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면/인터뷰 부모교육의 달인 김은순 강사
부모는 ‘사공’ 아닌 ‘등대’
소수 엘리트 성공담에 휘둘리지 말아야
내 아이를 기준으로 맨투맨으로 접근해야
이 세상에 자식 키우는 일 만큼 공이 많이 들어가고 품을 많이 쏟는 일이 또 있을까.
옛말에도 ‘자식 키우는 사람은 입찬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그만큼 자식농사가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라는 말일게다.
초등교사로 재직하다 부모교육 전문가로 변신한 김은순 강사는 20여 년 동안 인천과 부천에서 부모-자녀, 교사-학생 관계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는 자타공인 부모교육의 달인이다.
초중고 학교와 도서관, 복지관 등 공공기관에서 자녀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수구 하반기 구민테마강좌는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자녀교육은 마라톤, 긴 안목으로 봐야
지난 4월 22일 인천광역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자녀와의 대화법 배우기’ 강의가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4회에 걸쳐 마련된 이번 강의는 아이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사춘기 자녀교육의 방향과 자녀와의 대화에서 부모가 가져야 하는 기본 태도, 효과적인 대화방법 등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김은순 강사는 “올해 내 나이 62세로 이제 두 아이 모두 결혼해서 각자 가정을 이루고 손자도 봤지만 여전히 부모노릇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모노릇의 끝은 인생의 마지막 날 숨넘어가기 직전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달리 말해 한해 두해 아이가 잘 큰다고 해서 혹은 성적이 좋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만큼 부모노릇은 끝이 없는 일이라 자녀교육에 대해서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자녀교육은 마라톤입니다. 긴 안목으로 바라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장기 레이스지요. 이것이 바로 부모노릇이 조심스러운 이유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대신 ‘그럴 수도 있지’
김 강사는 현재 가정·성폭력 행위자의 교정교육과 피해자의 상담업무도 맡고 있다.
“한 달에 몇 차례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나 교정하고 상담하는 일을 하다 보니 신문에 보도되는 끔찍한 사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어떻게 그럴 수가’라는 생각이 많았다면 지금은 ‘그럴 수도 있지’라는 쪽으로 바꿨죠.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세상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은 나와 내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내가 알고 있는 아이 모습이 전부라는 착각을 버려야 합니다.”
때문에 부모교육은 내 아이를 꾸준히 살피고 주의 깊게 바라보는 과정이 첫 번째다.
또래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대해 부모가 미리 공부하고 아이의 신체적, 심리적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많은 부모님들이 사춘기 아이들을 대하기 어려워합니다. 사춘기는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인 부분 모두 매우 혼란스런 시기입니다.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죠. 자신도 모르게 반항이나 일탈행동을 하고선 곧바로 후회하게 됩니다.
그럴 때 부모가 ‘어떻게 그럴 수가’라는 생각에 지나치게 비판하거나 야단치기 보다는 부드럽게 타이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에 거슬리는 아이 모습도 정상적인 발달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면 훨씬 그 시기를 아이와 부모 모두 수월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민들레를 장미로 키우는 잘못 범하지 말아야
김 강사는 강의하면서 소수의 엘리트 자녀교육 성공담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저마다 다른 아이들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
“사람은 상대적인 존재입니다. 절대적인 행복의 가치란 쉽지 않지요.
내 아이가 미워지고,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지는 건 잘난 아이들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자녀교육은 맨투맨입니다. 아이 키우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내 아이와 남의 집 아이가 다른데 어떻게 같은 방법으로 교육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저를 포함한 우리 부모들은 인간인지라 아이 키우면서 일률적인 잣대로 아이를 평가하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지나친 욕심을 부리곤 하지요.
때문에 끊임없이 부모 스스로 자신의 양육태도를 점검해봐야 합니다.”
또한 김 강사는 “모든 아이들은 다 저마다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잘할 수 있는 일이 서로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아이들을 부모의 욕심대로 ‘공부’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민들레는 민들레로, 장미는 장미로 키워야 제 몫을 하고 제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는데 민들레를 장미로 키우려 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개성 없는 꽃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죠. 부모교육의 첫 걸음은 내 아이가 타고난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원하는 아이로 일방적으로 사육하지 않고 아이 각자의 꽃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의 개성과 기질을 존중하고 아이의 씨앗 그대로를 키우되 최상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옆에서 가지치기하고 물주고 가꾸는 일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도표
부모교육 프로그램
교육기관 | 주제 | 일정 | 교육비 | 문의처 |
인천지역사회교육협의회 | 좋은 부모를 위한 효과적인 대화법 | 4월~12월 주중, 주말, 직장인을 위한 야간 강좌 | 교육비는 시교육청 지원 교재비 15,000원 | 429-6250 |
인천학부모지원센터(시 교육청) | 아동-청소년 자녀에 대한 이해 | 4월 30일 토요일 오전 9시 30분~12시 30분 | 무료 | 420-8193 |
인천학부모지원센터(평생학습관) | 좋은 아버지 교실 | 5월 11일~6월 1일 매주 수요일 저녁 7~9시 | 무료 | 420-8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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