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걱정 상자텃밭 농사로 해결해볼까

내가 직접 가꿨으니 이게 진짜 유기농

흙은 배합토 사용하고 물은 한낮 피해고 … 심는 깊이는 종자마다 구별해야

지역내일 2011-04-20 (수정 2011-04-20 오후 7:58:31)

비싸도 맛있다는 남해 시금치에서도 방사능 성분이 나왔다는 소식. 봄이 왔어도 노지 채소들이 예전만큼 반갑지만 않은 요즘, 손수 푸성귀들을 집에서 길러 먹으면 어떨까. 해가 드는 베란다와 작은 상자 그리고 가족 정성 3박자로 키운다는 상자텃밭농사. 주말농장보단 손쉬워 보여도 상자텃밭재배도 엄연한 농사다. 상자텃밭농사 관리 요령을 알아보았다.

상자텃밭농사 성공여부, 첫째 ‘흙’
베란다나 작은 공간을 활용한 상자텃밭농사에 성공하려면 몇 가지 원칙이 있다. 그 첫 번째가 흙이다. 흙 구하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 흙이나 쓸 수도 없다. 흙 자체의 오염정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승진 원예치료사는 “화분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식물들을 잘 기르기 위해선 흙이 기본”이라며 “간혹 가까운 산에서 퍼온 흙이 좋다고 사용하기도 하는데 산 흙은 산성화된 토양이라 생각보다 적합하지 않다. 배합토가 식물생장에도 적절하다”고 말했다.
배합토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화분 50%는 일반 흙을 넣는다. 남은 50%는 옥수수 대를 가공해 만든 피트모스와 질석, 펄라이트를 섞어준다. 더 손쉽게 하려면 일반 흙 절반에 원예용 상토를 섞는다.
상토는 피트모스·질석·펄라이트 등 경량토를 적절히 섞은 배합토의 일종. 모종을 파는 곳이나 화원에 가면 50리터 규격 상토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김 원예치료사는 “배합토는 거름을 잡아주는 역할, 물과 공기를 잘 통하게 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 흙이 딱딱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일반 흙에 비해 공기와 물이 잘 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심어야 잘 자란다, 둘째 ‘심기’
햇볕 드는 작은 공간이면 상자텃밭농사가 가능하다. 흙이 준비되었다면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장만한다. 스티로폼 박스부터 쓰다 남은 나무상자, 혹은 플라스틱 화분도 괜찮다. 다만 작물을 고려해 화분 크기를 정하고 흙의 깊이를 맞춰야 잘 자란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김충기 사무국장은 “작물 크기에 따라 흙 깊이도 달라진다. 고추나 토마토처럼 키가 높이 자라는 작물은 깊이가 최소 35cm 이상 잡아야 한다”며 “감자나 배추, 땅콩 등은 20cm, 상추처럼 잎채소는 15cm 이상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모종을 심을 때는 뿌리 상태 유지가 관건. 따라서 심기 한 두 시간 전엔 물에 적셔 밑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러 흙이 무너지지 않게 꺼낸다. 다음은 상자텃밭에 역시 물을 주고 가라앉으면 모종을 넣고 덮는다.
김 사무국장은 “이때 모종 깊이는 약간 흙 위로 올라올 정도다. 너무 깊이 심으면 줄기가 흙에 덮여 오히려 흙 속에 나쁜 균이 줄기를 통해 작물 몸체로 들어올 수 있다"며 “모종을 심는 시기는 양력으로 5월 5일 전후, 음력으론 절기 상 입하가 적당하다. 지금이 상자텃밭을 만들 때”라고 말했다.
쉬우면서도 실수 많은 ‘물주기’
작물재배에서 토양과 심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물주기다. 상자텃밭은 지층과 분리되었기 때문에 수분공급을 오로지 사람 손에 의지한다. 또 흙이 적기 때문에 빠른 수분 증발도 주의해야한다. 반면 열심히 물을 줘도 어느 날 잎이 노랗게 변하거나 떨어지고 뿌리가 물러 썩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김 원예치료사는 “상추, 방울토마토, 치커리는 물을 흠뻑 자주 줄수록 달고 맛이 더 나는 채소다. 반대로 뿌리를 먹는 채소들은 잎채소보다 물을 줄여야 한다”며 “물을 줄 땐, 실내에서 쫄쫄 주기보단 상자 째 들고 베란다나 욕실 등으로 옮겨 식물 뿌리까지 완전히 씻어낸다는 기분으로 흠뻑 줘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노심초사 자주 물을 주면 뿌리가 썩고 결국 죽게 만든다. 이밖에도 물주는 시기는 한낮을 피한다. 식물이 물을 좋아하는 시기는 오전 10시 이전이나 일몰 이후 저녁이다. 물주기 외에도 상자텃밭은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관리해야 한다. 아파트 베란다나 창가, 옥상도 괜찮다. 아파트가 아니라면 대문 위의 공간이나 마을 골목길에 내놓아도 좋다. 채소 수확 외에도 녹색공간을 선사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Tip1 집안에서 키우는 식물 관리 노하우
○ 가정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채소 - 상추, 고추, 셀러리, 치커리, 부추, 20일 무 등
○ 모종이나 화초를 구입할 때는 분에 흙이 많을수록 좋다 -분갈이 과정에서 식물에게 필요한 시간은 0.07초, 따라서 식물의 몸살을 줄이기 위해서다.
○ 달걀비료를 줄 때는 곱게 빻아서 흙 속에 - 양분을 주기위해 달걀껍질을 그대로 화분위에 엎어놓는 경우가 있다. 비료효과를 거두려면 점막을 제거하고 말려 분쇄해서 식초 1스푼과 섞어 화분의 3∼4cm를 파고 준다. 수확량이 배로 늘고 잎과 줄기가 튼튼해진다.
○ 식물에 잔 벌레가 꼬여 속상하다 - 천연효소 EM이나 세수비누를 희석해 뿌려준다.
○ 난이나 잎채소에 민달팽이가 잎을 갉아먹어 속상하다 - 원두커피 찌꺼기를 흙 중간에 넣어준다.


Tip2 농사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 부천시 녹색농정과 자연학습팀 032- 625-2800
○ 부천환경교육센터 032-614-1929
○ 흙살림연구소 www.heuk.or.kr
○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032-201-4549
○ 푸른부천21 032-325-2118




도움말 사진 일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김승진 원예치료사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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