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학원 정보 블로거 이경희 씨

‘대치동 시크릿’을 공개합니다

지역내일 2011-04-17

열정인-
대치동학원 정보 블로거 이경희 씨


 대치동은 교육계 명품 브랜드다. 다들 꽁꽁 숨기는 대치동 학원정보를 공개하며 정보에 목마른 엄마들에게 오아시스를 만들어 주고 있는 40대 후반의 블로거가 화제다. <대치동 시크릿>의 주인공 이경희씨를 만나 그의 블로그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대치동 생활 10년차인 이경희씨. 엘리베이터 안이건 식당에서건 엄마들의 공통 화제는 온통 학원 이야기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학원이 좋냐’는 물음만 무성할 뿐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어느 학원이 좋다’는 속 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꽁꽁 숨기는 대치동 학원 정보가 뭐길래’ 의문이 들었다. 그동안 발로 뛰며 모은 교육정보를 펼쳐 보이기로 마음먹었다.


100만 명이 방문한 ‘대치동 시크릿’
“아들에게 배경화면 꾸미는 법부터 글 올려 포스팅하는 방법 등을 하나씩 배우며 블로그에 입문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경희 씨는 ‘대치동 시크릿’을 오픈했다. 2년 반 만에 방문자가 100만 명을 넘었고 하루 평균 2천명이 그의 블로그를 클릭한다.
 대치동 시크릿에는 언어 논술, 영어, 수학 등 과목별 학원정보와 함께 강사들의 특징과 강의 스타일은 물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연령대별 공부 팁이 꼼꼼히 나와 있다. “발품만 팔면 대치동에는 입시정보가 넘쳐나요. 하루에도 수십 군데서 열리는 학원 설명회를 잘만 활용하면 알짜 정보가 많지요.” 한번 듣고 버려지는 학원에서 만든 입시자료를 차곡차곡 모아 블로그에 올렸다. 대치동에 이사 온 직후부터 다양한 학원 설명회를 두루 섭렵한 내공과 학원관련 업체에서 일하며 쌓은 학원 강사들과의 인맥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고등학생 아들을 키우다 보니 엄마들이 뭘 궁금해 하는지 잘 알아요. 상위 10%가 아닌90%의 입장에서 글을 쓰지요.” 때문에 이경희씨의 블로그에는 대치동 학원 정보에 목말라하는 ‘보통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접속한다. “‘대구에 사는 데 방학 중에 2달간 대치동에서 논술학원을 다니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은가요?’ ‘하와이에서 곧 귀국할 예정인데 아이 교육을 위해선 어느 아파트로 이사할까요?’ 정말 각양각색의 질문들이 저에게 쏟아져요.” 이경희 씨는 항상 인기 강사에게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학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답장을 보내기 전 아이의 성향을 꼭 물어봐요. 그런 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아이에 맞을 법한 학원들을 추려 정보를 드리죠. 그러면서 꼭 강사를 직접 만나본 뒤에 결정하라고 당부해요.”


블로그로 만들어가는 ‘착한 인연’
그동안 쌓은 훈훈한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하다. “이혼한 싱글맘이었는데 아이가 공부욕심이 많았죠. 영어학원을 너무 가고 싶어 하는데 형편이 어렵다며 글을 보내왔어요. 무척 안타까웠죠. 여기저기 수소문해 무료로 가르쳐주겠다는 학원을 연결시켜 드렸고 지금 그 학생은 2년 넘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경찰대를 지망하는 강원도에 사는 입시생을 위해 대치동 서점가를 뒤져 절판된 참고서를 구해준 인연부터 1년 넘게 메일을 주고받은 학부모가 블로그 덕분에 아이가 상산고에 입학하게 되었다며 감사편지를 보내온 사연까지. 이렇게 만들어진 ‘착한 인연’ 때문에 그는 하루 대여섯 시간씩 꼬박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쓴다.


 소셜 마케팅의 신세계를 만나다
 그에게 블로그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다. “제2의 달란트예요. 소통의 즐거움과 재능 기부의 기쁨을 알려주었죠. 제1의 달란트는 피아노구요.”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노래 봉사를 많이 다녔다. 중학교 음악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블로그를 통해 친해지게 된 엄마들에게 자식에게 올인하지 말라고 충고해요. 아이가 명문대 입학한 뒤 기쁨은 3개월 반짝하고 끝나요. 그 뒤에는 나는 뭘 했나 허무감이 밀려오죠. 자신만의 인생을 가꿔야 한다고 늘 강조해요.”
 이경희 씨 본인도 늘 자신의 삶을 고민하며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취재 노하우와 글 솜씨를 갈고 닦기 위해 강남구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글쓰기 강좌를 수강했고 지난해에는 블로그를 활용한 홍보마케팅 노하우도 배웠다. 그러면서 소셜 마케팅이란 신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2년반 동안 제가 가진 것을 블로그에 쏟아 부었고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신문사와 출판사 등지에서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이 꽤 들어와요. 제 스스로도 깜짝 놀라죠. 이게 소셜마케팅 비즈니스구나. 그래서 지인들에게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보라고 강추합니다.”
 이경희 씨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최근에는 교육정보를 주고받는 온라인 카페 ‘디스에듀
(http://cafe.naver.com/dseducafe)''를 추가로 개설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블로그 마케팅을 함께 공부한 사람들끼리 입소문 마케팅을 펼치는 신규 비즈니스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요즘 24시간을 쪼개 쓸 만큼 바쁘지만 이경희씨의 얼굴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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