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가축시장이 19일 재개장했다.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폐쇄된 지 5개월만이다.
부분 개장이라고는 하지만 다시 열린 우시장은 활기찼다. 송아지를 출하하려는 축산농 뿐 아니라 시세를 확인하려는 이들도 경매장을 찾아 북적였다. 문을 닫기 전 하루평균 250마리의 소가 거래됐던 남원 우시장에는 이날 87마리의 송아지가 경매에 나왔다. 생후 6~7개월 된 송아지를 내놓는 것이 보통인데 출하시기를 넘긴 8~10개월 된 송아지도 적잖았다. 가격은 신통치 않았지만 2마리를 제외한 85마리가 새 주인을 찾았다. 남원 가축시장은 매달 4일, 9일 등 5일 단위로 열리며 송아지 경매는 4일과 14일에만 운영된다.
전북지역 최대 우시장인 정읍시 북면 우시장도 이날 문을 열었다. 정읍은 3000여 농가에서 한우 7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고, 한우협회 정읍지부 등이 매월 1~2차례 경매를 실시한다. 19일 경매에선 239마리가 거래됐다. 구제역 전 경매보다 배가 많은 숫자다. 출하시기를 한참 놓친 생후 12개월 된 송아지도 경매에 나왔다. 우시장이 폐쇄되면서 축산농이 ''울며 겨자먹기''로 길러온 소들이다. 평소 생후 6개월 된 200㎏ 송아지는 210만~29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이날은 2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됐다. 가격이 신통치 않으니 유찰률도 5%를 넘겼다.
한우협회 관계자들은 쇠고기 소비량이 줄면서 산지 소값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한우협회 정읍지부는 "경매가가 몇 달 정도는 기대치에 못 미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축산농들은 그러나 경매가 다시 시작된 것 자체를 반기는 분위기이다. 전북 장수에서 왔다는 축산농 김 모씨는 "송아지가 중(中)소가 되도록 사료값만 들이면서 쳐다만 봤는데 경매시장이 열린 것만 해도 어디냐"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구제역 청정지대''를 유지하기 위해 생축반입을 당분간 금지키로 했다. 19일 가축시장을 개장하면서도 전면개장은 5월로 미뤘다. 우시장에서도 4월엔 송아지 경매만 실시할 예정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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