는 등 세시봉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음을 울리는 통기타의 매력

사실 지금은 집집마다 아이들이 연주하는 피아노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통기타야말로 웬만한 집마다 가지고 있는 필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통기타가 장롱 위나 골방 깊숙한 곳으로 슬금슬금 물러나면서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기 시작했다. 기계음이 더해진 빠른 템포의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이 인기를 끌면서 포크송과 함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 멀어졌던 통기타와 포크송이 다시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시끄럽고 자극적인 음악에 지친 우리의 귀와 마음을 씻어주고 잔잔한 선율과 귀에 쏙 들어오는 메시지 담긴 가사로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왕초보에서 고수까지 수준별 수업 

통기타 열풍을 반영하듯 우리 동네에서 통기타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다. 연수문화원도 그 중 하나. 연수문화원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초급, 중급, 고급 과정이 연이어 진행된다. 수요일에는 직장인을 위한 저녁반 수업도 진행된다. 

‘도레미’는커녕 악보 보는 법조차 모르는 왕초보자도 들을 수 있는 초급과정부터 기본적인 코드로 간단한 연주를 배우는 중급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전곡을 연주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늘어가는 고급과정까지 수준별 수업이 진행된다. 

애정과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게 통기타 수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쉬운 일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으로 코드를 잡느라 애쓰다보면 왼쪽 손이 성한 날이 없을 정도로 갈라지고 아물고를 반복하기 때문. 

이 과정을 4~5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손끝에 굳은살이 생기면서 중급자 코스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하기 마련이다. 고단하고 만만치 않은 연습과정을 이겨내지 못해서다. 

때론 마음처럼 쉽게 늘지 않는 실력에 실망해서 기타를 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과 갈등을 이겨내면 고급자 코스로 돌입하게 된다. 

능숙하진 못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곡들도 차츰 늘어간다. 


연수문화원 통기타 동아리 ‘칼립소’

연수문화원에는 초중고급 과정을 모두 이수한 능력자들이 활동하는 ‘칼립소’라는 학습동아리가 있다. ‘칼립소’는 통기타와 포크송을 함께 배우는 동아리로 30~50대 주부 18명이 함께 하고 있다. 


동아리 연습은 매주 화요일 오후 12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 수업은 시작은 있지만 끝은 정해져 있지 않은 게 특징이다. 

일단 한 시간 반 동안 강사의 지도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수업이 끝났다고 해서 일제히 일어나 집에 가지 않는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서로 연습에 돌입한다. 실력이 나은 사람과 부족한 사람이 짝을 이뤄 개인적으로 배우고 연습한다. 서로가 서로의 스승이자 동료인 셈이다. 

공연도 했다. 연수구 평생학습축제에서도 선을 보였고, 지난 2009년 인천 지역 문화원 연합회 동아리 경연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오는 5월 28일 연수문화원 내 휴게실에서 7080 포크송과 함께 기타 연주를 들려주는 공연도 열 계획이다.  

김희경 회장은 “처음 기타를 배울 땐 어색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쉽게 엄두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기타 수업이 있는 화요일이 일주일 중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라며 “속상한 일이 있었어도 기타치고 노래 부르다 보면 어느새 다 잊게 될 만큼 스트레스를 없애는데 기타가 최고”라고 말한다. 

 
인터뷰 

연수문화원 통기타교실 방윤식 강사

기타연주는 풍요로운 삶을 위한 특별한 취미 


연수문화원 통기타교실을 맡고 있는 방윤식 강사는 통기타 연주야말로 중장년층을 위한 최고의 취미활동이라고 조언한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생활이 얇아지기 마련입니다. 

남성들은 술에 빠지게 되고 여성들은 수다가 유일한 취미가 되는 게 현실이지요. 

하지만 기타와 포크송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은발의 어르신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부르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면서 기타연주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배려한다. 

“동아리 회원 대부분이 주부들인데 살림하랴 일하랴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요. 

그래서 진도 나가는데 연연하지 않고 이 시간을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수업합니다. 

젊은 시절 즐겨 부르던 7080 가요 위주로 노래도 부르고 연주도 하면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죠. 조금 실수하면 어때요. 


즐겁게 연주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통기타 배울 수 있는 곳

연수문화원 : 821-6229

홈플러스 논현점 : 455-8003

홈플러스 간석점 : 870-8003

옥련2동 주민센터 : 810-5341

연수3동 주민센터 : 810-5345

인천근로자문화센터 : 578-2121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 442-8017

인천 신세계 아카데미 : 1588-1234

간석3동 주민센터 : 453-5342

구월3동 주민센터 : 453-5260

논현고잔동 주민센터 : 453-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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