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하진 전주시장

지역내일 2011-04-11 (수정 2011-05-26 오후 3:17:16)

"무기력 하다고? … 조금 뒤에  봅시다"

"사람이 살면서 들을 법한 욕이란 욕은 다 들었습니다. 그만큼 시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 불편 해소가 첫째인만큼 욕 먹는 것이야 감수할 수 있습니다."
억울할 법도 하다. 시내버스 파업 120일은 넘겼지만 속 시원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되기를 반복하면서 한숨만 더 커져간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부침을 거듭하고 있지만 해결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주한지를 주제로 거장 임권택 감독이 만든 ''달빛 길어올리기''도 구설수에 올랐다. 투자한 만큼 효과를 보고 있느냐는 것이다. 송 시장은 "전주한지의 특성과 우수성을 알리는데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웬만해선 낯을 붉히지 않는 그 였지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완주 지사가 LH분산 배치를 요구하며 삭발을 결행한 6일, 송하진 시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 김완주 지사가 삭발을 했습니다. 딸 결혼을 앞두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단체장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송 시장께서도 적잖은 욕을 들었습니다.
김 지사는 누구보다 논리적 대응을 강조하는 분입니다. 삭발투쟁에 부정적인 분이셨는데, 그만큼 상황이 안좋다는 것이죠. 아마 새벽에 혼자 결정 하셨을 것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저는 평생 듣고도 남을 욕을 다 먹고 있습니다. 시정에 대한 기대가 크니 그렇겠지요.

- 시내버스 파업은 7월까지 가는 것입니까(7월부터 복수노조가 시행된다. 전주시내버스 파업의 쟁점 중에 하나가 민주노총 산하 노조의 인정 여부이다)
해결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지난 연말에도 합의직전까지 갔었고, 3월말에도 사실상 타결단계까지 갔습니다. 노동단체에 대해서 이번에 많이 배웠는데 1명이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타결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역 관계자들이 오케이 했지만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반대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안을 내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으니 아무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만간에 좋은 소식이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

- 전주시가 너무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전주시정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은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노사문제에서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아주 작습니다. 사측은 사측대로, 노측은 노측대로 자기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죠. 살면서 들을 수 있는 욕이란 욕은 다 들었을 겁니다. 과정 하나하나를 놓고 잘잘못을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일단 시민불편을 해소한 후에 평가를 받겠습니다. 조금만 지켜 봐 주십시오. 이번 파업에서 노사문제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인내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 ''달빛길어올리기'' 영화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전주시가 적잖은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품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흥행성에선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주시가 8억 가까운 돈을 들여 얻은 것이 없다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처음에 임권택 감독에게 ''오락성을 좀 가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습니다. 임 감독이 ''전주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좀 아쉽다면 임 감독이 한지를 공부하면서 영화를 제작했고, 시간이 촉박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완벽히 꿰고 만드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임 감독의 첫번째 디지털 영화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인터뷰나 홍보측면에서 충분한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쪽에서 작품 수입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직접 투자한 배경은 뭡니까.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알리자는 취지였습니다. 세계의 많은 박물관 등이 고서를 복원하거나 수장본을 고치면서 한지를 사용해 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중국일본의 화지와 선지에 비해 우리 한지가 갖는 우수성을 소개하고 싶었지요. 적어도 전주의 한스타일과 전통문화, 한지에 대한 독점성이랄까 이건 확보됐다고 생각합니다.

- 버스파업 등으로 상반기 시정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버스파업이 부각돼서 그렇지 일은 일대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한스타일과 탄소밸리는 정착단계에 와 있습니다. 문제는 도시재생사업인데. 때를 잘 만나야 하는데 이게 좀 아쉬워요. 컨벤션센터도 그렇고 부동산 경기가 영 안 받쳐주니까. 돌파구가 생기면 속도를 낼 것으로 봅니다. 노송천 복원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올 상반기에는 재생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이끌어 갈 생각입니다. 길이 열리겠지요.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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