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련산청소년수련원 ‘금련산 별 관측행사’

토요일 밤, ‘별’ 볼 일 있는 곳으로 가볼까?

매주 토요일 오후 7~10시까지 수련원 천문대에서 행사 열려

지역내일 2011-04-15 (수정 2011-04-15 오전 8:15:32)

“음력 8일날 저녁 6시에 달이 어디에서 뜨는가를 왜 알아야하는지 모르겠다”며 딸아이가 툴툴거린다. 초등학교 5학년 과학교과서 1단원인 ‘지구와 달’에 나오는 내용이란다. 5학년 중에 달이 어디에서 뜨는지가 궁금한 아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리포터가 봐도 헷갈리는 과학교과서를 달달 외우느니 차라리 한 번 보는 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 있는 부산시민천문대를 찾았다.


찾아가는 천문대 행사 - 해운대해수욕장


금련산청소년수련원 천체관측 프로그램

금련산청소년수련원은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10시까지 ‘금련산 별 관측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및 일반시민, 가족단위 단체와 당일 수련원을 찾는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개방한다.
매월 둘째·넷째 금요일 오후 6~10시에 열리는 ‘부산의 야경 & 별밤과 함께하는 가족사랑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다. 상반기는 모집이 완료됐고 하반기 행사는 6월 중 모집을 계획하고 있다.
7시가 훌쩍 넘어 주위가 어두워지자 우리 가족을 비롯해 모두 세 가족이 천문대로 모였다. 부산 유일의 천문대라는데 김해천문대에 비해 규모가 참으로 아담했다.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기에 앞서 ‘스텔라리움’ 프로그램으로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강사는 “지금은 겨울 별자리와 봄철 별자리를 함께 볼 수 있다”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그램을 활용하지만 그래도 밖에서 직접 별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더 가깝게 와 닿을 것”이라고 했다.


수련원을 찾은 학생들이 천체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고 있다


망원경으로 직접 관찰하면서 천체관측에 흥미 높아져

달은 그나마 가까워 천체망원경을 통해 표면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 별은 워낙 멀어서인지 육안으로 보는 것이나 망원경으로 보는 것이나 별 차이를 못 느꼈다. 그래도 딸아이는 “우리가 보고 있는 별빛이 실은 몇 천 년 전 혹은 몇 억 년 전의 빛이라던데 우주는 정말 넓네요”라면서 “이 넓은 우주 어딘가에 꼭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 같다”고 눈을 반짝거렸다.
주례동에서 6살, 8살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역시 신기한 듯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리온 별자리와 시리우스 별을 찾아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수련원을 찾은 한 단체가 천문관측에 참가한다며 왔다. 20명 남짓한 아이들은 달을 관찰하기 위해 차례대로 망원경을 보기 시작했고 토성을 찾아보려고 기다리고 있던 우리들은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는 스텔라리움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더 많은 별자리를 보고 싶다고 했다. 천문대에서 단지 달과 별 몇 개를 관찰했을 뿐인데 그새 별자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눈치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흥미지만 어쩔 수 없는 엄마인지라 그저 기특했다.

이따금 별을 볼 때면 영화 ‘콘택트’의 조디 포스터 대사가 떠오른다. ‘우주에는 약 4천억 개의 크고 작은 별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큰 우주 공간에 생명을 가진, 지능이 있는 존재가 우리뿐이라면 그것은 정말 엄청난 공간 낭비가 되겠지...’
잠깐이었지만 멀리서 반짝이는 별과 마주하고 나니 사소한 것에 목숨 걸었던 일이 실은 참 별 것 아니다 싶었다. 다들 광활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찰나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아옹다옹 거리는 일상에서 잠시 비켜나 가끔씩 별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info.
현재 금련산 부산시민천문대는 규모가 작아 2013년까지 천문대 신축과 시설 보강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련원은 별 관측 행사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월~10월 셋째 주 일요일 1시부터 9시까지 천문, 산악, 도예를 체험할 수 있는 ‘온 가족 무료 체험 교실’을 비롯해 5월 1일 사생대회·백일장, 6월 11일~12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예캠프가 준비돼 있다. 7월에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해양캠프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악체험캠프 등 매달 새로운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문의 : 051) 610-3221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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