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성공시대- ‘쌤도넛&머핀’ 김홍희, 정남주 대표

"건강까지 생각한 도넛,주부가 먼저 알아보죠"

지역내일 2011-04-22 (수정 2011-04-22 오후 7:14:20)

장안구 율전동 골목, 고소한 도넛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쌤도넛&머핀’ 주인장의 집게가 분주히 움직이는 걸 보니, 방금 튀긴 따끈따끈한 도넛을 맛 볼 수 있다. 오후 1시30분과 5시는 최상의 맛을 가진 도넛이 세상에 선보이는 순간. 꼼꼼 주부들의 눈코입을 사로잡은 건강한 자연효모 도넛이 ‘쌤도넛&머핀’의 성공전략이다.
 


부드럽다, 부담없다, 믿음이 간다- 건강 도넛&머핀
  자연효모를 넣은 도넛 반죽을 1시간 30분 정도 발효시킨다. 반죽을 분할하는 데 20분, 튀기기 직전 1시간가량의 숙성 단계를 거쳐 도넛이 만들어지기까지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발효 후에는 잠시도 지체할 틈이 없어요. 반죽이 가장 맛있는 상태일 때 빠르게 도넛을 만들어내야 하거든요.” 정남주 대표는 ‘이렇게 해서 1회 150개 정도, 하루 2번, 많으면 하루 3번 튀겨낸다’고 덧붙였다. 느리긴 하지만 부드러움과 담백함을 두루 갖춘 도넛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닭살을 뜯듯 한 올 한 올 결이 살아 있는 꽈배기나 달지 않으면서 말랑말랑한 팥도넛은 정말 ‘세상에 이런 맛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기 그지없다. 이 부드러움은 도넛이 식은 후에도 변치 않는다는 게 또 매력이다. 오랜 숙성시간 덕분인데, 이는 소화흡수율을 높이는데도 한 몫 한다. 위가 별로 좋지 않다는 남편 김홍희 대표도 자연효모 도넛을 내내 만들고 먹었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아이가 아토피가 있는데 쌤도넛을 먹고는 아무렇지 않았다며 다시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
  머핀도 마찬가지다. 도넛반죽이 숙성되는 동안 머핀을 만드는데 기본재료 외에는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버터나 설탕도 일반 머핀보다 적은 양을 사용해 담백함을 살렸다. 식감 부분에선 다소 뻣뻣할 수 있지만, 그게 ‘쌤도넛&머핀’이 추구하는 ‘내 아이가 먹을 빵’에 어울리는 맛이다. 이 모든 게 개당 500원, 참 정직하고 착한 가격이다. 
  


욕심내지 말자, 소자본으로 틈새시장을 노리자- ‘쌤도넛&머핀’의 탄생
  오픈 7개월, 이렇다 할 우여곡절은 아직 없었지만 오픈 전까지 ‘잘 될까’ 하는 두려움은 김 대표 부부의 가장 큰 적이었다.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니 자체브랜드는 모험일 수 있었다. 
“일본의 경우는 머핀, 도넛 등 한 가지 메뉴만 전문적으로 하는 소기업 빵집들이 참 많아요. 그만큼 경쟁력도 갖추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거란 생각이 들면서 욕심내지 말고 시도해보자 싶었죠.” 남편 사업이 잘못 되고 한 2년간 심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얻은 결론이었다. 여자 혼자 하기에도 힘들지 않고 마진율도 제법 괜찮은 아이템, 제과제빵 강사로 활동하고 있던 정 대표의 특기를 살리기로 한 것이다. 가지고 있던 소자본 1000~1500만 원 정도를 투자해 가게자리도 얻고, 믹싱기, 오븐, 발효기 등 중고기계를 구입했다. 인테리어는 창문 정도만 바꿨다.
“이렇게 중소형마트를 끼고 돌아앉은 골목자리가 생각보다 별로 안 비싸더라고요. 마트 주변으로 꾸준히 유동인구도 있고, 아이들 간식거리 챙기는 주부들을 공략한 거죠.” 김 대표의 추진력이 더해져 급물살을 탄 ‘쌤도넛&머핀’의 탄생엔 마침 운도 따랐다. TV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영향으로 오픈준비 중에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으니 말이다. ‘쌤’이란 가게이름은 강사인 정 대표의 직함이자 초등2학년인 아들의 영어이름에서 따왔다.


제과제빵 소상공인의 희망이 되고 싶다- 기술전수&완제품 제공
 평택여성회관에서 제과제빵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정 대표는 저소득층이나 실업자, 여성 등에게 창업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누구보다 잘 안다. 시간과 돈 등 여러 여건이 허락지 않는다. ‘쌤도넛&머핀’은 이런 상황들 속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소자본 창업의 희망’이고 싶다. 정 대표의 얘기가 이어진다.
“제과제빵 자격증이 없어도 빵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시작할 수 있어요. 제대로 집중해서 교육받으면 한 두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빵을 만들어낼 수 있죠.” 개인의 노력에 따라서 열흘 안팎이면 전문가 수준의 숙련도를 발휘할 수 있다.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면 반죽을 대 준다거나 도넛, 머핀뿐만 아니라 소보루, 단팥빵 등 완제품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머핀이나 샌드위치를 활용한 카페아이템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
 기술전수로 자연효모를 이용한 건강한 빵을 만드는 가게가 하나둘 늘어나는 것, 우리 동네 어디서든 변함없는 맛을 선보이는 ‘쌤도넛&머핀’ 간판을 만나는 것. 이게 김 대표 부부가 보여주는 ‘쌤도넛&머핀’의 최종 그림이다.
“대단한 아이템은 아니지만, 이렇게 서로 도와가며 같은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상생하다 보면 쌤도넛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지 않겠어요.” 가맹비도, 수수료도 없다. ‘체인점문의’라는 문구가 이 깊은 뜻을 담기엔 무리가 있다 싶은데, 대뜸 김 대표가 “아예 기술전수라고 쓸 걸 그랬나요”라며 껄껄 웃는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완제품을 제공해주려면 공장도 있어야 하고, 그래서 우리끼리 그랬죠. 1년 안에 ‘쌤도넛&머핀’이름을 건 가게가 나오면 성공하는 거라고.” 이 감격적인 맛을 언제 어디서든 맛볼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자연효모를 기본으로 순수*열정*희망까지 첨가한 쌤도넛이여, 영원하라!
 

문의 쌤도넛&머핀 010-2668-8866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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