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 되면 평소 보다 많은 학생들이 종종 찾아와 모르는 문제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한다. “선생님,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가리켜 주세요.”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기특해 칭찬을 해 주고 싶지만, 먼저 ‘가리켜’가 아니라 ‘가르쳐’라고 해야지 하며 핀잔을 준다. 물론 그 학생이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몰라서 잘못 사용한 것은 아니다. 알면서도 무의식 중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또한 길을 가다 보면 “이 물건 정말 좋은데 어느 백화점에서 샀는지 가리켜 줘.” 라고 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듣게 되는데, 이때도 역시 ‘가리켜’가 아니라 ‘가르쳐’를 써야 한다. 이렇듯 우리는 뜻을 알면서도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두 단어를 혼동하여 잘못 사용하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이며 ‘가르치다’는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 상대방이 아직 모르는 일을 알도록 일러주다’이다.
이렇듯 가리키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 모두 무언가를 알려주려고 하는 행동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두 단어를 혼동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의미가 분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철수라는 아이가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 답을 맞추어 보니 틀렸다. 열심히 풀었지만, 왜 틀렸는지 가르쳐 주기 위해서는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 가운데 잘못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지적해 주고, 제대로 푸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처럼 말이다. 또한 ‘학교에서 나를 가르쳐 주는 사람을 가리켜 선생님이라고 한다’라는 문장만 기억해도 두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구별하여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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