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웃어른께 격식 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을 때, 조용하고 여유로운 자리에서 정갈한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한정식 전문점을 찾게 된다. 차례차례 제공되는 한정식을 음미하며 누리는 오붓한 즐거움은 귀한 손님 뿐 아니라, 친구들 모임이나 가족만의 외식처럼 편안한 자리에도 잘 어울린다.
관설동 갈촌 마을에 품위 있는 전통 한정식의 명가를 꿈꾸며 새롭게 문을 연 ‘청정고을 명가’가 있다. 한정식 전문점 ‘청정고을 명가’의 맛과 멋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19년 경력의 한식기능장이 선보이는 ‘명가’
관설동 코아루 아파트 옆, 전원마을 갈촌에 자리 잡은 ‘청정고을 명가’는 10년 넘게 ‘청정고을 순대’를 운영하고 있는 김길선(58) 사장이 새롭게 준비한 한정식 전문점이다.
탄탄한 사업 운영과 봉사활동으로 바쁜 김 사장이 한정식 전문점을 열게 된 것은 한정식의 문턱을 낮추고 싶어서다. “신선한 식재료에 영양과 맛도 만족스러운 전통 한정식을 원주 지역의 많은 분들께 대접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한정식을 좋아하는 분들도 고가의 음식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청정고을 명가’가 음식의 품위는 높지만 가격은 부담되지 않는 한정식 전문점으로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한정식의 제대로 된 맛을 위해 김 사장이 더욱 공을 들인 일이 주방장을 뽑는 일이었다. 명가의 맛을 책임지는 김진학(39) 주방장은 19년 한식 조리 경력에 한식기능장 국가자격증 보유자이다. 한식기능장이 되기 위해서는 11년 이상의 한식 조리 경력이 필요하고, 국가자격증 시험에 합격하여야 한다. 한식기능장은 한 해에 20명 내외의 소수의 사람만이 배출되는 한식 요리의 최고 전문가다.
김 주방장은 “한정식은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기 때문에 재료 손질부터 손이 많이 갑니다. 개별 음식의 맛과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식품의 특성에 맞추어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야 해요. 맛뿐만이 아니라 식품의 관리와 위생까지 생각하는 것이 주방장의 할 일이죠.”
●송이 떡갈비와 묵은지 편육의 깊은 맛
주위의 소나무가 일품인 ‘청정고을 명가’는 높은 천장의 모던한 인테리어와 실내의 고가구가 어우러져, 현대적인 세련미와 전통의 향취가 함께 느껴진다. 넓고 편안한 개별 룸에서 이야기꽃을 피우자니 죽과 물김치가 먼저 나온다.
죽은 땅콩과 찹쌀로 만들어 쫀득하고 고소하다. 물김치는 김진학 주방장이 자랑하는 음식 중 하나로, 물김치 맛의 비밀은 숨 쉬는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것이 시골 할머니가 겨울에 꺼내 주시던 그 맛이다. 까만 바탕에 분홍 매화가 멋을 더한 접시에 담겨진 궁중요리의 하나인 탕평채와 잡채는 참기름과 간장의 간이 딱 맞아 식감을 더한다. 야채를 가미한 표고버섯전을 먹고 나면 청정고을 명가의 대표음식인 송이떡갈비가 준비된다.
송이떡갈비는 자연산 송이와 2플러스 한우 갈비살이 만들어내는 한정식의 백미다. 제철에 수집한 자연산 송이를 주방장만의 비법인 쾌속 냉동과 해동으로 본래 송이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입안에 넣고 잠깐 송이의 향을 음미한 후 먹으면 더 짙은 송이 맛을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전라도에서 직접 공수한 장어구이, 묵은지 편육, 활어 회의 맛깔나고 고급스러운 음식들이 이어진다. 그 중 주방장이 자체 개발한 소스로 맛을 낸 돼지고기와 씹을수록 깊은 맛이 일품인 김치가 곁들여진 묵은지편육은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버섯누룽지탕을 먹고 나면, 은행과 대추, 흑미, 밤을 넣어 고슬고슬 지은 영양밥과 탕으로 준비된 진지와 제철 과일, 전통차가 이어진다.
일품요리로는 전복갈비찜 대하찜 육회 홍어삼합 등 국내산 재료와 천연조미료로만으로 맛을 낸 다양한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부담 없는 가격에 한정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점심특선 한정식은 1만1천 원이다.
●음식이 곧 약이다
청정고을 명가에는 먹는 것이 곧 약이라는 뜻의 ‘약식동원(醫食同源)’과 ‘손님의 말씀이 늘 옳았습니다’라는 글귀가 있다. 김 사장은 “음식을 만들 때 건강과 영양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국내산의 신선한 식재료만 고집하는 까닭은 맛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건강과 영양까지 고려하기 때문이지요. 또 손님들이 불편한 점 없도록 항상 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라며, 앞으로의 계획은 젓갈과 해산물이 풍부한 전라도식 한정식 코스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의 건강을 상징하는 웰빙, 슬로우푸드에 우리의 한정식처럼 맞춤인 것이 또 있을까. 멋스러운 상차림과 풍부한 맛의 명가 한정식은 건강과 맛과 멋, 세 가지 모두가 충족된 음식이었다.
문의 : 765-9400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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