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영화 <버킷 리스트>를 기억하는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부제처럼
영화는 시한부 인생의 두 남자가 병원을 탈출해 자신들의 버킷 리스트를 이루어가는 것을 따라간다.
영화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 모든 버킷 리스트를 이룬 81세의 노장이 행복하게 눈을 감는 것으로 끝났지만,
보는 내내 ‘혹시 다 못 이루고 죽으면 어떡하지?’하는 우려를 내려놓지 못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말한다.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원하는 대로 살라고!
버킷 리스트 = 지금의 나와 가장 다른 모습?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죽다’는 의미의 ‘kick the bucket’에서 나온 말로, 목을 매어 죽을 때 마지막 순간에 발로 양동이를 차는 데서 유래한 단어라고 한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인생의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게끔 꼭 해야 할 일을 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은 자신의 버킷 리스트에 어떤 꿈들을 담아두었을까. “당신의 버킷 리스트는 무엇입니까?” 취재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를 물어봤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 혹자는 꽤 망설이다 답하고, 혹자는 기다렸다는 듯 줄줄 외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내놓는 답변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사람 사는 일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마는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인상 깊었던 그들만의 버킷 리스트를 먼저 소개한다.
주부 이효진(가명, 43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씨는 ‘비금도에서 시금치 캐고, 소금 만들면서 여생 보내기’를 이루고픈 버킷 리스트 1호로 꼽는다. 과연 그녀가 남편을 꼬여 비금도에 가서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 결혼 17년을 훌쩍 넘긴 김화연(가명, 43·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연애 한 번 못 해본 자신의 과거를 탓하며 ‘진한 연애’를 버킷 리스트로 꼽는다. 다가올 사랑도 사랑이지만, 지난 인연에 대한 그리움도 남아 있다. 최수연(가명, 41·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는 우연이라도 꼭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보고 싶단다. “멀쩡할 땐 못 할 거 같고, 죽을병이라도 걸리면 핑계 김에 수소문해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첫인상과는 180도 다른 버킷 리스트를 내놓은 이도 적지 않다. 단아한 윤소라(가명, 43·경기 성남시 미금동)씨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타고 사막을 질주하고 싶단다. 평소 현모양처라 불리는 진보라(가명, 40·서울 구로구 구로3동)씨는 ‘남편과 아이들에게서 탈출해 1년간 혼자 살기’를 꿈꾼다. 태어나 지금껏 원나잇 스탠드를 한 번도 못 해봤다는 이현정(가명, 43·서울 영등포구 신대방동)씨는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로 ‘원나잇 스탠드’를 꼽아 주변 사람들을 놀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철인 3종 경기’를 버킷 리스트로 꼽은 이도 있다.
재미난 건 모두 살아온 바와 혹은 겉모습과는 180도 다른 꿈을 꾼다는 것이다. 버킷 리스트가 ‘진정한 나 찾기’라는 영화 속 주연 배우들의 조언을 떠올린다면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답변들이다.
‘나중에…’는 늦다! 지금 ‘당장’ 준비하라!
버킷 리스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바는 대다수 사람들이 버킷 리스트를 ‘살면서 절대 못 이룰 꿈’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마음에 드는 장소에 마음에 드는 재료로 집 짓기를 버킷 리스트로 꼽은 주부는 “아마 다 짓고 나면 죽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연애를 해보고 싶지만 이젠 나이 들어 힘없고 귀찮아서 어디 기회가 닿아도 연애 한 번 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는 의견도 마찬가지.
하지만 중년에 진입한 40대와 달리 30대 주부들은 다른 버킷 리스트를 내놓는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라기보다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에 가깝겠다. 그만큼 실현 가능한 버킷 리스트를 꿈꾸는 것이다.
골드미스 김현수(가명, 35·서울 용산구 남영동)씨는 버킷 리스트 1위로 자신의 이름을 건 숍 차리기를 소개한다. “죽기 전에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죠!” 김씨가 세운 버킷 리스트의 실행 시기는 40세. 그러니까 5년을 앞질러 준비하는 중이다.
실현 가능한 것을 꿈꿔라! 나만의 ‘버킷 리스트’ 만들기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암 선고 후 항암 치료 중 세상을 뜬 인터넷 만화가 오방떡소녀(필명)의 버킷 리스트가 공개되었다. 모든 이들이 ‘꿈’같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할 때 그녀는 현재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 2AM 콘서트 가기, 방글라데시 여행하기, 젊음을 사진으로 남기기 등이 그것. 모두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지 깨닫는 리스트들이다. 그녀는 방송에서 “나중에…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지금 하나씩 적어봐요. 그리고 자신에게 상을 주듯이 하나씩 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버킷 리스트를 단순히 이루지 못할 꿈으로 두지 않으려면 좀더 실현 가능한 버킷 리스트를 짜는 것도 좋겠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공개하며 “킬리만자로 등정과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고 싶지만, 가장 소망하는 건 손자 손녀를 품에 안는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버킷 리스트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꿈을 구체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버킷 리스트에 세계 여행이 있다면 왜 가야 하는지, 가서 무엇을 할지, 누구와 갈지, 총비용은 얼마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다.
자, 이제 마음속에 새겨둔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수첩에 써보자. 그리고 현실화해보자. 그 꿈이 현실에 등장했을 때, 꿈은 더 이상 꿈으로 남지 않으니 말이다. 힘들고 지친 날, 다시금 가슴을 뛰게 만들어줄 테니.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영화는 시한부 인생의 두 남자가 병원을 탈출해 자신들의 버킷 리스트를 이루어가는 것을 따라간다.
영화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 모든 버킷 리스트를 이룬 81세의 노장이 행복하게 눈을 감는 것으로 끝났지만,
보는 내내 ‘혹시 다 못 이루고 죽으면 어떡하지?’하는 우려를 내려놓지 못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말한다.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원하는 대로 살라고!
버킷 리스트 = 지금의 나와 가장 다른 모습?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죽다’는 의미의 ‘kick the bucket’에서 나온 말로, 목을 매어 죽을 때 마지막 순간에 발로 양동이를 차는 데서 유래한 단어라고 한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인생의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게끔 꼭 해야 할 일을 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은 자신의 버킷 리스트에 어떤 꿈들을 담아두었을까. “당신의 버킷 리스트는 무엇입니까?” 취재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를 물어봤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 혹자는 꽤 망설이다 답하고, 혹자는 기다렸다는 듯 줄줄 외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내놓는 답변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사람 사는 일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마는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인상 깊었던 그들만의 버킷 리스트를 먼저 소개한다.
주부 이효진(가명, 43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씨는 ‘비금도에서 시금치 캐고, 소금 만들면서 여생 보내기’를 이루고픈 버킷 리스트 1호로 꼽는다. 과연 그녀가 남편을 꼬여 비금도에 가서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 결혼 17년을 훌쩍 넘긴 김화연(가명, 43·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연애 한 번 못 해본 자신의 과거를 탓하며 ‘진한 연애’를 버킷 리스트로 꼽는다. 다가올 사랑도 사랑이지만, 지난 인연에 대한 그리움도 남아 있다. 최수연(가명, 41·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는 우연이라도 꼭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보고 싶단다. “멀쩡할 땐 못 할 거 같고, 죽을병이라도 걸리면 핑계 김에 수소문해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첫인상과는 180도 다른 버킷 리스트를 내놓은 이도 적지 않다. 단아한 윤소라(가명, 43·경기 성남시 미금동)씨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타고 사막을 질주하고 싶단다. 평소 현모양처라 불리는 진보라(가명, 40·서울 구로구 구로3동)씨는 ‘남편과 아이들에게서 탈출해 1년간 혼자 살기’를 꿈꾼다. 태어나 지금껏 원나잇 스탠드를 한 번도 못 해봤다는 이현정(가명, 43·서울 영등포구 신대방동)씨는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로 ‘원나잇 스탠드’를 꼽아 주변 사람들을 놀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철인 3종 경기’를 버킷 리스트로 꼽은 이도 있다.
재미난 건 모두 살아온 바와 혹은 겉모습과는 180도 다른 꿈을 꾼다는 것이다. 버킷 리스트가 ‘진정한 나 찾기’라는 영화 속 주연 배우들의 조언을 떠올린다면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답변들이다.
‘나중에…’는 늦다! 지금 ‘당장’ 준비하라!
버킷 리스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바는 대다수 사람들이 버킷 리스트를 ‘살면서 절대 못 이룰 꿈’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마음에 드는 장소에 마음에 드는 재료로 집 짓기를 버킷 리스트로 꼽은 주부는 “아마 다 짓고 나면 죽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연애를 해보고 싶지만 이젠 나이 들어 힘없고 귀찮아서 어디 기회가 닿아도 연애 한 번 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는 의견도 마찬가지.
하지만 중년에 진입한 40대와 달리 30대 주부들은 다른 버킷 리스트를 내놓는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라기보다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에 가깝겠다. 그만큼 실현 가능한 버킷 리스트를 꿈꾸는 것이다.
골드미스 김현수(가명, 35·서울 용산구 남영동)씨는 버킷 리스트 1위로 자신의 이름을 건 숍 차리기를 소개한다. “죽기 전에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죠!” 김씨가 세운 버킷 리스트의 실행 시기는 40세. 그러니까 5년을 앞질러 준비하는 중이다.
실현 가능한 것을 꿈꿔라! 나만의 ‘버킷 리스트’ 만들기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암 선고 후 항암 치료 중 세상을 뜬 인터넷 만화가 오방떡소녀(필명)의 버킷 리스트가 공개되었다. 모든 이들이 ‘꿈’같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할 때 그녀는 현재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 2AM 콘서트 가기, 방글라데시 여행하기, 젊음을 사진으로 남기기 등이 그것. 모두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지 깨닫는 리스트들이다. 그녀는 방송에서 “나중에…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지금 하나씩 적어봐요. 그리고 자신에게 상을 주듯이 하나씩 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버킷 리스트를 단순히 이루지 못할 꿈으로 두지 않으려면 좀더 실현 가능한 버킷 리스트를 짜는 것도 좋겠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공개하며 “킬리만자로 등정과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고 싶지만, 가장 소망하는 건 손자 손녀를 품에 안는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버킷 리스트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꿈을 구체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버킷 리스트에 세계 여행이 있다면 왜 가야 하는지, 가서 무엇을 할지, 누구와 갈지, 총비용은 얼마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다.
자, 이제 마음속에 새겨둔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수첩에 써보자. 그리고 현실화해보자. 그 꿈이 현실에 등장했을 때, 꿈은 더 이상 꿈으로 남지 않으니 말이다. 힘들고 지친 날, 다시금 가슴을 뛰게 만들어줄 테니.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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