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사람들 - ‘중정다례교육원’ 김미숙 원장

“강원도에 차 문화의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차 문화 및 차 생활 전문 인재 양성에 앞장서...

지역내일 2011-04-30

  근화동 ** 골목길에 자리잡은 ‘중정헌’. 문을 열자 은은한 차 향기와 함께 이곳의 안주인은 김미숙(50) 원장의 고운 미소가 손님을 맞는다. 그녀에게 녹차 한잔 받아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차를 다리는 정성과 고운 자태에 ‘과연 내가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을만한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것을... 두 손으로 받은 찻잔을 살며시 입에 대는 순간, ‘와~ 원래 녹차 맛이 이런 것이었구나!’ 은은한 향과 맑은 맛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전라도 고흥에서 나온 첫 싹을 며칠 전 손수 따고 말려 만들었다는 햇차. 하루 종일 딴 차가 200g도 안된다고 하니, 그 녹차 한잔에 그녀의 시간과 마음과 에너지가 다 녹아있는 듯하다. 

‘중정’의 도리를 잘 지키는 차인이 되리라.
전라남도 장흥이 고향인 김미숙 원장은 어릴 적부터 차밭을 보고 차를 마시며 자랐다. 하지만 그녀가 전문적으로 차를 배우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당시 5.18 운동이 일어나면서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어요. 마침 부모님과 함께 보림사를 찾게 되었는데, 한 달간 머물면서 스님과 직접 차를 만들어보게 되었죠.” 그녀는 당시 차를 만드는 법만 배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차는 단순한 음료이기 이전에 예절과 인격을 수양하는 대표적인 생활 문화입니다. 진정한 차의 본질을 그 당시 막연하게나마 스님에게 배웠던 것 같습니다.”
이후 대학교 다도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차와 인연을 맺은 그녀는 군인인 남편을 따라 1년에 한번은 이사를 다녀야만 했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해준 것은 차였다. 그녀가 차인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차 문화를 보급하게 된 데는 일타큰스님의 영향이 있었다. “20년 전, 해인사 지족암에서 일타큰스님이 초의선사의 중도사상과 정신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때 일타큰스님께서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이 천하의 바른 도를 실천하는 차인이 되라시며 중정다례원 현판에 글을 써 주셨습니다.” 그 이후 그녀는 어린 고사리 손에서 90세가 넘는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차 문화를 전하며 지내고 있다.
정성스런 마음가짐과 즐거운 분위기가 좋은 차를 만든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다도’라 불리는 것은 일본식의 변형으로 일본인 특유의 형식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 차 마시는 법을 복잡하게 정해놓고 그 형식을 ‘다도’라 부르는 것이다. 김미숙 원장은 대부분의 다도회나 다도 강좌들이 일본식 다도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일본식이라 무조건 배척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인에게 맞는 차 문화가 고대부터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문화는 실생활과 격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복잡한 형식에 얽매여 진정한 본질을 알지 못한다면 안되겠죠.”
그렇다면 좋은 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김미숙 원장은 “차를 우려내기만 하면 절로 맛있는 차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좋은 차와 종류에 따라 차를 우려 마시는 요령, 다구, 다식 등 마시는 사람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차를 우려내는 사람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좋은 차를 만드는 핵심. “차라고 하는 지극히 감성적인 미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집중이 필요합니다. 정성을 쏟고 마음을 집중해야만 진정한 차를 만날 수 있죠.” 더불어 그녀는 맛있는 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좋은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좋은 분위기는 한 마디로 밝고 정은하며 즐거운 공간과 시간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차를 즐기기 위해 특별한 장소를 마련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소박한 가구라 할지라도 제자리에 자리하고 있어서 차분한 느낌을 주어 밝은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그만이겠죠.”


 차 문화 예술 교육을 전하다.  
그녀가 운영하는 중정다례교육원은 인성, 예절, 차문화 교육프로그램으로 유아부터 성인까지 차문화 예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산만하고 버릇없던 아이들이 교육 후 달라지는 모습에 부모들까지 함께 할 정도. “쓰다며 얼굴을 찌푸리던 아이가 차 맛을 알게 되고, 산만했던 아이들이 정중히 인사를 하며 돌아갈 때는 정말 마음이 뿌듯하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차와 함께 하는 벗들과 각 학교와 유치원, 교육기관에 전통 차 문화를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앞장설 것이며,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강원도에 차 문화의 꽃을 피우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문의 중정다례교육원 243-7227, 070-4149-9785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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