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통계로 본 2011학년도 수능
졸업생·남학생 성적 우수, 탐구·제2외국어/한문 점수 격차 커
지난 3월 30일 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11학년도 수능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일간지에 지역별 수능성적 등이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발표된 자료는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이기 때문에 전체 응시자의 약 24%에 해당되는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이 제외돼 실질적인 입시 자료로써의 활용도가 떨어지며, 지역별 수능성적 또한 지역별 학교 수나 학교관련 배경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지역에 특목고나 자사고 한 곳만 있다면 그 지역의 수능 성적은 탁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입시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자 교육과정평가원자료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2011학년도 수능 결과를 졸업생을 포함해 심층 분석을 해보았다.
2011학년도 수능, 졸업생 응시자 대폭 증가
2011학년도 수능은 응시자가 2010학년도와 비교해 30,775명 늘었다.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증가한 것에 비하면 그 폭은 줄었지만 구성원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2010학년도는 전체 증가 인원 78,741명 중 졸업생·검정고시 등(이하 졸업생)의 비율이 4.2%(3,272명)에 그쳤으나 2011학년도는 전체 증가 인원 30,775명 중 74.7%(22,974명)나 되었다. 이는 전년도 입시 결과에 따른 불만과 수능 출제 범위 변경 등으로 졸업생들이 재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향후 재학생 수는 2012학년도 649,524명, 2013학년도 663,317명, 2014학년도 673,738명으로 계속 증가하지만 수능 개편에 따른 부담 등으로 응시자 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1. 응시자수 추이 - 재학생·졸업생 등>
최고점과 1등급 인원 전년 대비 현격한 감소
응시자가 증가하면 등급 내 인원도 증가하지만 2011학년도 수능은 어려웠던 탓에 전 영역에서 최고점의 인원이 2010학년도 보다 현격히 줄었으며, 언어영역을 제외하면 1등급의 인원도 현격히 감소했다. 이것으로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이 상당히 컸음을 알 수 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전년과 비교해 보면 언어가 134점에서 140점, 수리 가가 142점에서 153점, 수리 나가 142점에서 147점, 외국어 영역이 140점에서 142점으로 모두 상승했다. 이에 비해 1등급 구분점수는 수리 나형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었다.
대학의 정시모집인원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므로 등급 내 인원의 증감은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할 때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등급 내 인원 증감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수능 등급만을 생각하고 지원하는 경우 정시 지원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2학년도 수능은 영역별 만점자 1%를 목표로 출제한다고 하니 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그림2. 영역별 최고점 인원 비율 변화>
<그림3. 영역별 1등급 인원 비율 변화>
재학생과 졸업생 큰 폭의 성적 격차
재학생과 졸업생의 수능 성적을 비교해 보면 언·수·외 모든 영역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표준점수 평균이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약 6~9점 높았으며, 1·2등급 인원 비율도 졸업생이 재학생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그림4. 재학생·졸업생 표준점수 평균 비교>
<그림5. 재학생·졸업생 1+2등급 인원 비율>
남학생과 여학생 상위권 성적 격차 커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적을 살펴보면 언어영역은 최고점과 1등급에서 남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중위권인 2등급~5등급까지는 여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리 가형의 경우 최고점부터 3등급까지 남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특히 최고점과 1등급의 남녀 격차가 심했다. 최고점 인원의 91.4%, 1등급 인원의 83.5%가 남학생이었다. 수리 나형은 수리 가형보다는 격차가 심하지 않았지만 상위권에서의 남녀 불균형은 여전했다.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수리영역의 출제 범위가 확대돼 남녀 격차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어 영역에서도 최고점부터 2등급까지 남학생의 비율이 다소 높아, 최고점부터 6등급까지 여학생의 비율이 높았던 2010학년도와 차이를 보였다.
<그림6. 언어·외국어 영역 상위권 남녀 비율>
<그림7. 수리 가·나 상위권 남녀 비율>
탐구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
사탐의 경우에는 표준점수 최고점의 과목 간 성적이 16점 차이(정치 82점, 세계사 66점)가 났다. 2010학년도에 최고점이 81점으로 가장 높았던 경제가 2011학년도에는 74점으로 내려갔다. 한국 근현대사의 경우에는 1등급이 모두 만점이었고, 한 문제 틀렸을 경우에는 2등급이 되었다. 반면 최고점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던 정치(82점)는 1등급 구분점수가 69점으로 무려 13점의 점수 차이를 보였다. 사탐의 경우 전년도에 표준점수가 높았던 과목들이 이번에는 표준점수가 다소 하락했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이는 전년도 결과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과탐은 사탐에 비해 과목 간 최고점의 차이(화학Ⅱ 75점, 화학Ⅰ 69점)가 크지 않았다. 화학Ⅰ은 최고점과 1등급의 구분 점수 차이가 2점밖에 나지 않는 좁은 분포를 보였으며, 2010학년도의 최고점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물리Ⅱ와 화학Ⅱ 과목이 2011학년도에서도 최고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과탐의 경우도 등급 구분 점수의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전년도 결과에 따른 과목 선택은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제2외국어·한문 - 아랍어·러시아어 최고점 높아
제2외국어·한문에서는 아랍어(90점)와 러시아어(86점)의 최고점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으며, 프랑스어(67점)가 가장 낮아 무려 점수 차이가 23점이나 났다. 단지 몇 년째 이어졌던 아랍어 표준점수 100점이 무너졌다. 아랍어의 경우 2010학년도에 최고점(100점)과 1등급 구분점수(64점)의 차이가 무려 36점이나 났었는데, 2011학년도에는 최고점(90점)과 1등급 구분점수(82점)의 차이가 8점으로 좁혀졌다. 아랍어와 러시아어의 경우 최고점과 1등급 구분 점수까지는 다른 과목보다 높게 나왔지만 2등급 이하부터는 등급 구분 점수가 오히려 다른 과목에 비해 떨어졌다. 이는 아랍어와 러시아어 공부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 수험생들을 제외하고는 두 과목 응시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로또식 응시는 지양해야할 것이다.
참고자료: 교육과정평가원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분석자료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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