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독서모임 ‘온(On)''

지역내일 2011-04-28

알아가고 배우며 그 속에서 ‘나를 성장시킨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꽃피운 4월 14일. 봄꽃 내음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유혹이 생긴 날이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송천도서관에서 모인 이들이 있다. 주부독서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인네들.
가사와 육아, 일 등 각자 바쁜 일상 중에서도 한 달에 두 차례씩 모여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있는 책모임 ‘On''(회장 박진자). 그녀들의 삶 속에서 책을 통한 소박하고 소중한 자리가 마련되고 있었다.
결혼하고 여자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살아오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이날만큼은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독서토론에 임하는 날이다. 이날 독서모임 책 체목은 ‘세종처럼’(박현모 저)이다. 작가에 대한 지식나눔과 책 탐구가 진지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이어진다.
이날은 ‘세종’의 리더십과 신하들과의 소통, 백성에 대한 헌신 세 가지 관점에서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세계연표와 우리나라 시대상을 비교해 가며, 알아보는 시간도 갖는다. 이 모임에 참여하면 상식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년 멤버로 8년 동안 이 모임을 이끌어 온 전 회장 최재덕 씨는 “독서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미리 그 주의 책에 관한 질문들을 회원들에게 받아서 포커스를 맞춰요. 책을 읽고 새롭게 안 사실과 나의 생각 등 책을 짚어가며 구체적으로 읽어가는 시간이죠.”

학부모독서회에서 출발해 11년째 활동 중
지금까지 성장을 거듭한 ‘온’은 2001년 3월 기린중학교 학부모 모임인 ‘기린학부모독서회’에서 출발한다. 당시 자녀들의 독서교육과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에 11명이 참여했고, 현재도 원년 멤버인 7명이 ‘온’에서 활동 중이다.
‘온’은 처음 학부모독서회라는 작은 타이틀로 출발하였지만, 현재 모임은 30대에서 60대까지 주부로 책과 소통하는 모임에 주력하고 있다. 여느 학부모회와는 달리 책을 좋아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일반 주부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온’은 매월 첫째·셋째주 목요일 오전 10시 송천도서관 2층에서 어김없이 독서모임을 갖는다. 이들의 독서활동은 독서의 틀을 넘어 책 탐구와 배경지식을 아우르는 폭넓은 책읽기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온’의 책선정은 주부 수준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문학, 인문, 사회과학분야와 새로운 시각이 들어간 책을 선정하고 회원들간 추천을 받기도 한다.

10년 동안 다져 온 상식에 자신감 생겨
한권의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삶의 활력소이자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는 것과 같다.
원년 멤버인 김정례 씨는 “그 전 학교 다닐 때 배운 지식보다 이 독서모임을 통해 읽은 책에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어요. 한 달에 2권씩 꾸준히 10년 정도를 읽으니,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마도 이런 자신감이 지식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책을 혼자 읽게 되면 자칫 자신만의 생각에 빠질 수 있지만, 다른 이들과 토론을 함으로써 한 권의 책을 통해 많은 이들과 인생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은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최재덕 씨는 “특히 주부들이 빨리 자존감을 찾아야 해요. 많은 주부들이 경제력, 학벌, 자식의 성적에 의해 의기소침해 하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 모임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오픈시키지 않도록 하는 편이죠. 대개 책에 관한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가고 이날 만큼은 책을 온전히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주부독서모임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회원들간 부담없는 소통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특히 이 모임에서 가장 큰 장점은 책값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 도의 지원을 받아 매달 회원들에게 책이 지원되고, 다 읽은 책은 도서관에 반납하고 있다.
최재덕 씨는 “일반 주부들에게 독서모임은 큰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접해야 할 책들이나 이야기 생각들을 반가운 사람들과 모여 푸는 대화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해요. 매월 책을 정기적으로 읽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회원들간 힘을 합쳐 책 한 권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책모임 ‘온’에는 방학도 있다. 매년 아이들 방학에 맞춰 1·2월과 8월에 방학을 한다. 이는 가정 내에서 독서모임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책모임 ‘온’은 자기 안의 생각에 빠지지 않고, 또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모임으로 우리 생활 안에서 공유하는 모임이었다.
■ 문의 : 063-278-9403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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