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분당의 선택- 후보 동행 취재기
4·27 재보궐 선거가 일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지난 16~20일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분당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 사람의 유권자를 더 만나기 위해 아침 출근길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은 물론 아파트 상가 교회 공원 노인정 주민센터 어린이집 등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돌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 여야의 거물 정치인이 후보로 나선만큼 이번 분당을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뜨겁다. 더욱이 여론조사기관마다 결과가 달라 승자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 과연 분당의 유권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두 후보의 선거 유세현장을 분당내일신문 리포터가 밀착 동행 취재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분당의 텃새, 표심의 텃밭을 노린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의 유세장 뒤밟기는 먼저 일정 점검에서부터 시작됐다. 지역신문으로서 가장 큰 관심은 보궐선거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반응이었다. 때문에 강 후보가 지역주민들을 편안하게 만나는 자리를 우선으로 따라나섰다. 강 후보와 유세팀이 나선 현장 반응은 어디나 활기차고 화기애애해 보였다. 선거의 핵심은 만남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유세는 후보자가 유권자를 찾아 나서는 행위이다. 반대로 유권자가 후보를 찾아주어야 하는 투표일의 반전은 한 치도 예상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이었다.
#4월 16일 오후 4시 30분 정자동 이마트 앞
강재섭 후보는 지난 토요일 오후, 정자동 이마트 앞을 찾았다. 이마트 앞 사거리는 화창한 봄 날씨 가족단위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사거리 코너마다 하늘색 옷을 차려입은 한나라당 유세 지원단들이 지나가는 지역민들에게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기호 1번 강재섭, 잘 부탁드립니다.”
이마트 정문 앞에는 강 후보가 오고가는 쇼핑객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장바구니를 든 여성들은 악수할 손이 없어서 그런지 멋쩍은 눈인사만 나누고 지나쳤다.
토요일 오후는 남성 유권자들이 모처럼 가족들과 거주지에 머무는 시간이어서 눈에 많이 띄었다. 남성 유권자들은 강 후보가 청하는 악수를 자연스럽게 받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40~50대의 남성 유권자 40명 가량은 유세장 앞에 발길을 멈추고 광경을 지켜보고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무리 중 한 남성분에게 투표의사를 물으니 “그날 직장에 나가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 선거를 평일에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 섞인 답변이었다.
#4월 20일 오전 10시 금곡동 지구촌어린이집
조용한 오전, 강재섭 후보는 금곡동에 위치한 지구촌어린이집을 찾았다. 어린이집 원장을 만나 보육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담한 어린이집 거실 좌식 탁자에 마주 앉은 강 후보와 박미애 원장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차분한 면담에 비해 사진 플래시가 연신 터지며 열띤 취재 경쟁이 벌어졌다.
“오늘은 제가 얘기하러 온 것 보다 원장님이 보육시설 운영하시면서 나라에 꼭 이런 것 해줬으면 좋겠다...이런 거 말씀 좀 듣고자 왔습니다.” 강 후보가 먼저 말을 건넸다.
“보육과 교육의 통합, 어린이집 규제완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박 원장의 답변이 오고갔다.
잠시 후, 아이들을 만나보기 위해 강 후보는 교실로 들어섰다.
“아저씨 뭐하는 사람 같애?” 강 후보의 질문에 4살 꼬마들이 어리둥절한지 귀여운 눈동자만 굴렸다. “몇 살이야?” 가장 쉬운 강 후보의 물음에 한 아이가 “4살”이라며 조막만한 손가락을 펴보였다.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본의 아니게 수업을 방해한 것이 미안했던지 강 후보는 멋쩍게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노래를 불러주고, 한 아이를 안아주었다.
“선생님들의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며 강 후보는 교사와 악수를 나누고 신속하게 어린이집을 빠져나왔다. 왁자지껄한 거리 유세장과는 사뭇 다른 차분한 오전 일정이었다.
#4월 20일 오후 4시 20분 분당지역 유치원 원장 월례회의/정자동 세명빌딩 3층 회의실
강 후보는 오전 어린이집 일정에 이어 오후 분당지역 유치원 원장 월례회의에도 참석했다. 오늘의 주제는 ‘보육·육아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듯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김금래 의원과 당내 교육 분야 전문가라는 임해규 의원이 함께 참석해 좀 더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분당은 제게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대구와 서울이 제 의정활동의 본거지였다면 분당은 제가 먹고, 쉬고, 즐기는 사생활의 안식처이죠. 공천권을 반납하고 3년간 쉬면서 전 분당 구미동에서 지역 주민들과 탄천에서 산책하고 불곡산에 등산하며 조용히 지냈어요. 여기 계신 원장님들이나 지역주민들과 함께 일상을 호흡하며 살아왔습니다. 분당의 시작과 함께 15년 동안 함께 터전을 일군 저야말로 분당의 텃새입니다.”
분당 유치원장연합회 이영숙 회장은 “유치원 차원에서의 배려보다는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입장에서 보육시설 환경개선과 교육비 지원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저출산 국가에서 초등학생 무상급식보다 시급한 것이 보육·육아교육 실질 교육비 지원”이라며, “집권 여당으로서 당이 이미 내세운 보육·육아교육정책에 대한 약속을 지킬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중년 여성 유권자들로 구성된 분당 유치원 원장 연합회 일동은 “꼭 승리하시라”며 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오은정·이세라 리포터 ohej06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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